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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자해지(結者解之)는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해결해야 함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매듭을 지은 사람이 그 매듭이 어떻게 묶였는지 가장 잘 알듯이,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책임지고 수습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외교·조직에서 갈등이나 사고를 낸 쪽에 해결을 촉구할 때 흔히 쓴다. 남에게 책임을 묻는 말로 쓰일 때가 많지만,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다짐으로도 쓴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조선에서 속담처럼 쓰이던 말이다. 중국에서 같은 뜻으로 쓰는 말은 “방울을 푸는 것은 방울을 단 사람이 해야 한다”는 ‘해령환수계령인(解鈴還須繫鈴人)’이며, 줄여서 ‘해령계령(解鈴繫鈴)’이라고 한다.[2]

‘結者解之’라는 네 글자는 한문 전적에서 원나라 진천상(陳天祥)의 《사서변의(四書辨疑)》에 나오는 “맺힌 것은 풀고 떨어진 것은 합한다(結者解之,離者合之)”처럼 글자 그대로의 뜻으로 드물게 보이지만, 사람의 책임을 따지는 속담으로 굳어 쓰인 것은 조선 문헌에서다. 조선 사람들은 이 말을 인용할 때 흔히 “속담에 이르기를(諺曰)”, “이른바(所謂)”를 앞세웠다.

  • 선조 27년(1594) 임진왜란 강화 교섭 중에, 류성룡(柳成龍)은 명나라의 고양겸(顧養謙) 시랑이 조선의 문서 때문에 탄핵을 받게 되자 조선에 해결을 떠넘기려 한다며 “이를테면 속담에 이르는 ‘맺은 자가 푼다’는 것입니다(如諺所謂結者解之也)”라고 아뢰었다.[3] 《조선왕조실록》 원문에서 가장 이른 용례이다.
  • 송시열(宋時烈)은 편지에서 “문순공(文純公)이 일찍이 속된 말을 써서 결자해지라 했다(文純公嘗用俚語。以爲結者解之)”, “퇴계가 말한 결자해지(退溪所謂結者解之)”라고 적어, 이황(李滉)이 이 말을 썼다고 전한다.[4]
  • 영조는 신하들과의 대화에서 “항간의 속담에 결자해지라 했다(里諺曰,結者解之)”, “상말에 결자해지라 했다(常談云結者解之)” 등으로 이 말을 자주 썼다.[5] 정조도 정조 9년(1785) 역모 사건의 연루자를 무리하게 잡아들인 홍충도 관찰사 심풍지(沈豐之)에게 “속담에 결자해지라는 말이 있다(諺有結者解之之語). 이 옥사를 빨리 끝맺은 뒤에야 조정에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6]

흔히 이 말의 출전으로 홍만종(洪萬宗)의 《순오지(旬五志)》를 들며, 나무위키 등에는 《순오지》에서 처음 나오는 말이라고 소개된 경우가 있다. 그러나 《순오지》는 1678년(숙종 4)에 지어진 책으로,[7] 이보다 80여 년 앞선 1594년에 류성룡이 이미 이 말을 속담으로 인용했다.

중국의 ‘해령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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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의 ‘해령계령’은 선종의 문답에서 나왔다. 북송 혜홍(慧洪)의 《임간록(林間錄)》에 따르면, 법안(法眼) 선사의 제자 태흠(泰欽)은 젊어서 계율에 얽매이지 않아 대중의 웃음거리가 되곤 했으나 법안만은 그를 높이 샀다. 하루는 법안이 대중에게 물었다.[8]

法眼問大眾曰:虎項下金鈴,何人解得?對者皆不契。欽適自外至,法眼理前語問之,欽曰:大眾何不道繫者解得?於是人人改觀。

“호랑이 목에 단 금방울을 누가 풀 수 있겠느냐?” 아무도 알맞은 답을 하지 못했는데, 마침 밖에서 들어온 태흠이 같은 물음을 받고 “어째서 ‘단 사람이 풀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까?”라고 답하자 모두가 그를 달리 보게 되었다. 명나라 구여직(瞿汝稷)의 《지월록(指月錄)》에도 실린 이 이야기에서 ‘해령환수계령인’이라는 말이 나왔고,[2] 《홍루몽》 제90회에는 “마음의 병은 결국 마음의 약으로 고쳐야 하니, 방울을 푸는 것은 역시 방울을 단 사람이다(心病終須心藥治,解鈴還是繫鈴人)”라는 구절이 있다.[2] 명나라 때의 한 유서(類書)인 《호회(虎薈)》는 같은 이야기의 답을 “어째서 맺은 자에게 풀게 하지 않는가(何不令結者解之)”로 적어, 두 표현이 같은 생각에서 나왔음을 보여 준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結 결 맺다, 묶다 매듭을 짓다, 일을 저지르다
者 자 사람, 것 ~한 사람
解 해 풀다 풀다, 해결하다
之 지 그것 앞의 일(매듭)을 가리키는 대명사
  • 설정 실수로 장애를 낸 팀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책까지 맡았다.
  • 협상을 깨뜨린 쪽이 먼저 대화를 제안하는 것이 결자해지이다.
  • 정조는 이른바 문체반정(文體反正) 때 박지원(朴趾源)의 《열하일기(熱河日記)》가 세상에 퍼진 뒤 문체가 이렇게 되었다며, “마땅히 맺은 자가 풀게 해야 한다(自當使結者解之)”고 하교했다. 정조는 박지원에게 순정한 글 한 편을 지어 올려 《열하일기》의 죄를 씻으라고 했는데, 이 하교는 규장각 직각 남공철(南公轍)이 박지원에게 보낸 편지로 전해져 《연암집(燕巖集)》에 실려 있다.[9]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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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령계령(解鈴繫鈴), 해령환수계령인(解鈴還須繫鈴人): 방울을 푸는 것은 방울을 단 사람이어야 한다. 중국어에서 같은 뜻으로 쓰는 말.
  • 자업자득(自業自得): 자기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자기가 받음. 결자해지가 ‘해결의 책임’을 말한다면 자업자득은 ‘결과를 받음’을 말한다.
  • 인과응보(因果應報): 행한 대로 결과가 돌아옴.
  • 자승자박(自繩自縛): 자기의 줄로 자기 몸을 옭아 묶는다는 뜻으로, 자기가 한 말과 행동에 자기가 옭혀 곤란하게 됨.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결자해지”,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2%B0%EC%9E%90%ED%95%B4%EC%A7%80, 확인날짜=2026-09-27.
  2. ↑ 2.0 2.1 2.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解鈴還是繫鈴人”,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8207, 확인날짜=2026-09-27.
  3.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52권, 선조 27년 6월 18일 을축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2706018_001, 확인날짜=2026-09-27.
  4.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송시열, 《송자대전(宋子大全)》 〈답김기지(答金起之)〉·〈답김중화(答金仲和)〉.
  5. ↑ 《승정원일기》 영조 18년 3월, 영조 28년 10월.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19권, 정조 9년 3월 28일 정축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va_10903028_004, 확인날짜=2026-09-27.
  7.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순오지(旬五志)”,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1921, 확인날짜=2026-09-27.
  8. ↑ 혜홍(慧洪), 《임간록(林間錄)》 권하.
  9.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박지원, 《연암집(燕巖集)》 권2 〈답남직각공철서(答南直閣公轍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