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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초보은(結草報恩)은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죽은 뒤에라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줄여서 ‘결초(結草)’라고도 한다.[1]

큰 은혜를 입은 사람이 “이 은혜는 죽어서라도 갚겠다”는 뜻을 나타낼 때 쓴다. 조선의 상소문이나 사직소에서는 임금의 은혜를 입은 신하가 “살아서는 ~하고 죽어서는 결초의 보답을 기약하겠다”는 투의 맺음말로 자주 썼다. 한나라 양보(楊寶, 양진의 아버지)가 구해 준 누런 참새가 흰 옥가락지 네 개로 은혜를 갚았다는 ‘함환(銜環)’ 고사와 합쳐 ‘결초함환(結草銜環)’이라고도 하며, 중국에서는 이 형태가 더 흔하다.[2] 뜻이 가까운 말로 ‘각골난망(刻骨難忘)’, ‘백골난망(白骨難忘)’이 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15년 조에 나오는 진(晉)나라 위과(魏顆)의 이야기에서 나왔다.[3] 이해(기원전 594년) 가을, 진(秦)나라 환공(桓公)이 진(晉)나라를 쳐서 보씨(輔氏)에 머물렀고, 위과는 보씨에서 진(秦)나라 군을 깨뜨리고 진나라의 장사 두회(杜回)를 사로잡았다. 《좌전》은 그 까닭을 이렇게 적었다.

初,魏武子有嬖妾,無子,武子疾,命顆曰:「必嫁是。」疾病則曰:「必以為殉。」及卒,顆嫁之,曰:「疾病則亂,吾從其治也。」及輔氏之役,顆見老人,結草以亢杜回,杜回躓而顛,故獲之。夜夢之曰:「余,而所嫁婦人之父也。爾用先人之治命,余是以報。」

“앞서 위무자(魏武子)에게 아끼는 첩이 있었는데 자식이 없었다. 위무자가 병이 들자 아들 위과에게 ‘반드시 이 사람을 시집보내라’고 했다. 병이 위독해지자 ‘반드시 순장하라’고 했다. 위무자가 죽자 위과는 그녀를 시집보내며 ‘병이 깊으면 정신이 어지러워지니, 나는 정신이 맑을 때의 명을 따르겠다’고 했다. 보씨의 싸움에서 위과는 한 노인이 풀을 묶어 두회를 막는 것을 보았는데, 두회가 걸려 넘어졌으므로 그를 사로잡았다. 그날 밤 꿈에 노인이 나타나 말했다. ‘나는 그대가 시집보낸 여인의 아비이다. 그대가 선친의 맑은 정신일 때의 명을 따랐으므로 내가 이렇게 갚았다.’”

위무자는 진 문공(文公)의 망명길을 따랐던 장수 위주(魏犨)이다. 이 이야기에서 나온 ‘치명(治命)’은 운명할 무렵 맑은 정신으로 하는 유언을, ‘난명(亂命)’은 흐린 정신으로 두서없이 남기는 유언을 뜻하는 말로 오늘날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다.[4][5]

흔히 소개되는 이야기 가운데 상당 부분은 《좌전》이 아니라 명나라 풍몽룡(馮夢龍)의 《신열국지(新列國志)》를 청나라 채원방(蔡元放)이 다듬은 역사소설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 제55회에서 온 것이다. 소설에서는 첩의 이름이 조희(祖姬)이고, 위과의 동생 위기(魏錡)가 “아버지 임종 때의 당부를 잊었느냐”며 순장을 따르자고 하며, 두회는 120근짜리 도끼를 휘두르며 3백 명의 도부수를 이끌고 진(晉)나라 군을 짓밟는다. 위과는 꿈에서 ‘청초파(靑草坡)’라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두회를 끌어들이며, 사로잡은 두회의 목을 벤다. 위과가 “효자는 치명을 따르지 난명을 따르지 않는다(孝子從治命,不從亂命)”고 말하는 것도 소설의 대사이다.[6] 나무위키 등에는 동생이 순장을 주장했다거나 두회가 닥치는 대로 사람과 말을 쳐 죽였다는 대목이 고사의 내용처럼 소개되어 있으나, 《좌전》 원문에는 이런 내용이 없고 두회를 벤 것이 아니라 사로잡았다(獲)고 되어 있다.[3]

네 글자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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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結草報恩’이라는 네 글자는 남송 호인(胡寅)의 표문에 “시신을 싸서 죽음을 바치는 일은 옛사람에게 미치지 못하나, 풀을 묶어 은혜를 갚겠다는 뜻은 평소의 뜻에서 변치 않겠다(裹屍效死,雖莫逮於昔人;結草報恩,誓不渝于素志)”는 구절로 보인다.[7] 원나라 잡극 《합한삼(合汗衫)》, 《회란기(灰闌記)》와 《서유기》 제37회 등 원·명 이후의 희곡과 소설에서는 ‘결초함환(結草銜環)’의 형태가 더 흔하다. 흔히 ‘살아서는 가락지를 물어 오고 죽어서는 풀을 묶는다(生當銜環,死當結草)’고 하여, 함환은 살아서의 보은, 결초는 죽어서의 보은으로 나누어 말하기도 한다.[2]

한국 문헌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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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초 정종 1년(1399) 조준(趙浚)은 식읍과 정승 자리를 내놓겠다는 전문(箋文)에서 “살아서는 화봉인의 축원을 본받고, 죽어서는 결초의 보답을 기약하겠다(生效華封之祝,死期結草之報)”고 했다.[8]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이처럼 ‘結草之報’, ‘結草’ 등의 형태로 쓰였고(‘結草’ 원문 기준 101건), ‘結草報恩’ 네 글자는 원문에 없고 국역문에만 보인다.
  • 권시(權諰)는 사직소에서 “살아서는 격양가를 부르며 성군을 축원하는 백성이 되고, 죽어서는 결초보은하는 귀신이 되게 해 달라(生爲擊壤祝聖之氓。死作結草報恩之鬼)”고 했다.[9]
  • 서형수(徐瀅修)는 시에 스스로 주를 달아 “노인이 풀을 묶어 은혜를 갚은 일은 《좌전》에 보인다(老人結草報恩事。見左傳)”고 적었다.[10]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結 결 맺다, 묶다 풀을 엮어 묶다
草 초 풀 풀
報 보 갚다, 알리다 갚다
恩 은 은혜 은혜
  • 어려울 때 서버 비용을 대신 내 준 선배의 은혜는 결초보은해서라도 갚겠다.
  • 그는 스승의 은혜를 결초보은의 마음으로 평생 잊지 않았다.
  • 후한의 왕충(王充)은 《논형(論衡)》 〈사위(死僞)〉에서 이 이야기를 죽은 사람에게 앎이 있다는 증거로 드는 주장을 반박했다. 여인의 아버지가 정말 은혜를 알아 귀신이 되었다면 살아 있을 때 가까웠던 사람들에게도 보답했어야 한다며, 풀을 묶은 노인은 위과가 공을 세울 운명임을 알리는 징조일 뿐이라고 보았다.[11]
  • 고사에 나오는 풀은 줄기가 질긴 ‘수크령’이라는 이야기가 식물 칼럼 등에서 자주 소개된다. 수크령은 뿌리가 넓게 퍼지고 줄기가 억세어, 잎을 서로 묶어 두면 걸려 넘어질 만하다고 한다.[12][13]
  • 충청북도 보은군은 2016년 10월 지역 농특산물 공동 브랜드를 ‘결초보은’으로 정했다. 지명 ‘보은(報恩)’과 성어의 ‘보은’이 같은 한자이다.[14]
  • 일본어에서는 ‘결초(結草, けっそう)’가 ‘은혜를 갚음’의 뜻으로 쓰이며, 《일본국어대사전》은 이 뜻의 첫 용례로 《산중인요설(山中人饒舌)》(1813)의 “함벽결초의 보답(銜璧結草之報)”을 든다.[15]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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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초함환(結草銜環): 풀을 묶고 가락지를 물어 옴. 죽어서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2]
  • 각골난망(刻骨難忘): 남에게 입은 은혜가 뼈에 새길 만큼 커서 잊히지 않음.
  • 백골난망(白骨難忘): 죽어서 백골이 되어도 잊을 수 없음.
  • 반대 의미: 배은망덕(背恩忘德), 망은부의(忘恩負義).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결초보은”,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2%B0%EC%B4%88%EB%B3%B4%EC%9D%80, 확인날짜=2026-09-26.
  2. ↑ 2.0 2.1 2.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結草銜環”,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509, 확인날짜=2026-09-26.
  3. ↑ 3.0 3.1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15년.
  4.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치명”,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9%98%EB%AA%85, 확인날짜=2026-09-26.
  5.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난명”,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2%9C%EB%AA%85, 확인날짜=2026-09-26.
  6. ↑ 풍몽룡(馮夢龍) 원작·채원방(蔡元放) 개편,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 제55회 〈화원등상겁자반 노인결초항두회(華元登牀劫子反 老人結草亢杜回)〉.
  7. ↑ 호인(胡寅), 《비연집(斐然集)》 권6.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정종실록》 2권, 정종 1년 8월 3일 경자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ba_10108003_003, 확인날짜=2026-09-26.
  9.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권시(權諰), 《탄옹집(炭翁集)》 권3 〈자기내남귀후사직소(自畿內南歸後辭職疏)〉.
  10.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서형수(徐瀅修), 《명고전집(明皐全集)》 〈차세(此世)〉.
  11. ↑ 왕충(王充), 《논형(論衡)》 〈사위(死僞)〉.
  12. ↑ 참고: 이재명, “[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318)] 결초보은(結草報恩) 수크령”, 울산일보, http://www.ulsan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67535, 확인날짜=2026-09-26.
  13. ↑ 참고: 임규동, “[알면 보인다. 임규동기자의 꽃이야기] 풀 수크령”, 경상일보,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0432, 확인날짜=2026-09-26.
  14. ↑ “보은 공동브랜드는 ‘결초보은’”,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201610241069537909, 확인날짜=2026-09-26.
  15.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結草”,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B5%90%E8%8D%89,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