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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광실(高臺廣室)은 매우 크고 좋은 집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글자 그대로는 ‘높은 누대와 넓은 방’이라는 뜻이다.

권세나 재물을 가진 사람이 사는 크고 화려한 저택을 가리킨다. 단순히 큰 집을 묘사할 때도 쓰지만, 백성의 고단한 삶과 대비하거나 사치를 비판하는 문맥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아주 작고 초라한 집은 ‘초가삼간(草家三間)’이라고 한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高 고 높다 높은
臺 대 대, 누대 높이 쌓아 올린 건물
廣 광 넓다 넓은
室 실 집, 방 집, 방

《한비자(韓非子)》 〈설림 상(說林上)〉에 실린 기자(箕子)의 이야기에 네 글자가 그대로 나온다. 은나라 주왕(紂王)이 상아 젓가락을 만들자 기자가 두려워하며 사치가 끝없이 번질 것을 내다보았다는 대목이다.[2]

紂爲象箸而箕子怖,以爲象箸必不盛羹於土鉶……旄象豹胎必不衣短褐而舍茅茨之下,則必錦衣九重、高臺廣室也。稱此以求,則天下不足矣。

“주왕이 상아 젓가락을 만들자 기자가 두려워했다. 상아 젓가락이라면 흙으로 빚은 국그릇에 국을 담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줄임) 쇠꼬리·코끼리·표범 태(胎) 같은 진미를 먹는 사람은 거친 베옷을 입고 띠풀 지붕 아래 살지 않고, 반드시 비단옷을 아홉 겹으로 껴입고 높은 누대와 넓은 집(高臺廣室)에 살 것이다. 이에 걸맞게 구하다 보면 천하로도 부족할 것이다.” 줄인 부분에서 기자는 상아 젓가락에는 옥 잔이, 옥 잔에는 진미가 따라오리라고 차례로 내다본다.

같은 책 〈유로(喩老)〉에도 이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그곳에서는 순서를 바꾸어 “비단옷 아홉 겹에 넓은 방과 높은 누대(錦衣九重,廣室高臺)”라고 했고, 5년 뒤 주왕이 고기 동산과 술 연못(酒池)을 만들다가 끝내 망했다는 결말이 덧붙어 있다.[3] 한비자는 이 이야기를 “성인은 작은 것을 보고 싹을 알고, 실마리를 보고 끝을 안다”는 교훈으로 정리했다.[2] 상아 젓가락 이야기는 따로 ‘상저옥배(象箸玉杯)’라는 성어로도 불린다.

이처럼 출전은 분명하지만, 네 글자 자체는 사치스러운 큰 집을 글자 그대로 묘사한 말이다.

한국에서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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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문집과 경연 기록에서 이 말을 볼 수 있다. 1835년(헌종 1) 9월 경연에서 한 신하는 임금이 자기 편한 것만 고르면 해가 천하에 미친다며 “고대광실에 거처하면 지극히 편안하겠지만, 임금이 이런 곳에 살면 백성은 오두막조차 없게 된다(處高臺廣室,極爲安佚,而人君處此,則民無蔀屋之居)”고 아뢰었다.[4]

근대에는 계몽 단체의 글에서 부유층의 사치를 꾸짖는 말로 쓰였다. 1908년 《기호흥학회월보》 제1호에 실린 〈본회 취지서〉는 “고대광실에 비단이 땅에 끌리고 봄바람 가을 달에 관현 소리가 그치지 않는데 제 한 몸의 호사만 꾀하고 나라가 망하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 자”를 나무랐다.[5]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이 네 글자가 원문에서는 검색되지 않고 국역문에서만 보인다. 예를 들어 1480년(성종 11) 5월 기사에서 승려들이 지은 절이 궁궐을 흉내 냈다는 대목의 원문은 “우뚝하고 크다(巍然傑然)”인데, 국역문은 이를 “고대광실하여”로 옮겼다.[6] 번역자가 뜻을 살려 익숙한 성어로 풀어 쓴 예이다.

  • 고대광실 같은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보다 장애가 나도 빨리 복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먼저이다.
  • 그는 고대광실에 살면서도 이웃의 어려움에는 눈을 감았다.
  • 1872년(고종 9) 6월, 무더위 속에 임금과 의관이 나눈 대화에서 한 신하는 “의서에 ‘고대광실은 더위를 먹기 쉽다(高臺廣室,易爲飮暑)’고 했는데, 높고 넓은 곳에 음습한 기운이 많이 모이기 때문이니 깊이 삼가라고 경계한 것”이라고 아뢰었다.[7]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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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저옥배(象箸玉杯): 상아 젓가락과 옥 잔. 사치의 시작을 경계하는 말.[8]
  • 금의옥식(錦衣玉食): 비단옷과 흰쌀밥이라는 뜻으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
  • 고량진미(膏粱珍味): 기름진 고기와 좋은 곡식으로 만든 맛있는 음식.
  • 반대 의미: 초가삼간(草家三間): 세 칸밖에 안 되는 초가. 아주 작은 집.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고대광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3%A0%EB%8C%80%EA%B4%91%EC%8B%A4, 확인날짜=2026-10-01.
  2. ↑ 2.0 2.1 《한비자(韓非子)》 〈설림 상(說林上)〉.
  3. ↑ 《한비자(韓非子)》 〈유로(喩老)〉.
  4.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헌종 1년 9월 15일 신축, https://sjw.history.go.kr/id/SJW-I01090150-02500, 확인날짜=2026-10-01.
  5.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근현대잡지자료, 〈본회 취지서(本會 趣旨書)〉, 《기호흥학회월보》 제1호, ma_005_0010_0010, https://db.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1.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성종실록》 117권, 성종 11년 5월 28일 정미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kia_11105028_004, 확인날짜=2026-10-01.
  7.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고종 9년 6월 22일 을해, https://sjw.history.go.kr/id/SJW-K09060220-02100, 확인날짜=2026-10-01.
  8.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象箸玉杯”,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1763, 확인날짜=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