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공론
더 많은 작업
공리공론(空理空論)은 실천이 따르지 않는 헛된 이론이나 논의를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현실과 동떨어져 실제로는 아무 쓸모가 없는 이론과 주장을 낮추어 이르는 말이다. “공리공론에 그치다”, “공리공론을 일삼다”처럼 쓰며, 실학(實學)이나 실사구시(實事求是)와 맞세워 성리학 말기의 관념적 논쟁을 비판할 때도 자주 쓴다.
‘빌 공(空)’이 두 번 들어가 ‘헛된 이치, 헛된 논의’를 겹쳐 강조한 짜임이다.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도 “같은 뜻의 말을 겹쳐 강조한 표현”이라고 설명한다.[2] 일본어에서도 같은 한자로 ‘くうりくうろん’이라 하여 널리 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에는 올라 있지 않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중국 고전 원문과 《조선왕조실록》 원문,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는 ‘空理空論’이 검색되지 않는다. 한국고전번역원의 현대 번역문에는 유수원(柳壽垣)의 《우서(迂書)》 등 몇 곳에 나오지만, 원문에는 없는 번역자의 말이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첫 용례로 스에히로 뎃초(末広鉄腸)의 정치 소설 《설중매(雪中梅)》(1886)의 “空理空論を主張し、之を聞くものをして厭倦せしめ(공리공론을 주장하여 듣는 이를 싫증 나게 하고)”를 든다.[2] 한국에서는 대한제국 말기 잡지에 보인다. 1908년 유학생 잡지 《태극학보》 제20호의 김영재(金英哉) 〈과학의 급무(科學의 急務)〉는 과학을 “실학이니 공리공론도 아니며 상상도 아니오 실제의 학문”이라고 했고, 같은 해 《대동학회월보》 제2호의 〈국가 형벌권의 근거〉도 이 말을 썼다.[3] 고전 원문에 없고 메이지 일본어의 첫 용례가 앞서므로, 근대 일본에서 굳어 한국에 들어온 말로 보인다.
나무위키 등에는 원불교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을 이 말의 유래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것은 이 말을 쓴 교리 해설의 한 예일 뿐이다. 이 말은 이미 1880년대 일본 소설과 1908년 한국 잡지에 쓰였다.[2][3]
- 현장 운영 데이터를 한 번도 보지 않고 만든 보안 정책은 공리공론에 그치기 쉽다.
- 회의가 공리공론으로 흐르자 팀장은 다음 주까지 시제품부터 만들어 오자고 했다.
- 그는 공리공론을 버리고 실제 농촌으로 들어가 일하자고 주장했다.
- 1920년대 《개벽》에는 이 말이 자주 보인다. 사회 운동을 다룬 글에서 “공리공론은 일체 버리고 실질 운동에 들어가야 한다”는 식으로, 이론 논쟁보다 실천을 요구하는 구호처럼 쓰였다.[3]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공리공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3%B5%EB%A6%AC%EA%B3%B5%EB%A1%A0, 확인날짜=2026-10-03.
- ↑ 2.0 2.1 2.2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空理空論”,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A9%BA%E7%90%86%E7%A9%BA%E8%AB%96, 확인날짜=2026-10-03.
- ↑ 3.0 3.1 3.2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근현대 잡지 검색 “空理空論”, https://db.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