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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절후(空前絶後)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뜻의 한자성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전무후무(前無後無)’와 같은 말로 풀이한다.[1]

‘앞[前]을 비우고[空] 뒤[後]를 끊는다[絶]’는 말로, 앞선 예가 없고 뒤따를 예도 없을 만큼 드물고 뛰어남을 나타낸다. 한국어에서는 같은 뜻의 ‘전무후무’가 훨씬 널리 쓰이고, ‘공전절후’는 글말에서 주로 쓴다. ‘공전(空前)의 성공’, ‘공전의 히트’처럼 앞 두 글자만으로 ‘전에 없던’이라는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전무후무’의 동의어로 ‘공전절후’와 함께 ‘광전절후’도 싣는다.[2]

중국어에서도 ‘空前絕後(kōngqián juéhòu)’라고 하며, 뛰어남이 고금을 넘어 견줄 데가 없음을 비유한다.[3] 일본어에서도 ‘空前絶後(くうぜんぜつご)’라고 쓴다.[4]

특정한 이야기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성어전》은 ‘空前絕後’가 본래 ‘초전절후(超前絕後)’였다고 보고, 그 근원을 《진기거주(晉起居注)》에서 찾는다.[3]

초전절후: 진 안제의 조서와 장회관의 《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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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文選)》 권59 〈제고안륙소왕비문(齊故安陸昭王碑文)〉에 붙인 당나라 이선(李善)의 주는 《진기거주》를 인용해, 동진 안제(安帝)가 조서에서 “큰 공과 성대한 덕이 앞을 넘고 뒤를 끊었다(元功盛德,超前絕後)”고 했다고 전한다.[3] 당나라 장회관(張懷瓘)은 서예 평론서 《서단(書斷)》에서 후한의 초서 대가 장지(張芝)를 두고 “초성(草聖)이라 할 만하니, 앞을 넘고 뒤를 끊어 홀로 짝이 없다(可謂草聖,超前絕後,獨步無雙)”고 평했다.[3] 장지는 집 앞 연못에서 붓과 벼루를 씻다가 연못물이 모두 검게 물들었다는 ‘묵지(墨池)’ 이야기로 알려진 인물이다.[3]

선화화보: 고개지·장승요·오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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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송 휘종 때 궁중 소장 그림을 정리한 《선화화보(宣和畫譜)》 권2 〈도석(道釋)〉의 오도현(吳道玄, 자 도자道子) 조에는 이런 평이 있다.[5] 《선화화보》는 선화 경자년(1120)에 쓴 서문이 붙은 20권의 책으로, 위진 이래 화가 231명의 그림 6,396축을 도석·인물 등 열 부문으로 나누어 실었다. 서문 끝에 ‘선화전 어제(宣和殿御製)’라고 적혀 있어 이 평을 휘종이 직접 한 말로 소개하기도 하지만, 《사고전서총목제요》는 서문에 ‘지금의 천자(今天子)’라는 말이 있어 신하가 지어 올린 글로 보인다며 책에 지은이를 밝히지 않았다고 적었다.[6]

且畫有六法,世稱顧愷之能備。愷之畫鄰女,以棘刺其心而使之呻吟。道子畫驢於僧房,一夕而聞有踏藉破迸之聲。僧繇畫龍點睛,則聞雷電破壁飛去;道子畫龍則鱗甲飛動,毎天雨則煙霧生。且顧冠於前,張絶於後,而道子乃兼有之,則自視爲如何也。

“그림에는 여섯 가지 법이 있는데 세상에서는 고개지(顧愷之)가 이를 두루 갖추었다고 한다. 고개지가 이웃집 여자를 그리고 가시로 가슴을 찌르자 그 여자가 신음했고, 오도자가 절 방에 나귀를 그리자 하룻밤 사이에 발굽으로 짓밟고 부수는 소리가 들렸다. 장승요(張僧繇)가 용을 그리고 눈동자를 찍자 벼락이 치며 벽을 깨고 날아갔고, 오도자가 용을 그리면 비늘이 꿈틀거려 비가 올 때마다 안개가 피어났다. 고개지는 앞 시대에 으뜸이고(冠於前) 장승요는 뒤 시대에 뛰어났는데(絶於後), 오도자는 이 둘을 겸했으니 스스로 어떻게 여겼겠는가.” 장승요의 이야기는 화룡점정(畫龍點睛)의 고사이다.

《성어전》은 이 대목에서 나온 ‘관전절후(冠前絕後)’를 ‘공전절후’와 같은 말로 싣는다.[3] 흔히 《선화화보》를 공전절후의 출전으로 소개하지만, 원문의 글자는 ‘冠於前’, ‘絶於後’이고 ‘空前絶後’ 네 글자는 나오지 않는다.

네 글자 ‘空前絕後’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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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前絕後’라는 형태는 청나라 초 이후 문헌에서 보인다. 《성어전》은 청 전문(田雯)의 《고환당집(古歡堂集)》 〈논칠언고시(論七言古詩)〉의 “이백은 세상에 드문 재주로 일가를 이루었고, 두보와 한유는 공전절후이다(少陵、昌黎,空前絕後)”를 비롯해, 건륭제의 시, 유월(俞樾)의 시, 진정기(陳廷機)의 〈요재지이서(聊齋志異序)〉 등을 용례로 든다.[3] 청말 민국 시기의 소설과 연설문에는 “공전절후의 대사업”, “공전절후의 대전쟁” 같은 표현이 매우 흔하다.

한국 문헌에서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에서 ‘空前絶後’가 확인되지 않는다.[7] 일본어에서는 《일본국어대사전》이 후쿠자와 유키치(福沢諭吉)의 《서양사정(西洋事情)》(1866~1870)에 나오는 “참으로 공전절후의 영주라 일컬을 만하다(実に空前絶後の英主と称す可し)”를 첫 용례로 든다.[4] 한국어에서는 근대 이후 쓰이기 시작한 말로 보인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空 공 비다 앞에 견줄 것이 없게 하다
前 전 앞 이전, 옛날
絶 절 끊다 뒤를 끊다, 뒤따를 것이 없다
後 후 뒤 이후, 앞날
  • 하루 만에 가입자 1천만 명을 모은 것은 업계에서 공전절후의 기록으로 남았다.
  • 한 번의 설정 실수로 전 세계 서비스가 몇 시간 동안 멈춘 그 장애는 공전절후의 사고로 불린다.
  • 그의 초서는 공전절후라는 평을 들었다.
  • 같은 뜻의 ‘전무후무’에는, 명나라 개국공신 유기(劉基)가 제갈량을 얕보다가 제갈량이 남긴 흙 닭과 쪽지에 연거푸 놀란 끝에 “제갈무후 같은 이는 전에도 없고 뒤에도 없으리라(前無後無 諸葛武侯)”라고 탄식했다는 이야기가 흔히 따라붙는다. 원전은 확인되지 않으며, 한국에서 널리 이야기되는 설화이다.[8][9]
  • 비슷한 표현 ‘전무고인 후무래자(前無古人,後無來者)’는 남송 호자(胡仔)의 《초계어은총화(苕溪漁隱叢話)》에서 두보의 시를 두고 “세상에서는 앞에 옛사람이 없고 뒤에 올 사람이 없다고 한다(世以謂前無古人,後無來者)”고 한 말이 이른 예로 알려져 있다.[10] 당나라 진자앙(陳子昂)의 〈등유주대가(登幽州臺歌)〉 “앞으로는 옛사람을 볼 수 없고, 뒤로는 올 사람을 볼 수 없네(前不見古人,後不見來者)”도 흔히 함께 인용된다.[11]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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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무후무(前無後無):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음. 한국어에서 가장 널리 쓰는 형태.
  • 전대미문(前代未聞): 지금까지 들어 본 적이 없음.
  • 미증유(未曾有): 지금까지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
  • 독보적(獨步的): 남이 따를 수 없을 만큼 홀로 뛰어난.
  • 거세무쌍(擧世無雙): 온 세상에 견줄 것이 없음. 《성어전》이 근의어로 드는 말.[3]
  • 반대말: 비일비재(非一非再), 《성어전》의 반의어 ‘비비개시(比比皆是)’, ‘사공견관(司空見慣)’.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공전절후”,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3%B5%EC%A0%84%EC%A0%88%ED%9B%84, 확인날짜=2026-09-27.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전무후무”,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A0%84%EB%AC%B4%ED%9B%84%EB%AC%B4, 확인날짜=2026-09-27.
  3. ↑ 3.0 3.1 3.2 3.3 3.4 3.5 3.6 3.7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空前絕後”,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308, 확인날짜=2026-09-27.
  4. ↑ 4.0 4.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空前絶後”,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A9%BA%E5%89%8D%E7%B5%B6%E5%BE%8C, 확인날짜=2026-09-27.
  5. ↑ 《선화화보(宣和畫譜)》 권2 〈도석(道釋) 2〉 ‘오도현(吳道玄)’.
  6. ↑ 《선화화보(宣和畫譜)》 서(敍); 《사고전서총목제요(四庫全書總目提要)》 ‘선화화보 20권’.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 원문 검색,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 검색 “空前絶後”·“空前絕後”, 확인날짜=2026-09-27.
  8. ↑ 참고: “[이투데이 말투데이] 전무후무(前無後無)/숲 푸드”, 이투데이, https://www.etoday.co.kr/news/view/2470921, 확인날짜=2026-09-27.
  9. ↑ 참고: “전무후무 제갈무후(前無後無 諸葛武候)”, gninews, http://www.gninews.com/m/view.php?idx=13656, 확인날짜=2026-09-27.
  10.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前無古人”,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9653, 확인날짜=2026-09-27.
  11. ↑ 진자앙(陳子昂), 〈등유주대가(登幽州臺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