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목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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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목상대(刮目相對)는 눈을 비비고 상대편을 본다는 뜻으로, 남의 학식이나 재주가 놀랄 만큼 부쩍 늚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한동안 보지 못한 사이에 사람의 실력이나 됨됨이가 몰라보게 달라져, 예전의 눈으로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쓴다. 사람뿐 아니라 기업의 성장, 나라의 경제 발전, 기술의 진보처럼 짧은 기간에 크게 달라진 대상에도 널리 쓰며, “괄목할 만한 성과”, “괄목할 성장”처럼 앞의 두 글자 ‘괄목(刮目)’만 떼어 쓰는 경우도 많다.[2]
중국어에서는 원문대로 ‘괄목상대(刮目相待)’ 또는 ‘괄목상간(刮目相看)’이라고 한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은 ‘刮目相看’을 표제어로 삼아 “새로운 눈으로 사람을 대함”으로 풀이하고, 새롭게 평가하고 인식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3] 마지막 글자를 ‘대할 대(對)’로 쓴 ‘刮目相對’는 한국 문헌에서 굳어진 형태이다.
《삼국지(三國志)》 권54 〈오서(吳書)·여몽전(呂蒙傳)〉에 배송지(裴松之)가 주석으로 인용한 《강표전(江表傳)》에 나온다.[4] 오나라의 손권(孫權)은 장수 여몽(呂蒙)과 장흠(蔣欽)에게 “경들은 이제 중요한 일을 맡았으니 학문을 하여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고 권했다. 여몽이 군중에 일이 많아 책 읽을 틈이 없다고 하자, 손권은 경전을 익혀 박사가 되라는 것이 아니라 지난 일을 두루 살피라는 것이라며, 자신도 일을 맡은 뒤로 사서와 병서를 읽어 크게 도움을 얻었다고 했다. 그리고 한 광무제는 전쟁 중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고(手不釋卷), 조조도 늙어서까지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했다며 거듭 권했다. 여몽은 이때부터 뜻을 두텁게 하고 게을리하지 않아, 그가 읽은 책은 옛 유학자들도 당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강표전》에 실린 손권의 말은 꽤 구체적이다. 손권은 자신이 젊어서 《시》·《서》·《예기》·《좌전》·《국어》를 읽었고 《역》만 읽지 않았으며, 나라를 맡은 뒤로는 ‘삼사(三史)’와 여러 병서를 살폈다고 했다. 그러고는 두 장수에게 《손자》·《육도》·《좌전》·《국어》와 삼사부터 서둘러 읽으라고 권하고, “종일 먹지 않고 밤새 자지 않으며 생각해 보았으나 보탬이 없었으니 배우는 것만 못하다”는 공자의 말을 들었다.[4] 공자의 말은 《논어》 〈위령공〉에 나온다.[5] 《삼국지》 본문에 따르면 여몽은 이 무렵 편장군(偏將軍)으로 심양 현령(尋陽令)을 겸하고 있었다.[4]
後魯肅上代周瑜,過蒙言議,常欲受屈。肅拊蒙背曰:「吾謂大弟但有武略耳,至於今者,學識英博,非復吳下阿蒙。」蒙曰:「士別三日,即更刮目相待。……」
“뒤에 노숙(魯肅)이 주유(周瑜)를 대신해 부임하는 길에 여몽에게 들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늘 말에서 밀렸다. 노숙이 여몽의 등을 두드리며 ‘나는 아우가 무략만 있을 뿐이라고 여겼는데, 지금 보니 학식이 뛰어나고 넓어 더는 오나라 시절의 아몽(阿蒙)이 아닐세’ 하자, 여몽은 ‘선비는 헤어진 지 사흘이면 곧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야 하는 법입니다’라고 답했다.”[4]
이어서 여몽은 관우(關羽)가 “자라서도 배우기를 좋아해 《좌전》을 거의 다 외울 정도”이지만 자부심이 강해 남을 업신여긴다고 평한 뒤, 노숙에게 관우를 상대할 계책 세 가지를 몰래 일러 주었고, 손권은 “사람이 자라면서 나아지기로는 여몽과 장흠만 한 사람이 없다”고 감탄했다.[4] 《삼국지》 본문에도 노숙이 여몽을 찾아가 관우를 막을 다섯 가지 계책을 듣고는 “여자명(呂子明), 나는 그대의 재략이 여기에 이른 줄 몰랐다”며 여몽의 어머니에게 절하고 벗을 맺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괄목’이라는 말은 본문이 아니라 주석에 인용된 《강표전》에만 나온다.[4] 여기서 “오나라의 아몽이 아니다(非復吳下阿蒙)”라는 말도 나왔는데, 뒤집어 ‘오하아몽(吳下阿蒙)’은 예전 그대로 발전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6]
《강표전》은 서진(西晉)의 우부(虞溥)가 지은 오나라 역사책이다. 《진서(晉書)》 권82 〈우부전〉에 따르면 우부는 파양 내사(鄱陽內史)를 지내며 학교를 크게 일으켰고, 《춘추》 경전에 주를 달고 《강표전》과 문장·시부 수십 편을 지었으며, 낙양에서 62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 뒤 아들 우발(虞勃)이 강을 건너가 동진의 원제(元帝)에게 《강표전》을 바쳤고, 원제는 이를 비서성에 보관하게 했다.[7] 나무위키 등에는 우부를 동진 사람으로 소개한 경우가 있으나, 《진서》에 따르면 우부 자신은 서진 때 낙양에서 죽었고, 동진에 책을 바친 것은 그 아들이다.
‘士別三日, 刮目相對’라는 형태는 조선 전기부터 문집에 보인다. 김종직(金宗直)은 진사 김흔(金訢)을 떠나보내며 쓴 서문에서 “선비는 헤어진 지 사흘이면 눈을 비비고 상대한다 했는데, 하물며 그대와 나는 3년이나 떨어져 있었으니, 내 눈은 더욱 비벼지고 마음은 더욱 그리워지는 것이 마땅하다(士別三日。而刮目相對。况吾與子離闊。至於三年之久。宜吾之目愈刮。而心愈慕也)”고 했다.[8] 이보다 앞서 고려의 이제현(李齊賢) 묘지명에는 최해(崔瀣, 호 졸옹)가 이제현을 두고 “선비는 헤어진 지 사흘이면 눈을 비비고 대해야 한다더니 익재에게서 그것을 보았다(士別三日。刮目相待。吾於益齋見之矣)”고 감탄했다는 이야기가 원문 그대로의 ‘刮目相待’로 실려 있다.[9]
《조선왕조실록》에는 영조 30년(1754) 기사가 있다. 영조가 밤에 세자를 불러 《소학》 〈입교(立敎)〉 편을 강하게 한 뒤 “《소학》의 근본이 무엇이냐”고 묻자 세자(사도세자)가 “경(敬)입니다”, “마음을 붙잡아 지키는 것을 말합니다”라고 답했다. 영조는 웃으며 “괄목상대라 할 만하다(可謂刮目相對)”고 했다.[10]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刮 | 괄 | 긁다, 비비다 | 눈을 비비다 |
| 目 | 목 | 눈 | 눈 |
| 相 | 상 | 서로 | 상대를, 마주 |
| 對 | 대 | 대하다, 마주하다 | 상대하여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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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 동안 부쩍 자란 제자의 글솜씨를 보니 괄목상대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괄목상대”,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4%84%EB%AA%A9%EC%83%81%EB%8C%80, 확인날짜=2026-09-26.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괄목”,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4%84%EB%AA%A9, 확인날짜=2026-09-26.
- ↑ 3.0 3.1 3.2 3.3 3.4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刮目相看”,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992, 확인날짜=2026-09-26.
- ↑ 4.0 4.1 4.2 4.3 4.4 4.5 진수, 《삼국지》 권54 〈오서·여몽전(呂蒙傳)〉 배송지 주 인용 《강표전(江表傳)》.
- ↑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
- ↑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呉下の阿蒙”,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91%89%E4%B8%8B%E3%81%AE%E9%98%BF%E8%92%99, 확인날짜=2026-09-26.
- ↑ 《진서(晉書)》 권82 〈우부전(虞溥傳)〉.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김종직, 《점필재집(佔畢齋集)》 문집 권1 〈송김진사흔서(送金進士訢序)〉,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66A_0240_000_0240, 확인날짜=2026-09-26.
- ↑ 이제현, 《익재난고(益齋亂稿)》 〈묘지명(墓誌銘)〉.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영조실록》 81권, 영조 30년 5월 13일 신묘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ua_13005013_002, 확인날짜=2026-09-26.
- ↑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 “刮目”,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88%AE%E7%9B%AE,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