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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진맥진(氣盡脈盡)은 기운이 다하고 맥이 다 빠져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이 됨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같은 말로 기진역진(氣盡力盡)이 있다.[1]

오랜 노동이나 운동, 병, 굶주림 따위로 몸의 힘이 바닥난 상태를 가리킨다. “기진맥진하다”, “기진맥진한 몸”, “기진맥진해서 쓰러지다”처럼 쓰며, 몸뿐 아니라 일이나 다툼에 시달려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를 두고도 말한다. 나라나 조직의 힘이 바닥났다는 비유로도 쓴다.

‘기(氣)’는 몸을 움직이는 기운, ‘맥(脈)’은 몸속을 도는 피의 줄기와 맥박을 뜻한다. 옛 의학에서 맥은 생기를 가늠하는 표지로 여겨졌으므로, 기와 맥이 함께 다했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완전히 빠졌다는 강한 표현이 된다.

한국에서 만들어 쓰는 말이다. 중국어에서는 이 네 글자를 쓰지 않고, 같은 뜻으로 ‘근피력진(筋疲力盡)’이나 ‘정피력갈(精疲力竭)’을 쓴다.[2] 일본어에서는 ‘피로곤비(疲労困憊, ひろうこんぱい)’라는 말을 흔히 쓴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氣 기 기운, 숨 몸을 움직이는 기운
盡 진 다하다 다 써 버림
脈 맥 맥, 혈관 맥박, 생기
盡 진 다하다 다 빠짐

원문에 없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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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한문 원문에서 쓰인 말도 아니다. ‘氣盡脈盡’과 ‘氣盡力盡’은 중국 고전 원문은 물론 《조선왕조실록》 원문과 한국 문집 원문에서도 확인되지 않는다.[4][5] 한자로 짜인 말이지만 한국어 안에서 만들어져 쓰인 것으로 보인다.

번역문에서 널리 쓰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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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고전을 한국어로 옮긴 번역문에서는 아주 흔하다. 《조선왕조실록》 국역문에는 ‘기진맥진’이 11건 나오지만 원문에는 없고,[4] 한국고전종합DB의 고전 번역서에서도 66건이 검색된다.[5] 번역자들이 지쳐 힘이 다했다는 여러 한문 표현을 이 말로 옮겼기 때문이다.

  • 1526년(중종 21) 경상도 삼가의 유학 권경수가 올린 상소에서는 관리들이 임금께 바친다며 몇 배씩 거두어 백성이 “지치고 병들어 부세를 바치기에도 겨를이 없다(疲癃殘疾,奉賦不遑)”는 대목을 “시달리다 지쳐 기진맥진하게 됩니다”로 옮겼다.[6]
  • 1593년(선조 26) 영의정 유성룡(柳成龍)이 사직을 청한 글에서는 “썩은 나무 같은 몸과 다 닳아 없어진 심력(朽木形骸,澌盡心力)”을 “썩은 나무 같은 몸과 기진맥진한 심력”으로 옮겼다.[7]
  • 1613년(광해군 5) 저주 사건으로 고성을 신문한 기록은 “그때 고성(高成)은 이미 기운이 다해 있었다(時,高成已氣盡)”를 “이때 고성이 이미 기진맥진해 있었다”로 옮겼다.[8]

옛 한문에서 같은 뜻으로 쓴 말은 ‘기진(氣盡)’, ‘역진(力盡)’, ‘시진(澌盡)’, ‘피곤(疲困)’ 같은 두 글자 말이었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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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근피력진(筋疲力盡). 《성어전》은 명대 소설집 《성세항언(醒世恆言)》 권22의 “나는 이미 근육이 지치고 힘이 다해 움직일 수 없다(我已筋疲力盡,不能行動)”를 용례로 들며, ‘역진근피(力盡筋疲)’, ‘정피력갈(精疲力竭)’, ‘정피력진(精疲力盡)’이라고도 한다고 적는다.[2]
  • 일본어: 피로곤비(疲労困憊). 《일본국어대사전》은 사쿠라이 다다요시(桜井忠温)의 《잡낭(雑嚢)》(1914)을 첫 용례로 든다.[3]
  • 사흘 밤을 새워 장애를 복구한 운영팀은 모두 기진맥진해 있었다.
  •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한 그는 기진맥진하여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 오랜 소송에 기진맥진한 두 회사는 결국 합의를 택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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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진역진(氣盡力盡): 기진맥진과 같은 말.[9]
  • 근피력진(筋疲力盡), 정피력갈(精疲力竭): 중국어에서 같은 뜻으로 쓰는 성어.[2]
  • 녹초: 힘이 쭉 빠져 늘어진 상태를 이르는 고유어.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기진맥진”,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8%B0%EC%A7%84%EB%A7%A5%EC%A7%84, 확인날짜=2026-10-01.
  2. ↑ 2.0 2.1 2.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筋疲力盡”,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707, 확인날짜=2026-10-01.
  3. ↑ 3.0 3.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疲労困憊”,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96%B2%E5%8A%B4%E5%9B%B0%E6%86%8A, 확인날짜=2026-10-01.
  4. ↑ 4.0 4.1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氣盡脈盡”·“氣盡力盡”, 국역 검색 “기진맥진”,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1.
  5. ↑ 5.0 5.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한국문집총간 원문 검색 “氣盡脈盡”, 고전번역서 검색 “기진맥진”,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57권, 중종 21년 5월 10일 임진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kka_12105010_001, 확인날짜=2026-10-01.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43권, 선조 26년 10월 29일 기유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kna_12610029_001, 확인날짜=2026-10-01.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 중초본 광해 5년 6월 12일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koa_10506012_003, 확인날짜=2026-10-01.
  9.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기진역진”,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8%B0%EC%A7%84%EC%97%AD%EC%A7%84, 확인날짜=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