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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千辛萬苦)는 천 가지 매운 것과 만 가지 쓴 것이라는 뜻으로, 온갖 어려운 고비를 다 겪으며 심하게 고생함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신(辛)’은 맵다, ‘고(苦)’는 쓰다는 뜻으로, 둘을 합한 ‘신고(辛苦)’는 힘들고 괴로운 일을 가리킨다. 여기에 ‘천(千)’과 ‘만(萬)’을 붙여 고생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음을 강조했다.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왔다”, “천신만고를 겪었다”처럼 주로 어려움을 이겨 내고 무엇을 이룬 뒤에 그 과정을 돌아보며 쓴다.

같은 한자로 중국어와 일본어에서도 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은 “몹시 어렵고 고생스러움”으로 풀이하고 ‘千辛百苦’, ‘萬苦千辛’이라고도 한다고 적었다.[2] 일본어에서는 ‘千辛万苦(せんしんばんく)’라고 읽는다.[3]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고생스러움을 과장해 나타낸 표현이 굳은 것이다. 《성어전》은 돈황(敦煌)에서 발견된 불교 강창 문학인 변문(變文) 가운데 〈부모은중경강경문(父母恩重經講經文)〉의 구절을 용례로 든다.[2]

前來經文說父母種種養育,千辛萬苦,不憚寒暄。

“앞의 경문에서 말했듯이 부모는 갖가지로 기르느라 천신만고를 겪으면서도 추위와 더위를 꺼리지 않았다.” 부모의 은혜를 노래하는 《부모은중경》을 대중에게 풀어 들려주던 강경문(講經文)에서, 자식을 기르는 부모의 고생을 이 말로 나타냈다. 《성어전》은 이어서 명나라 가중명(賈仲名)의 잡극 《대옥소(對玉梳)》 제3절의 “受了些千辛萬苦,熬了些短嘆長吁(천신만고를 겪고, 긴 한숨 짧은 탄식을 견뎠다)”를 든다.[2] 원·명 이후의 희곡과 소설에서 흔히 쓰였다.

일본에서는 17세기 유학자 나카에 도주(中江藤樹)의 《오키나몬도(翁問答)》(1650)에서, 아버지가 배 속의 아이가 무사히 태어나기를 바라며 “千辛万苦를 마음에 잊지 않는다”고 한 대목이 첫 용례로 실려 있다.[3] 부모의 자식 사랑을 말하는 데 쓰였다는 점이 돈황 강경문과 통한다.

한국 문헌의 용례

편집 원본 편집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千辛萬苦’가 6건 나온다.[4] 1595년(선조 28년) 명나라와 일본의 강화 교섭 때, 명나라 진 유격(陳遊擊)의 접반사로 일본군 진영에 들어간 이시발(李時發)은 그곳에 머물던 명나라 담 도사(譚都司)에게 선조의 말을 전했다고 보고했다. 선조는 “대인께서 작은 나라를 위해 오랫동안 범과 표범의 굴에 머물며 천신만고를 겪은 지 이제 3년이 되었다(大人爲小邦,久留豹虎之穴,受了千辛萬苦,今已三年)”고 위로하고, 노자(盤纏) 열 냥을 보내 집안사람의 옷값에 보태게 했다. 담 도사는 처음에 받지 않겠다고 사양했다.[5] 명나라 사람에게 전하는 말이어서 백화(白話) 투의 ‘受了’를 그대로 썼다.

문집에서는 16세기 후반부터 자주 보인다. 1592년(선조 25년) 평창 군수로 있다가 일본군에게 사로잡혔던 권두문(權斗文)은 포로 일기 〈호구일록(虎口日錄)〉에서 “험한 길을 건너며 발이 몹시 아프고 두 다리가 저렸는데 천신만고 끝에 비로소 골짜기로 내려왔다(千辛萬苦始下谷)”고 적었다.[6] 1637년(인조 15년) 장유(張維)가 병든 몸으로 모친의 장례를 치르며 올린 글에는 “사람들이 부축해야 말에 오르내리는 등 천신백고를 겪었다(千辛百苦,七顚八倒)”처럼 ‘千辛百苦’의 형태로 보인다.[7]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千 천 일천 수많은
辛 신 맵다 괴로움, 고생
萬 만 일만 수많은
苦 고 쓰다 괴로움, 고생

‘千…萬…’은 앞뒤 두 글자에 붙어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음을 강조하는 짜임이다. 천차만별(千差萬別), 천태만상(千態萬象) 등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말이다.

  • 천신만고 끝에 복구한 백업 서버 덕분에 고객 데이터는 한 건도 잃지 않았다.
  • 몇 번의 인증 심사 탈락을 딛고 천신만고 끝에 ISMS 인증을 받았다.
  • 폭설로 길이 끊긴 마을에 구조대가 천신만고 끝에 도착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천신백고(千辛百苦), 만고천신(萬苦千辛): 천신만고와 같은 뜻.[2]
  • 간난신고(艱難辛苦): 몹시 힘들고 어려우며 고생스러움.
  • 고진감래(苦盡甘來):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는 뜻으로,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옴.
  • 와신상담(臥薪嘗膽): 원수를 갚거나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어떤 괴로움도 참고 견딤.
  • 구사일생(九死一生):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고 겨우 살아남.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천신만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9C%EC%8B%A0%EB%A7%8C%EA%B3%A0, 확인날짜=2026-09-27.
  2. ↑ 2.0 2.1 2.2 2.3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千辛萬苦”,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224, 확인날짜=2026-09-27.
  3. ↑ 3.0 3.1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千辛万苦”,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8D%83%E8%BE%9B%E4%B8%87%E8%8B%A6, 확인날짜=2026-09-27.
  4.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千辛萬苦”(6건),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7.
  5.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60권, 선조 28년 2월 10일 계축 6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2802010_006, 확인날짜=2026-09-27.
  6. ↑ 권두문(權斗文), 〈호구일록(虎口日錄)〉, 《남천집(南川集)》 권2,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
  7. ↑ 장유(張維), 《계곡집(谿谷集)》 권20;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인조 15년 11월, https://sjw.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