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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동벌이(黨同伐異)는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뜻이 같은 사람끼리는 한편이 되어 감싸고, 뜻이 다른 사람은 공격하여 물리침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당벌’, ‘동당벌이’라고도 한다.[1]

당동벌이는 사안의 옳고 그름보다 ‘우리 편인가, 저쪽 편인가’를 먼저 따지는 태도를 비판할 때 쓰인다. 정당 사이의 극한 대립, 학계나 조직 안의 파벌 싸움, 이른바 ‘진영 논리’를 가리키는 말로 자주 인용된다. 중국어(黨同伐異, dǎng tóng fá yì)와 일본어(党同伐異, とうどうばつい)에서도 같은 뜻으로 쓴다.

《후한서(後漢書)》 권67 〈당고열전(黨錮列傳)〉의 서문에 나온다.[2] 〈당고열전〉은 후한 말 환관 세력이 이응(李膺) 등 사대부를 ‘당인(黨人)’으로 몰아 벼슬길을 막은 이른바 ‘당고의 화(黨錮之禍)’에 연루된 인물들을 모은 편이다. 서문은 그에 앞서 한나라 선비 사회의 기풍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개관하는데, 이 말은 전한 시대 경학(經學)의 학파 다툼을 설명하는 대목에 등장한다.

自武帝以後,崇尚儒學,懷經協術,所在霧會,至有石渠分爭之論,黨同伐異之說,守文之徒,盛於時矣。

한 무제 이후 유학이 숭상되자 경전을 품은 학자들이 곳곳에 안개처럼 모여들었고, 마침내 석거각(石渠閣)에서 경전 해석을 두고 다투는 논의와 ‘같은 편을 들고 다른 편을 치는’ 주장까지 생겨나 글자 풀이를 고수하는 무리가 한때 성행했다는 내용이다. 당나라 이현(李賢)의 주석은 이 대목을, 선제(宣帝) 때 석거각에 유학자들을 모아 육예(六藝)를 강론하게 하고 《공양전》과 《곡량전》의 해석을 평정하게 한 일로 풀이한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이 말이 원래 ‘학술상의 파벌끼리 벌이는 다툼’을 가리켰고, 뒤에 ‘모든 집단 사이의 다툼’을 두루 이르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가까운 말로 ‘결당영사(結黨營私)’를, 반대말로 ‘동심협력(同心協力)’, ‘주이불비(周而不比)’, ‘무편무당(無偏無黨)’을 든다.[3]

한국 문헌에서도 처음에는 학문 토론의 맥락에서 보인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서 이 말은 97건 검색되는데, 가장 이른 것은 세조 1년(1455) 9월 10일 기사이다. 세조가 성균관에서 《하도》·《낙서》 강론을 들은 날, 사관은 강론을 맡은 김구(金鉤)의 가르침을 평하며 “혹 자기와 같은 편을 들고 다른 견해를 치는 자가 있어도(或有黨同伐異者) 자기 견해만 옳다고 하지 않고, ‘의리는 끝이 없는데 어찌 고집하겠는가’라고 했다”고 적었다.[4]

16세기 이후에는 정치적 파벌을 가리키는 말로 무게가 옮겨 간다. 이자(李耔)의 《음애집》은 기묘년(1519) 무렵 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하던 무리가 한직으로 밀려나자 뒤에서 참소하고 앞에서 헐뜯으면서 비로소 ‘당동벌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적었다.[5] 선조 대 붕당이 갈라진 뒤로는 실록에서도 당파 싸움을 비판하는 말로 자주 쓰였다.

일본어에서는 《일본국어대사전》이 하타노 세이이치(波多野精一)의 《칸트 윤리학설 대요》(1898)를 첫 용례로 든다.[6]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黨 당 무리 한편이 되다, 편을 들다
同 동 같다 뜻이 같은 사람
伐 벌 치다 공격하다
異 이 다르다 뜻이 다른 사람
  • 코드 리뷰가 당동벌이로 흐르자 같은 팀의 변경은 대충 승인되고 다른 팀의 제안은 이유 없이 반려되었다.
  • 당동벌이가 계속되는 국회에서는 민생 법안이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 학계에 당동벌이의 풍조가 퍼지면 새로운 학설은 검증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 《교수신문》은 200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당동벌이를 선정했다.[7] 교수 16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가장 많은 19.8%가 이 말을 꼽았고, 지리멸렬(支離滅裂)과 이전투구(泥田鬪狗)가 각각 16%로 뒤를 이었다. 교수신문은 대통령 탄핵, 행정수도 이전, 4대 개혁입법 등을 둘러싼 대립이 합리적인 대화 없이 감정에 치우쳤던 점을 선정 배경으로 들었다.[8]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동당벌이, 당벌: 같은 뜻이다.
  • 결당영사(結黨營私): 무리를 지어 사사로운 이익을 꾀함. 《성어전》은 당동벌이가 ‘다른 편을 치는 것’에, 결당영사가 ‘사익을 꾀하는 것’에 무게가 있다고 구별한다.
  • 반대 의미: 불편부당(不偏不黨), 공평무사(公平無私), 대동단결(大同團結), 주이불비(周而不比): 두루 사귀되 패거리를 짓지 않음(《논어》 〈위정〉).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당동벌이”,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B%B9%EB%8F%99%EB%B2%8C%EC%9D%B4, 확인날짜=2026-09-26.
  2. ↑ 범엽, 《후한서》 권67 〈당고열전(黨錮列傳)〉 서(序).
  3.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黨同伐異”,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531, 확인날짜=2026-09-26.
  4.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조실록》 2권, 세조 1년 9월 10일 임오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ga_10109010_001, 확인날짜=2026-09-26.
  5.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이자, 《음애집》 권4 〈언행척록(言行摭錄)〉,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111A_0060_010_0090, 확인날짜=2026-09-26.
  6.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党同伐異”,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85%9A%E5%90%8C%E4%BC%90%E7%95%B0, 확인날짜=2026-09-26.
  7. ↑ 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 2004년 당동벌이(黨同伐異)”, https://www.kyosu.net/news/articleList.html?sc_sub_section_code=S2N188&view_type=sm, 확인날짜=2026-09-26.
  8. ↑ 신기해,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고사성어’ 黨同伐異”, 한국일보, 2004-12-25,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200412250085056154,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