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화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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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뇌동(附和雷同)은 줏대 없이 남의 의견에 따라 움직임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뇌동(雷同)’, ‘뇌동부화(雷同附和)’, ‘부동’이라고도 한다.[1]
‘뇌동’은 《예기(禮記)》 〈곡례 상(曲禮上)〉에서 스승이나 어른을 모시고 있을 때의 몸가짐을 가르치는 대목에 나온다.[5]
正爾容,聽必恭。毋勦說,毋雷同。必則古昔,稱先王。
“얼굴빛을 바르게 하고, 들을 때는 반드시 공손히 하라. 남의 말을 가져다 제 말처럼 하지 말고, 남의 말에 무턱대고 따르지 말라. 반드시 옛것을 본받고 선왕을 일컬어라.”[5] 후한의 정현(鄭玄)은 여기에 “우레가 소리를 내면 만물 가운데 동시에 응하지 않는 것이 없다(雷之發聲,物無不同時應者)”는 주를 달고, 사람의 말은 저마다 자기에게서 나와야 하니 그래서는 안 된다고 풀이했다.[6] ‘뇌동’이 남의 말에 덩달아 따르는 것을 가리키게 된 까닭이다.
한나라 유흠(劉歆)의 〈이양태상박사서(移讓太常博士書)〉에도 학자들이 사실을 따지지 않고 “뇌동하여 서로 따르고 남의 소리를 좇아 옳고 그름을 정한다(雷同相從,隨聲是非)”고 꾸짖는 대목이 있다.[4]
‘부화’는 당나라 손초(孫樵)의 〈매동지(罵僮志)〉에 “입마다 붙어 맞장구칠 뿐 감히 잘못을 지적하지 못한다(口口附和,不敢指破)”는 구절이 있다.[7] 원나라 진호(陳澔)는 《예기집설(禮記集說)》에서 〈곡례〉의 ‘뇌동’을 “남의 말을 듣고 거기에 붙어 맞장구치는 것을 뇌동이라 한다. 우레가 소리를 내면 만물이 함께 응하는 것과 같다(聞人之言而附和之,謂之雷同。如雷之發聲而物同應之也)”고 풀이해, ‘부화’와 ‘뇌동’을 한데 묶었다.[8]
두 말을 이어 쓴 네 글자는 순서를 바꾼 ‘雷同附和’가 먼저 보인다. 남송의 손적(孫覿)은 《홍경거사집(鴻慶居士集)》 권12에서 “뇌동부화하여 뒷사람에게 떠넘기느니만 못하다(不若雷同附和,寄之後人)”고 썼고, 유작(劉爚)의 《운장집(雲莊集)》 권17에도 조정 논의가 “뇌동부화하여 한 입에서 나온 듯하다(雷同附和,若出一口)”는 구절이 있다.[9] 지금의 순서인 ‘附和雷同’은 명나라 왕수인(王守仁, 왕양명)의 글에 보인다. 1522년 서성지(徐成之)에게 보낸 편지에서 왕수인은 주희와 육구연의 학문을 두고, 세상의 유학자들이 “덩달아 맞장구치며 그 실상을 따지지 않고 싸잡아 선학(禪學)이라 몰아붙이니 참으로 억울하다(附和雷同,不究其實,而概目之以禪學,則誠可冤也已)”고 했다.[10] 다만 명청대에도 흔한 말은 아니었고, 중국어에서는 ‘수성부화’ 쪽이 더 널리 쓰였다.[4]
조선 문헌에서는 ‘뇌동’을 단독으로 쓰거나 ‘뇌동화부(雷同和附)’라고 쓴 예가 많다. 윤휴(尹鑴)는 상소에서 관학 유생과 재야 선비들이 연명으로 올리는 상소에 “뇌동화부의 폐단(雷同和附之弊)”이 있다고 했다.[11]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 ‘附和雷同’은 확인되지 않지만, ‘雷同附和’는 이여빈(李汝馪)의 《취사집(炊沙集)》에 한 번 보인다.[12]
《조선왕조실록》의 원문에도 ‘附和雷同’은 없다. 국역문에 ‘부화뇌동’으로 옮겨진 곳도 원문은 대개 ‘뇌동’이다. 예를 들어 중종 36년(1541) 대간은 조정의 의논이 구차하게 한 목소리로만 모인다며 “이름만 종이에 적어 남의 의견에 맞추기에 힘쓴다(書名一紙,務爲雷同)”고 비판하고 사람마다 따로 의견을 내게 하여 “뇌동의 폐단(雷同之弊)”을 고치자고 청했는데, 국역문은 이를 ‘부화뇌동’으로 옮겼다.[13]
일본의 《일본국어대사전》은 ‘付和雷同’의 첫 용례로 호소이 와키조(細井和喜蔵)의 《여공애사(女工哀史)》(1925)를 든다.[3]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은 ‘부화’와 ‘뇌동’이 모두 중국어에 있던 말이고 근대 일본어에서 네 글자로 합쳐졌다고 설명하지만,[3] 위에서 보듯 네 글자 형태는 이미 송·명대 문헌에 있었다. 오늘날 한국어에서 널리 쓰이는 ‘부화뇌동’은 근대 이후에 일반화된 것으로 보인다.
나무위키 등에는 ‘부화뇌동’이 고전 문헌에 쓰인 예가 없고 근대에 생겨났다는 설명이 보이지만, 명나라 왕수인의 편지에 ‘附和雷同’이 쓰였다. 또 한국 고전 원문에 ‘뇌동부화’로 쓴 예도 없다고 하나, 이여빈의 《취사집》에 ‘雷同附和’가 나온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附 | 부 | 붙다 | 남에게 붙다 |
| 和 | 화 | 화하다, 응하다 | 맞장구치다 |
| 雷 | 뢰(뇌) | 우레 | 우레 |
| 同 | 동 | 같다 | 함께 따라 울리다 |
- 출처도 확인되지 않은 보안 경고 메시지에 부화뇌동해 사내 전체에 전달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 코드 리뷰에서 선임의 의견에 부화뇌동하기만 하면 리뷰를 하는 의미가 없다.
- 그는 여론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 소신을 지켰다.
- 뇌동(雷同), 뇌동부화(雷同附和): 부화뇌동과 같은 말.[1]
- 수성부화(隨聲附和): 남의 소리를 따라 맞장구침. 중국어에서 주로 쓰는 형태.[4]
- 인운역운(人云亦云): 남이 말하면 따라 말함.[4]
- 이구동성(異口同聲): 여러 사람의 말이 한결같음. 부정적인 뜻은 없다.
- 반대: 화이부동(和而不同): 남과 조화를 이루되 무턱대고 같아지지는 않음. 《논어》 〈자로〉의 “군자는 화합하되 같아지지 않고, 소인은 같아지되 화합하지 않는다(君子和而不同,小人同而不和)”에서 나왔다.
- 반대: 독불장군(獨不將軍): 무슨 일이든 제 생각대로 혼자 처리하는 사람. 줏대가 지나친 쪽이다.
-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부화뇌동”,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6%80%ED%99%94%EB%87%8C%EB%8F%99, 확인날짜=2026-09-27.
- ↑ 2.0 2.1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부화뇌동”·“부화뇌동하다”,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focus_name=query&query=%EB%B6%80%ED%99%94%EB%87%8C%EB%8F%99, 확인날짜=2026-09-27.
- ↑ 3.0 3.1 3.2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付和雷同”,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B%98%E5%92%8C%E9%9B%B7%E5%90%8C, 확인날짜=2026-09-27.
- ↑ 4.0 4.1 4.2 4.3 4.4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隨聲附和”,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944, 확인날짜=2026-09-27.
- ↑ 5.0 5.1 《예기(禮記)》 〈곡례 상(曲禮上)〉.
- ↑ 정현(鄭玄) 주, 《예기정의(禮記正義)》 〈곡례 상〉.
- ↑ 손초(孫樵), 〈매동지(罵僮志)〉, 《손가지집(孫可之集)》 권10.
- ↑ 진호(陳澔), 《예기집설(禮記集說)》 〈곡례 상〉. 명나라 《예기대전(禮記大全)》에도 실려 있다.
- ↑ 손적(孫覿), 《홍경거사집(鴻慶居士集)》 권12; 유작(劉爚), 《운장집(雲莊集)》 권17.
- ↑ 왕수인(王守仁), 〈답서성지(答徐成之)〉 임오(壬午), 《왕문성공전서(王文成公全書)》 권21.
- ↑ 윤휴, 〈응지소(應旨疏)〉, 《백호집(白湖集)》. 한국고전종합DB 원문 검색,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
- ↑ 이여빈, 〈시사잡록 상(時事雜錄上)〉, 《취사집(炊沙集)》. 한국고전종합DB 원문 검색 “附和雷同” 0건·“雷同附和” 1건,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94권, 중종 36년 1월 7일 갑오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ka_13601007_001, 확인날짜=2026-09-27.
-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뇌동 매매”,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focus_name=query&query=%EB%87%8C%EB%8F%99,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