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반공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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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반공배(事半功倍)는 들인 노력은 적은데 거둔 성과는 크다는 뜻의 한자성어이다.[1]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서 맹자가 “일은 옛사람의 절반만 해도 공은 반드시 곱절이 된다”고 한 말에서 나왔다.
제자 공손추가 “선생님께서 제(齊)나라에서 요직을 맡으시면 관중(管仲)·안자(晏子)의 공을 다시 이룰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자, 맹자는 관중과 비교되는 것을 사양하면서 지금의 제나라라면 왕도(王道)를 이루기가 손바닥 뒤집기처럼 쉽다고 답한다. 그 까닭을 설명하는 대목의 끝에 이 말이 나온다.[4]
齊人有言曰:『雖有智慧,不如乘勢;雖有鎡基,不如待時。』今時則易然也。……飢者易為食,渴者易為飲。孔子曰:『德之流行,速於置郵而傳命。』當今之時,萬乘之國行仁政,民之悅之,猶解倒懸也。故事半古之人,功必倍之,惟此時為然。
“제나라 사람들의 말에 ‘지혜가 있어도 형세를 타는 것만 못하고, 호미가 있어도 때를 기다리는 것만 못하다’고 했는데, 지금은 때가 쉽게 되어 있다. …… 굶주린 사람은 무엇이든 잘 먹고, 목마른 사람은 무엇이든 잘 마신다. 공자께서 ‘덕이 퍼져 나가는 것은 역참을 두어 명령을 전하는 것보다 빠르다’고 하셨다. 지금 같은 때에 만승(萬乘)의 나라가 어진 정치를 행하면, 백성들이 기뻐하는 것이 거꾸로 매달린 데서 풀려난 것과 같을 것이다. 그러므로 일은 옛사람의 절반만 해도 공은 반드시 곱절이 될 것이니, 오직 지금이 그러한 때이다.”
주희는 이 대목에 “베푸는 일은 옛사람의 절반인데 공은 옛사람의 곱절이 되니, 시세(時勢)가 쉽고 덕이 빨리 퍼지기 때문이다(所施之事,半於古人,而功倍於古人,由時勢易而德行速也)”라고 주석했다.[5] ‘鎡基’는 호미 같은 농기구로, 《한서(漢書)》 권41의 찬(贊)에 인용된 같은 속담에는 ‘茲基’로 적혀 있다.[6]
네 글자에 가까운 형태는 병법서 《육도(六韜)》 〈용도(龍韜)·군세(軍勢)〉에도 보인다. “먼저 이기는 자는 먼저 적에게 약하게 보인 뒤에 싸우니, 그러므로 일은 절반이고 공은 곱절이다(夫先勝者,先見弱於敵,而後戰者也。故事半而功倍焉)”라는 구절이다.[7] 《성어전》은 이 구절과 함께, 네 글자 事半功倍가 그대로 쓰인 예로 《명사(明史)》 〈하거지(河渠志)〉, 청나라 소설 《관장현형기(官場現形記)》 등을 든다.[3] 같은 뜻을 글자만 바꿔 쓴 말로 역반공배(力半功倍, 남조 양나라 승우), 역성공배(力省功倍, 당나라 왕적) 등도 《성어전》에 실려 있다.[3]
고려 말 이색(李穡)은 〈안동약원기(安東藥院記)〉에서 안동에 약원을 세운 일을 두고 “위에서 이끌고 아래에서 호응하니 일은 절반에 공은 곱절이어서, 안동이 길이 힘입게 되었다(柏亭公倡之於上,鄭判官和之於下,事半功倍,安東永有賴焉)”고 썼다.[8]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事半功倍가 16건, 事半而功倍가 11건 보인다.[9] 1424년(세종 6) 집현전 제학 윤회(尹淮) 등은 불교 의례를 줄이고 《가례》에 따른 상제를 시행하자는 상소에서, 태종이 닦아 놓은 기틀 위에 임금이 뜻을 이으면 “일은 절반에 공은 곱절이 되는 때(可謂事半功倍之秋也)”라고 했다.[10] 앞선 조건이 갖추어진 ‘때’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맹자의 쓰임과 같다.
- 반복 작업을 스크립트로 자동화하자 점검 시간이 절반으로 줄고 누락은 사라져, 그야말로 사반공배였다.
- 취약점은 설계 단계에서 잡는 것이 운영 중에 고치는 것보다 사반공배이다.
- 기초를 다져 두면 나중에 공부가 사반공배가 된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사반공배”,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2%AC%EB%B0%98%EA%B3%B5%EB%B0%B0, 확인날짜=2026-09-28.
- ↑ 2.0 2.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事倍功半”,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307, 확인날짜=2026-09-28.
- ↑ 3.0 3.1 3.2 3.3 3.4 3.5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事半功倍”,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73, 확인날짜=2026-09-28.
- ↑ 4.0 4.1 4.2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
- ↑ 5.0 5.1 5.2 주희(朱熹), 《맹자집주(孟子集註)》 권3 〈공손추 상〉.
- ↑ 반고(班固), 《한서(漢書)》 권41 〈번역등관부근주전(樊酈滕灌傅靳周傳)〉 찬(贊).
- ↑ 《육도(六韜)》 〈용도(龍韜)·군세(軍勢)〉.
- ↑ 이색(李穡), 〈안동약원기(安東藥院記)〉, 《목은문고(牧隱文藁)》 권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20A_0430_010_0130, 확인날짜=2026-09-28.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事半功倍”, “事半而功倍”,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8.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23권, 세종 6년 3월 8일 갑신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0603008_002, 확인날짜=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