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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일관(首尾一貫)은 일 따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함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시종일관(始終一貫)과 같은 말로 풀이한다.[1][2]

‘머리(首)와 꼬리(尾)가 하나로 꿰여 있다(一貫)’는 말이다. 태도나 방침이 처음과 끝이 같다는 뜻으로도 쓰고, 글이나 주장의 앞뒤가 어긋나지 않고 하나의 줄기로 이어진다는 뜻으로도 쓴다. 한국어에서는 ‘시종일관’이 훨씬 흔히 쓰이고, 수미일관은 주로 글의 짜임이나 논리, 정책의 일관성을 말할 때 쓴다.

일본어에서는 ‘首尾一貫(しゅびいっかん)’이 일상어로 널리 쓰여 “首尾一貫した論理(앞뒤가 맞는 논리)”처럼 말한다.[3] 현대 중국어에서는 이 말이 성어 사전에 오르지 않으며, 같은 뜻으로 시종여일(始終如一)이나 일이관지(一以貫之)를 주로 쓴다.[4]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首 수 머리 처음
尾 미 꼬리 끝
一 일 하나 하나로, 한결같이
貫 관 꿰다 꿰뚫다, 이어지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글자 뜻이 그대로 굳은 표현이다.

선종의 화두 공부

편집 원본 편집

확인되는 이른 용례는 원나라 선승 중봉 명본(中峰明本)의 법어이다. 명본은 화두를 참구하는 공부를 두고, 생사를 벗어나려는 마음이 간절하면 의심이 저절로 이어져 “처음과 끝이 하나로 꿰이니 다시 무슨 법이 걸림이 되겠는가(則首尾一貫,更何法可以為留為礙者哉)”라고 했고, 또 둔한 사람이라도 이삼십 년 동안 하나의 화두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붙들고 놓지 않으면(首尾一貫,不肯放捨)” 마침내 깨닫는다고 했다.[5] 명나라 운서 주굉(雲棲袾宏)이 엮은 《선관책진(禪關策進)》(1600)에도 화두가 힘을 얻지 못하면 앞의 구절부터 끝 구절까지 다시 들어 “처음과 끝을 하나로 꿰어야(使首尾一貫) 실마리가 생겨 의심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선사의 가르침이 실려 있다.[6]

명청 시대에는 학자들이 경전과 시문의 짜임을 평할 때 이 말을 썼다. 청나라 왕기(王琦)는 이백의 시를 주석하면서, 몇 글자만 보고 한 편의 뜻을 해쳐서는 안 되며 이 시는 “두 뜻이 본디 서로 거스르지 않고 처음과 끝이 한 줄기로 이어져 맥락이 분명하다(首尾一貫,脉絡分明)”고 평했다.[7]

김시습(金時習)은 유자한(柳自漢)에게 보낸 편지에서 글 쓰는 법을 이렇게 말했다.

凡作文。不欲虛飾多言。只以實語摛綴。首尾一貫。而句句字字。誠懇發越。然後可以感格人心。豈不見諸葛亮出師表。胡銓上高宗封事乎。

[8]

“무릇 글을 지을 때는 헛되이 꾸미거나 말을 많이 하려 하지 말고, 다만 참된 말로 엮어 처음과 끝을 하나로 꿰고 구절마다 글자마다 정성이 피어나게 해야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다. 제갈량의 〈출사표〉와 호전(胡銓)이 송 고종에게 올린 봉사(封事)를 보지 못했는가.” 이후 정약용(丁若鏞) 등 조선 학자들도 경전의 문맥이 앞뒤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이 말을 썼고,[9] 《승정원일기》에도 상소와 계사 속에 보인다. 다만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한 건도 없다.

《일본국어대사전》은 도쿠토미 로카(徳冨蘆花)의 소설 《흑조(黒潮)》(1902~1905)의 “소학교에서 대학까지 수미일관하여 국가 교육을 베푸는 것이다”를 첫 용례로 든다.[3] 일본에서는 근대 이후 논리나 정책의 일관성을 말하는 말로 자리 잡아, 같은 뜻의 ‘종시일관(終始一貫)’과 함께 흔히 쓰인다.

  • 보안 정책은 개발 단계부터 운영 단계까지 수미일관해야 허점이 생기지 않는다.
  • 서론에서 던진 질문에 결론이 답하지 않으면 수미일관한 글이라고 하기 어렵다.
  • 그는 사건 초기부터 재판이 끝날 때까지 수미일관 무죄를 주장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시종일관(始終一貫):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함. 수미일관과 같은 뜻이며, ‘종시일관(終始一貫)’이라고도 한다.
  • 시종여일(始終如一): 처음과 끝이 한결같아서 변함없음.
  • 초지일관(初志一貫): 처음에 세운 뜻을 끝까지 밀고 나감.
  • 일이관지(一以貫之):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음.
  • 반대 의미: 용두사미(龍頭蛇尾): 처음은 왕성하나 끝이 부진함. 자가당착(自家撞着): 같은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 앞뒤가 맞지 않음.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수미일관”,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8%98%EB%AF%B8%EC%9D%BC%EA%B4%80, 확인날짜=2026-10-03.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시종일관”,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B%9C%EC%A2%85%EC%9D%BC%EA%B4%80, 확인날짜=2026-10-03.
  3. ↑ 3.0 3.1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首尾一貫”,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A6%96%E5%B0%BE%E4%B8%80%E8%B2%AB, 확인날짜=2026-10-03.
  4.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始終如一”,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804, 확인날짜=2026-10-03.
  5. ↑ 중봉 명본, 《천목명본선사잡록(天目明本禪師雜錄)》 권2(만속장경 X1402).
  6. ↑ 운서 주굉 편, 《선관책진(禪關策進)》(대정신수대장경 T2024).
  7. ↑ 왕기 주, 《이태백집주(李太白集注)》 권6.
  8.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김시습, 《매월당집(梅月堂集)》 권21 〈상유자한서(上柳自漢書)〉,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69A_0240_060_0020, 확인날짜=2026-10-03.
  9.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정약용,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제2집,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97A_0340_010_0060, 확인날짜=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