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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조(時機尙早)는 어떤 일을 하기에 아직 때가 이름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줄여서 상조(尙早)라고도 한다.[2]

계획이나 주장 자체가 틀렸다기보다, 아직 조건이 무르익지 않아 지금 실행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을 나타낸다. “도입은 시기상조다”, “시기상조론”처럼 정책·제도·사업의 추진 시점을 두고 찬반이 갈릴 때 특히 많이 쓰인다.

한국어에서는 ‘때 시(時)’와 ‘틀 기(機)’로 된 ‘時機’를 쓰지만, 현대 일본어는 ‘기약할 기(期)’를 쓴 ‘時期尚早(じきしょうそう)’를 표준 형태로 쓴다.[3] 대만 교육부 《성어전》에는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時 시 때 때
機 기 틀, 기회 기회, 계기
尙 상 오히려, 아직 아직
早 조 이르다 이르다

‘時機’는 ‘알맞은 때나 기회’, ‘尙早’는 ‘아직 이르다’이다. ‘尙’은 중국과 일본에서는 ‘尚’으로 쓴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근대에 쓰이기 시작한 한자어이다. 중국 고전과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조선 문집의 원문에서는 이 네 글자를 찾을 수 없다.[4] 실록 국역문에는 1530년(중종 25) 호조가 곡식 방출에 대해 아뢴 기사의 제목 등에 ‘시기상조’가 보이지만, 이는 번역자가 붙인 말이다.[5]

일본 국립국회도서관의 메이지 시대 자료에서는 1880년대부터 ‘時機尙早’가 보인다. 1882년의 《시마네현 통상회 방청록(島根県通常会傍聴録)》과 《효고현회 일지(兵庫県会日誌)》 같은 지방 의회 기록에 “時機尙早”라는 반대 논리가 나온다.[6] ‘時期尙早’라는 표기도 1890년대 회의록에 함께 보이며,[7] 오늘날 일본에서는 이쪽이 표준이 되었다. 《일본국어대사전》은 도쿠가와 무세이(徳川夢声)의 《만담 독본(まんだん読本)》(1932)을 ‘時期尚早’의 첫 용례로 든다.[3]

한국 문헌에서는 대한제국 말기부터 보인다. 1908년 《호남학보》 제8호에 실린 학부 차관의 한성사범학교 연설 필기에 “이 반포는 시기상조다(此 頒布은 時機尙早다)”라고 논하는 사람이 있다는 구절이 있다.[8] 1920년대에는 신문과 잡지에 자주 등장했다. 1922년 1월 16일 《동아일보》 사설의 제목은 “조선 민중에게 자유를 허가함에 대한 시기상조론의 근거 여하오, 회피의 구실이 아닌가”였다.[9] 식민 당국이 조선인의 권리 확대를 미루는 논리로 ‘시기상조’를 내세우던 상황을 보여 준다.

메이지 일본의 이른 형태인 ‘時機尙早’가 한국어에서는 그대로 굳은 것으로 보인다. 1920년대 중국어 문헌에도 ‘時機尙早’가 쓰인 예가 있다.[10]

  • ‘時期尙早’로 적는 경우가 있으나, 표준국어대사전의 한자 표기는 ‘時機尙早’이다.[1]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시기(時期)’는 어떤 일이나 현상이 진행되는 시점, ‘시기(時機)’는 적당한 때나 기회를 뜻한다.
  • 아직 검증되지 않은 프레임워크를 주력 서비스에 바로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 첫 분기 실적만 보고 성공을 단정하기는 시기상조이다.
  • 위원회는 법 개정이 시기상조라며 결정을 다음 회기로 미뤘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상조(尙早): 시기상조와 같은 말.
  • 반대: 만시지탄(晩時之歎): 시기에 늦어 기회를 놓쳤음을 안타까워하는 탄식.
  • 시의적절(時宜適切): 그 당시의 사정이나 요구에 아주 알맞음.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시기상조”,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B%9C%EA%B8%B0%EC%83%81%EC%A1%B0, 확인날짜=2026-10-01.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상조”,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3%81%EC%A1%B0, 확인날짜=2026-10-01.
  3. ↑ 3.0 3.1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時期尚早”,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9%82%E6%9C%9F%E5%B0%9A%E6%97%A9, 확인날짜=2026-10-01.
  4.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時機尙早”(0건), https://sillok.history.go.kr/;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검색 “時機尙早”(0건), https://sjw.history.go.kr/;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고전원문 검색 “時機尙早”(0건),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5.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67권, 중종 25년 1월 5일 병신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kka_12501005_003, 확인날짜=2026-10-01.
  6. ↑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컬렉션, 田原稲美 編, 《島根県通常会傍聴録》(1882), https://lab.ndl.go.jp/dl/book/784957; 《兵庫県会日誌》(1882), https://lab.ndl.go.jp/dl/book/785044, 확인날짜=2026-10-01.
  7. ↑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컬렉션, 《全国木蝋業大会記事》(1896), https://lab.ndl.go.jp/dl/book/1087135, 확인날짜=2026-10-01.
  8. ↑ “學部次官演說筆記(隆熙 二年 十月 十九日 在官立漢城師範學校講堂)”, 《호남학보》 제8호, 1908,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ma_008_0080_0120, https://db.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1.
  9. ↑ “朝鮮民衆에게 自由를 許可함에 對한 時機尙早論의 根據如何오, 回避의 口實이 아닌가”, 동아일보, 1922-01-16,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npda_1922_01_16_v0001_0010, https://db.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1.
  10. ↑ 《소련음모문증휘편(蘇聯陰謀文證彙編)》 〈鄂赤倫報告蘇聯在內蒙古聯合國民軍組織蒙古馬隊供給款項槍械之經過情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