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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모원려(深謀遠慮)는 깊이 생각하여 낸 꾀와 먼 장래를 내다보는 생각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한나라 가의(賈誼)의 〈과진론(過秦論)〉에 나오는 말이다.

눈앞의 이익이나 형편만 보지 않고 멀리 앞날까지 헤아려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을 가리킨다. “심모원려 끝에 내린 결정”, “지도자의 심모원려”처럼 주로 칭찬하는 뜻으로 쓰며, 겉으로는 엉뚱해 보이는 행동 뒤에 깊은 계산이 깔려 있을 때 “알고 보니 심모원려였다”고 하기도 한다.

중국어(深謀遠慮, shēn móu yuǎn lǜ)에서도 같은 뜻으로 쓰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계획이 치밀하고 일을 멀리까지 헤아림”으로 풀이한다.[2] 일본어에서도 深謀遠慮(しんぼうえんりょ)라고 하며, 앞뒤 글자를 바꾼 深慮遠謀(しんりょえんぼう)도 쓴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深 심 깊다 깊다
謀 모 꾀하다, 꾀 꾀, 계책
遠 원 멀다 먼 앞날까지
慮 려 생각하다, 염려하다 헤아림, 생각

‘遠慮’는 본래 ‘먼 앞날까지 헤아리는 생각’이라는 뜻이다. 《논어》 〈위령공〉의 “사람이 먼 앞날을 헤아리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다(人無遠慮,必有近憂)”가 이 뜻으로 쓰인 예이다.[4] 현대 일본어에서 ‘遠慮(えんりょ)’는 주로 ‘사양함, 삼감’이라는 뜻으로 쓰지만, 심모원려의 遠慮는 옛 뜻 그대로이다.[3]

가의의 〈과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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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의 가의는 〈과진론〉에서 진(秦)나라가 망한 까닭을 따졌다. 상편에서 그는 진나라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진섭(陳涉, 진승)이 옛 육국의 군주나 명장들과 비교할 수 없이 보잘것없었다는 점을 들면서 이렇게 썼다.

陳涉之位,非尊於齊、楚、燕、趙、韓、魏、宋、衛、中山之君也;鉏耰棘矜,不銛於鈎戟長鎩也;適戍之衆非亢九國之師也;深謀遠慮,行軍用兵之道,非及鄉時之士也。然而成敗異變,功業相反,何也?

[5]

“진섭의 지위는 제·초·연·조·한·위·송·위·중산의 군주보다 높지 않았고, 호미와 곰방메, 가시나무 창자루는 갈고리창이나 긴 창보다 날카롭지 않았으며, 수자리 가던 무리는 아홉 나라의 군대와 맞설 수 없었다. 깊은 꾀와 먼 헤아림, 행군과 용병의 방도도 지난날의 인물들에 미치지 못하였다. 그런데도 성패가 뒤바뀌고 공업이 거꾸로 된 것은 어째서인가?”

가의의 답은 상편 끝의 “인의를 베풀지 않아 공격과 수비의 형세가 달라졌기 때문이다(仁義不施而攻守之勢異也)”라는 구절이다.[2] 곧 심모원려는 진섭에게 없었던 것, 옛 육국의 인물들이 갖추었던 자질로 거론되었다.

〈과진론〉 하편에서는 진나라 말기 세 임금이 끝내 깨닫지 못한 것을 두고 “이때 세상에 깊은 꾀와 먼 헤아림으로 변화를 아는 선비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當此時也,世非無深謀遠慮知化之士也)”라고 하고, 그런 사람들이 충언을 하지 못한 것은 진나라 풍속이 꺼리는 것이 많아 말을 끝내기도 전에 몸이 죽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6]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이 두 대목을 성어의 출전으로 든다.[2]

《성어전》은 당나라 양형(楊炯)의 비문, 송나라 사마광(司馬光)이 아들에게 검소함을 가르친 글 〈훈검시강(訓儉示康)〉의 “큰 현인의 심모원려를 어찌 범용한 사람이 따라갈 수 있겠는가(大賢之深謀遠慮,豈庸人所及哉)”, 《송사》 〈안수전〉, 《서유기》 제20회 등을 용례로 든다.[2]

한국에서는 조선 초부터 보인다. 1395년 간관 이고(李皋) 등은 상소에서 “옛날 성왕이 심모원려하여 법을 어기는 무리가 당대에 발붙이지 못하게 한 것은 헤아릴 수 없는 환란에 대비하고 종사와 백성을 위한 큰 계책으로 삼았기 때문이다”라며, 고려 왕족을 강화도에 두지 말자고 청하였다.[7]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20건 넘게 나온다.

일본에서는 아라이 하쿠세키(新井白石)의 《독사여론(読史余論)》(1712)이 첫 용례로 꼽힌다.[3]

  • 10년 뒤의 트래픽까지 내다보고 데이터베이스를 샤딩 구조로 설계한 것은 심모원려였다.
  • 당장은 손해처럼 보인 그 양보는 협상 전체를 내다본 심모원려의 결과였다.
  • 심모원려 없이 유행만 좇는 정책은 오래가지 못한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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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사숙고(深思熟考): 깊이 잘 생각함. 《성어전》은 深謀遠慮가 계획의 치밀함과 멀리 헤아림에, 深思熟慮가 신중하고 꼼꼼한 생각에 무게를 둔다고 구별한다.[2]
  • 심모원계(深謀遠計), 심계원려(深計遠慮), 심도원려(深圖遠慮), 모심려원(謀深慮遠): 《성어전》이 드는 같은 뜻의 말. 이 가운데 深謀遠計는 《사기》 〈채택열전〉에, 深計遠慮는 《한서》 〈식화지〉에 보인다.[2]
  • 원려심모(遠慮深謀): 앞뒤를 바꾼 말. 《성어전》은 당나라 한유(韓愈)가 “이 두 사람은 본래 원려심모가 없고 공을 세워 상을 받으려는 데 뜻이 있다(此兩人者,本無遠慮深謀,意在邀功求賞)”라고 쓴 글을 예로 든다.[2]
  • 반대 의미: 근시안(近視眼), 경거망동(輕擧妄動): 가볍고 망령되게 행동함. 《성어전》은 輕舉妄動, 鼠目寸光(쥐의 눈처럼 앞만 봄), 草率從事 등을 반의어로 든다.[2]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심모원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B%AC%EB%AA%A8%EC%9B%90%EB%A0%A4, 확인날짜=2026-09-30.
  2. ↑ 2.0 2.1 2.2 2.3 2.4 2.5 2.6 2.7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深謀遠慮”,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62, 확인날짜=2026-09-30.
  3. ↑ 3.0 3.1 3.2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深謀遠慮”,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B7%B1%E8%AC%80%E9%81%A0%E6%85%AE, 확인날짜=2026-09-30.
  4. ↑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
  5. ↑ 가의(賈誼), 〈과진론 상(過秦論上)〉, 《신서(新書)》 권1. 《사기》 권6 〈진시황본기〉의 논찬에도 인용되어 있다.
  6. ↑ 가의(賈誼), 〈과진론 하(過秦論下)〉, 《신서(新書)》 권1.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태조실록》 7권, 태조 4년 4월 25일 무자 5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aa_10404025_005, 확인날짜=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