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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목구어(緣木求魚)는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굳이 하려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맹자(孟子)》 〈양혜왕 상(梁惠王上)〉에서 맹자가 제(齊)나라 선왕(宣王)에게 한 말에서 나왔다.

‘연(緣)’은 여기서 ‘인연’이 아니라 ‘타고 오르다’라는 뜻이다. 물고기는 물에서 찾아야 하는데 나무 위에서 찾으니, 아무리 애써도 얻을 수 없다. 목적과 수단이 맞지 않아 헛수고가 될 수밖에 없는 일을 가리킨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은 “방법을 잘못 써서 헛수고만 함”으로 풀이한다.[2]

중국어에서도 같은 형태로 쓰고, 일본어에서는 ‘木に縁りて魚を求む(きによりてうおをもとむ)’라고 훈독해 쓴다.[3]

맹자와 제 선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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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대 제나라 선왕은 춘추 시대 제 환공(齊桓公)과 진 문공(晉文公)의 패업을 본받고 싶어 맹자에게 그들의 일을 물었다. 맹자는 그 일은 들은 바 없다며 백성을 보살피는 왕도(王道)를 이야기했고, 문답 끝에 선왕이 끝내 입 밖에 내지 않은 ‘크게 바라는 것’을 짚어 냈다.[4]

曰:「然則王之大欲,可知已:欲闢土地,朝秦楚,蒞中國而撫四夷也。以若所為,求若所欲,猶緣木而求魚也。」
王曰:「若是其甚與?」
曰:「殆有甚焉。緣木求魚,雖不得魚,無後災;以若所為,求若所欲,盡心力而為之,後必有災。」

“그렇다면 왕께서 크게 바라시는 바를 알 수 있습니다. 땅을 넓히고 진(秦)나라와 초(楚)나라의 조회를 받으며, 중국에 군림하여 사방의 오랑캐를 어루만지려는 것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이런 바람을 이루려 하시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왕이 “그렇게까지 심합니까?” 하고 묻자 맹자는 “그보다 더 심합니다.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은 비록 물고기를 얻지 못해도 뒤따르는 재앙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이런 바람을 이루려 하시면, 마음과 힘을 다해 애쓸수록 뒤에 반드시 재앙이 있습니다”라고 답했다.[4]

앞의 “以若所為(이런 방법으로)”는 군사를 일으켜 신하와 병사를 위태롭게 하고 제후들과 원한을 맺는 일을 가리킨다. 맹자는 무력으로 패권을 얻으려는 것이 방법부터 틀렸을 뿐 아니라, 헛수고로 끝나는 연목구어보다 더 나빠서 재앙까지 부른다고 경고한 것이다. 맹자는 이어서 작은 추(鄒)나라가 큰 초나라와 싸우면 누가 이기겠느냐고 물으며 “적은 것은 본디 많은 것을 대적할 수 없다(寡固不可以敵眾)”고 했고, 이 말은 ‘중과부적’의 뿌리가 되었다. 그러고는 인정(仁政)을 베풀어 천하 사람들이 스스로 모여들게 하는 것이 근본이라고 했다.

네 글자 ‘緣木求魚’는 맹자의 말 안에 이미 그대로 나온다. 판본에 따라 글자가 조금 달라서, 《성어전》이 인용한 본문은 “王之所大欲”, “欲辟土地”, “莅中國”으로 되어 있다.[2] 후한의 조기(趙岐)는 주석에서 “높은 나무에 올라가 살아 있는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다(如緣喬木而求生魚也)”고 풀었다.[5]

《성어전》은 《후한서(後漢書)》 〈유현전(劉玄傳)〉의 “비유하자면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고 산에 올라 진주를 캐는 것과 같다(譬猶緣木求魚,升山採珠)”, 《삼국지(三國志)》 〈고당륭전(高堂隆傳)〉의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고 물을 끓여 얼음을 만드는 것과 같아 얻을 수 없음이 분명하다(猶緣木求魚,煎水作冰,其不可得,明矣)”를 비롯해, 당나라 승려 관휴(貫休)의 시, 《봉신연의》, 《요재지이》, 《경화연》 등을 용례로 든다.[2] 이른 시기부터 ‘불가능한 일’의 대표적인 비유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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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말 이색(李穡)은 〈연아(演雅)〉에서 “그루터기를 지켜 토끼를 기다린다는 옛말을 들었고,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면 뒤탈이 없다(守株待兔聞前語,緣木求魚絶後災)”라고 읊었다.[6] 《맹자》의 “雖不得魚,無後災”를 그대로 옮겨 온 구절이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緣木求魚’가 16건 나온다.[7] 그 가운데 이른 것은 1515년(중종 10년) 담양 부사 박상(朴祥)과 순창 군수 김정(金淨)이 함께 올린 상소다. 이들은 반정 뒤 폐위된 중종의 첫 왕비 신씨(愼氏)를 복위하라고 청하면서 “인륜은 왕화(王化)의 근원인데 위에서부터 먼저 어지럽혔으니, 이것으로 다스림을 이루기 바라는 것은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다(以是而欲望治化之成,猶緣木求魚)”고 했다.[8]

이이(李珥)는 1574년(선조 7년)의 〈만언봉사(萬言封事)〉에서 고을마다 나지도 않는 물건을 공물로 바치게 하는 폐단을 두고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고 배를 타고 짐승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有如緣木求魚,乘船捕獸)”고 했다.[9]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緣 연 인연, 가장자리 타고 오르다
木 목 나무 나무
求 구 구하다 찾다, 얻으려 하다
魚 어 물고기 물고기
  • 보안 교육 없이 비밀번호 규칙만 복잡하게 바꿔서 사고를 막겠다는 것은 연목구어다.
  • 원인을 분석하지 않고 서버만 계속 늘려서 느린 쿼리를 해결하려는 것은 연목구어에 가깝다.
  • 공부는 하지 않고 합격만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일 뿐이다.
  • 조선 중기의 김안로(金安老)는 이치를 다 궁구하기 어렵다는 예로 “맹자는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한다는 말로 이치에 닿지 않음을 극단적으로 말했지만, 촉(蜀) 땅에는 나무에 오르는 물고기가 있다(孟子曰如緣木求魚,極言其無理,而蜀有緣木之魚)”고 적었다.[10]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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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어연목(求魚緣木), 연목희어(緣木希魚): 연목구어와 같은 뜻.[2]
  • 상산구어(上山求魚): 산 위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연목구어와 같은 뜻.[11]
  • 《성어전》은 가까운 말로 ‘수중로월(水中撈月)’, ‘죽람타수(竹籃打水)’, ‘취사작반(炊沙作飯)’, ‘전수작빙(煎水作冰)’을 든다.[2] 모두 물에 비친 달 건지기, 대바구니로 물 긷기, 모래로 밥 짓기, 물 끓여 얼음 만들기처럼 될 수 없는 일을 가리킨다.
  • 중과부적(衆寡不敵): 같은 대목에서 맹자가 이어서 한 말에서 나온 성어.
  • 수주대토(守株待兎): 낡은 방법을 고집하며 요행을 바람.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연목구어”,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7%B0%EB%AA%A9%EA%B5%AC%EC%96%B4, 확인날짜=2026-09-27.
  2. ↑ 2.0 2.1 2.2 2.3 2.4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緣木求魚”,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86, 확인날짜=2026-09-27.
  3. ↑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속담을 아는 사전(ことわざを知る辞典)》, “木に縁りて魚を求む”,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C%A8%E3%81%AB%E7%B8%81%E3%82%8A%E3%81%A6%E9%AD%9A%E3%82%92%E6%B1%82%E3%82%80, 확인날짜=2026-09-27.
  4. ↑ 4.0 4.1 《맹자(孟子)》 〈양혜왕 상(梁惠王上)〉.
  5. ↑ 조기(趙岐) 주, 《맹자주소(孟子注疏)》 권1 하.
  6. ↑ 이색(李穡), 〈연아(演雅) 3수〉, 《목은시고(牧隱詩藁)》 권9,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020A_0160_010_086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020A_0160_010_0860, 확인날짜=2026-09-27.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緣木求魚”(16건),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7.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22권, 중종 10년 8월 8일 임술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ka_11008008_001, 확인날짜=2026-09-27.
  9. ↑ 이이(李珥), 〈만언봉사(萬言封事) 갑술〉, 《율곡전서(栗谷全書)》 권5,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201A_0060_010_007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201A_0060_010_0070, 확인날짜=2026-09-27.
  10. ↑ 김안로(金安老), 〈궁리(窮理)〉, 《희락당고(希樂堂稿)》 권8,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113A_0100_010_028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113A_0100_010_0280, 확인날짜=2026-09-27.
  1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상산구어”,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3%81%EC%82%B0%EA%B5%AC%EC%96%B4,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