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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동주(吳越同舟)는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한 배를 탄다’는 뜻으로, 서로 적대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있게 되거나 어쩔 수 없이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손자(孫子)》 〈구지(九地)〉에서 나온 말이다.[1]

오월동주는 두 가지 장면에 쓰인다. 하나는 사이가 나쁜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어색한 상황이고, 다른 하나는 평소의 원수라도 공동의 위기 앞에서는 손을 잡는 상황이다. 경쟁 기업의 제휴, 정당 간의 한시적 연대, 라이벌 선수들이 한 대표팀에 모인 경우 등을 가리킬 때 흔히 쓴다. 일본의 《고사성어를 아는 사전》은 원래부터 사이가 좋은 관계에는 이 말을 쓰기 어렵고, 기본적으로 경쟁 관계인 양쪽이 함께할 때 어울린다고 설명한다.[2]

중국어에서도 吳越同舟라고 쓰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이를 “오와 월 두 나라가 서로 적국이지만 위난이 있으면 서로 구한다”는 뜻으로 풀고 뒤에 ‘환난 속에서 원수가 벗이 되어 함께 어려움을 넘는다’는 비유가 되었다고 설명한다.[3] 중국어에서는 같은 구절에서 나온 ‘동주공제(同舟共濟)’도 널리 쓰이는데, 《성어전》은 이쪽을 본 항목으로 두어 〈구지〉 원문과 풀이를 싣고, 원래 형태는 ‘동주이제(同舟而濟)’였다고 설명한다.[4] 일본어에서는 ‘呉越同舟(ごえつどうしゅう)’라고 한다.[2]

《손자》 〈구지〉에서 손무는 잘 싸우는 군대를 상산(常山)의 뱀 ‘솔연(率然)’에 비유한다. 머리를 치면 꼬리가, 꼬리를 치면 머리가, 허리를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함께 덤벼드는 뱀처럼 군대 전체가 한 몸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군대를 만들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한다.[5]

曰:「可。夫吳人與越人相惡也,當其同舟而濟,遇風,其相救也如左右手。是故方馬埋輪,未足恃也;齊勇若一,政之道也;剛柔皆得,地之理也。故善用兵者,攜手若使一人,不得已也。」

“할 수 있다.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서로 미워하지만, 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 바람을 만나면 서로 돕기를 왼손과 오른손처럼 한다. 그러므로 말을 나란히 묶어 두고 수레바퀴를 땅에 묻는 것(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조치)만으로는 믿을 수 없다. 모두가 한결같이 용감하게 만드는 것은 다스림의 도리이고, 굳센 자와 부드러운 자를 모두 제대로 쓰는 것은 지형의 이치이다. 그러므로 용병을 잘하는 사람이 군대를 한 사람 부리듯 손을 맞잡게 하는 것은 병사들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4]

곧 원문의 요지는 ‘원수끼리도 같은 위기에 처하면 한 몸처럼 협력하니, 장수는 병사들을 그런 처지에 두어야 한다’는 데 있다. 원문은 두 나라 ‘사람’을 들어 만든 가정의 비유이며, 어떤 사람들이 실제로 한 배를 탄 사건을 적은 것은 아니다. 오와 월은 춘추 시대 말기 장강 하류에서 맞붙어 여러 차례 전쟁을 벌인 나라로, 두 나라의 원한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고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네 글자 형태

편집 원본 편집

‘吳越同舟’라는 네 글자는 《손자》에는 없고 뒤에 만들어진 말이다. 청나라 때 엮은 《어정역대부휘(御定歷代賦彙)》에는 당나라 원불약(袁不約)의 〈오월동주부(吳越同舟賦)〉라는 제목이 실려 있고, 명·청 시대 문헌에도 “옛사람이 말한 오월동주(古人言吳越同舟者)”와 같은 표현이 보인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일본어의 첫 용례로 오카모토 가노코(岡本かの子)의 소설 《생생유전(生々流転)》(1939)을 든다.[2]

한국의 옛 문헌에서는 이 네 글자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조선왕조실록》 원문과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 ‘吳越同舟’를 검색하면 한 건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손자》의 원래 표현인 ‘同舟而濟(한 배로 강을 건넘)’는 임진왜란 때의 편지 등에 쓰였다. 김기(金圻)는 1592년 순찰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오늘의 형세는 한 배로 강을 건너는 것과 같아, 건너면 모두 그 이로움을 함께하고 실패하면 모두 그 해를 입는다(若同舟而濟。濟則皆同其利。敗則皆被其害)”고 썼다.[6]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吳 오 나라 이름 춘추 시대의 오나라
越 월 넘다, 나라 이름 춘추 시대의 월나라
同 동 같다, 함께 함께
舟 주 배 배를 타다
  • 서로 표준 경쟁을 벌이던 두 회사가 새 보안 취약점 대응을 위해 공동 협의체를 꾸린 것은 오월동주에 가깝다.
  • 앙숙이던 두 선수가 국가대표팀에서 오월동주하게 되었다.
  • 여야가 재난 복구 예산만큼은 오월동주의 자세로 합의했다.
  • 원문에서 오월동주의 비유 바로 앞에 나오는 솔연(率然)은 “상산의 뱀(常山之蛇)”으로, 머리와 꼬리가 서로 구원하는 군대의 비유이다. 송나라 장예(張預)는 이를 진법(陣法)의 비유로 풀었다.[7]
  • 일본의 《고사성어를 아는 사전》은 오월동주가 사이가 나빠 잘 섞이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원래의 적이 협력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고 적는다. 한국어에서도 두 쓰임이 함께 보인다.[2]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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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주공제(同舟共濟): 한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는 뜻으로,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 냄. 같은 《손자》 구절에서 나왔다.[4]
  • 동상이몽(同牀異夢):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 속으로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함. 《성어전》은 동주공제의 반대말로 든다.[4]
  • 와신상담(臥薪嘗膽): 오와 월의 원한에서 나온 또 하나의 성어.
  • 합종연횡(合從連衡):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 세력이 손을 잡거나 갈라서는 외교 전략.
  • 영어의 ‘in the same boat’도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오월동주”,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8%A4%EC%9B%94%EB%8F%99%EC%A3%BC, 확인날짜=2026-09-26.
  2. ↑ 2.0 2.1 2.2 2.3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呉越同舟”,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91%89%E8%B6%8A%E5%90%8C%E8%88%9F, 확인날짜=2026-09-26.
  3.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吳越同舟”,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245, 확인날짜=2026-09-26.
  4. ↑ 4.0 4.1 4.2 4.3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同舟共濟”,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14, 확인날짜=2026-09-26.
  5. ↑ 《손자(孫子)》 〈구지(九地)〉.
  6.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김기(金圻), 《북애집(北厓集)》 권3 〈여순찰사서(與巡察使書) 임진〉,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710A_0040_010_0020, 확인날짜=2026-09-26.
  7. ↑ 《십일가주손자(十一家注孫子)》 〈구지(九地)〉 장예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