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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칠기삼(運七技三)은 운이 칠 할이고 재주나 노력이 삼 할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일은 재주나 노력보다 운에 달려 있음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일의 성패는 실력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운이 크게 좌우한다는 말이다. 시험·승부·사업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왔을 때 “결국 운칠기삼”이라며 체념하거나, 반대로 성공한 사람이 자기 공을 낮추며 겸손하게 말할 때 쓴다. 바둑·장기처럼 실력이 중요한 놀이보다 화투·마작·포커처럼 패의 운이 끼어드는 승부를 두고 자주 쓰인다.

‘운’과 ‘기’의 비율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 특징이며, ‘기운 기(氣)’ 자를 써서 運七氣三으로 적는 경우도 있다.[2]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아직 오르지 않았고 우리말샘에 실려 있다.[1]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運 운 옮기다, 운수 운, 운수
七 칠 일곱 칠 할
技 기 재주 재주, 실력
三 삼 셋 삼 할

네 글자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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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運七技三’은 중국 고전 원문,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 원문,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3] 지금까지 찾은 가장 이른 기록은 1930년 일본에서 나온 신어 사전 《현대어신사전(現代語新辭典)》으로, “운칠기삼이라 하면 운이 7할, 기량이 3할로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는 뜻(運七技三と云へば運が七分で技倆が三分で成功、失敗が決すると云ふ意)”이라고 풀이했다.[4] 근대에 생긴 말로 보이며, 코토뱅크에 실린 오늘날의 일본 국어사전들에는 표제어로 없고 주로 한국에서 널리 쓰인다.

《자불어》의 “두 신의 주먹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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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칠기삼과 함께 흔히 소개되는 이야기는 청나라 원매(袁枚)가 지은 괴담집 《자불어(子不語)》 권3의 〈양신상구(兩神相毆)〉, 곧 “두 신이 서로 치고받다”이다.[5] 줄거리는 이렇다.

상주(常州) 사람 종호(鍾護)는 평생 착한 일을 했는데도 늘그막에 자식이 없고 먹고 입을 것도 넉넉지 않았다. 그는 죽어서 저승에 억울함을 호소하겠다며 숨을 거두었다가 사흘 만에 깨어나 겪은 일을 이야기했다. 저승에서 상선벌악을 맡은 이대왕(李大王)을 찾아가니, 이대왕은 “선악은 내가 알지만 네가 가난하고 자식이 없는 것은 내 소관이 아니고 소대왕(素大王)의 일”이라고 했다. 종호는 ‘이(李)’는 이치(理)이고 ‘소(素)’는 운수(數)임을 깨달았다. 두 신이 길에서 만나 말다툼 끝에 주먹다짐을 벌이고 옥황상제에게 판결을 청하자, 선녀가 하늘의 술 열 잔을 가져와 많이 마시는 쪽의 손을 들어 주겠다고 했다. 이대왕은 주량을 자랑하며 나섰으나 석 잔에 배를 움켜쥐고 토하려 했고, 소대왕은 일곱 잔을 마시고도 멀쩡했다. 옥황상제는 이렇게 판결했다.

理不勝數,自古皆然。觀此酒量,汝等便該明曉。……素王掌管七分,李王掌管三分。素王因量大,故往往飲醉,顛倒亂行。……然畢竟李王能飲三杯,則人心天理,美惡是非,終有三分公道,直到萬古千秋,綿綿不斷。

“이치가 운수를 이기지 못함은 예부터 그러했다. 이 주량을 보면 너희도 알 것이다. …… 소왕이 칠 푼을 맡고 이왕이 삼 푼을 맡는다. 소왕은 주량이 커서 자주 취해 뒤죽박죽으로 일을 처리한다. …… 그러나 결국 이왕도 석 잔은 마셨으니, 인심과 천리, 선악과 시비에는 끝내 삼 푼의 공도가 있어 만고천추에 끊이지 않을 것이다.”

옥황상제는 이 이치를 세상에 알리라며 종호의 수명을 한 기(一紀, 12년) 늘려 돌려보냈고, 그는 이름을 ‘깨달을 오(悟)’ 자를 쓴 종오(鍾悟)로 바꾸고 12년 뒤에 죽었다.[5]

이 이야기에서 7 대 3으로 맞서는 것은 운수(數)와 이치(理)이다. 사람의 재주나 노력(技)을 말한 것이 아니고, 세상일이 정의대로만 풀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삼 할의 공도는 살아 있다는 교훈이다. 운칠기삼의 ‘칠 대 삼’이라는 비율과 술내기 장면은 이 이야기와 맞아떨어지지만, ‘기(技)’ 자는 근대에 이 말이 굳으면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잘못 알려진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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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이 이야기가 청나라 포송령(蒲松齡)의 《요재지이(聊齋志異)》에 실려 있다고 흔히 소개되며, 과거에 번번이 떨어진 선비가 옥황상제에게 따지자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이 술내기를 했다는 줄거리로 전해진다.[6][2] 그러나 원문으로 확인되는 이야기는 원매의 《자불어》에 있으며, 주인공도 과거 낙방생이 아니라 거인(擧人) 출신의 선량한 노인이다.[5] 《자불어》와 《요재지이》는 모두 청대의 괴담집이라 서로 혼동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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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에서는 運七技三을 성어로 쓰지 않는다. 비슷한 뜻으로는 “일을 꾀하는 것은 사람이지만 이루는 것은 하늘(謀事在人,成事在天)”이라는 속담을 많이 쓴다.
  • 일본어에는 성공에는 운(運)·끈기(根)·둔함(鈍)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는 운콘돈(運根鈍)이라는 말이 있다. 운칠기삼과 달리 운과 함께 끈기를 강조한다.[7]
  • 같은 전략으로 투자해도 결과가 엇갈리는 걸 보면 주식은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 해커톤 우승 소감에서 그는 “운칠기삼이었다”며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 운칠기삼이라지만, 삼 할의 실력도 없으면 칠 할의 운이 와도 잡을 수 없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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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수소관(運數所關): 모든 일이 운수에 달려 있어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음.[8]
  •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림.
  • 새옹지마(塞翁之馬): 인생의 길흉화복은 늘 바뀌어 예측하기 어려움.
  •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감. 《자불어》의 ‘삼 할의 공도’와 통한다.
  1. ↑ 1.0 1.1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운칠기삼”,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focus_name=query&query=%EC%9A%B4%EC%B9%A0%EA%B8%B0%EC%82%BC, 확인날짜=2026-10-10.
  2. ↑ 2.0 2.1 정연태, “[정연태 四柱 이야기] 운칠기삼(運七氣三)”, 경남신문, 2014-11-10,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129307, 확인날짜=2026-10-10.
  3.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 원문 검색 및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원문 검색, “運七技三”, https://sillok.history.go.kr/ · https://sjw.history.go.kr/ ·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0.
  4. ↑ 아라이 쇼자부로(新井正三郎) 편, 《현대어신사전(現代語新辭典)》, 1930,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컬렉션, https://dl.ndl.go.jp/info:ndljp/pid/1110415, 확인날짜=2026-10-10.
  5. ↑ 5.0 5.1 5.2 원매(袁枚), 《자불어(子不語)》 권3 〈양신상구(兩神相毆)〉.
  6. ↑ 참고: “운칠기삼<運七技三>의 진짜 의미”, 포브스코리아, 2009-02-05, https://www.forbes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7730, 확인날짜=2026-10-10.
  7. ↑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運根鈍”,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81%8B%E6%A0%B9%E9%88%8D, 확인날짜=2026-10-10.
  8.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운수소관”,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A%B4%EC%88%98%EC%86%8C%EA%B4%80, 확인날짜=202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