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기소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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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소침(意氣銷沈)은 기운이 없어지고 풀이 죽음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의기저상(意氣沮喪)’이라고도 한다.[1]
‘의기(意氣)’는 무엇을 해내려는 마음과 기세이고, ‘소침(銷沈)’은 녹아 없어지고 가라앉는다는 말이다. 시험에 떨어지거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자신감을 잃고 움츠러든 모습을 가리키며, “실패 한 번에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처럼 쓴다. 같은 ‘의기’로 시작하는 의기양양(意氣揚揚)과 정반대의 상태를 나타낸다.
‘銷’ 대신 ‘消’를 써서 ‘意氣消沈’으로 적기도 한다. 일본어에서도 ‘意気消沈(いきしょうちん)’, ‘意気銷沈’이라 하여 한국어와 같은 뜻으로 쓰며, 《일본국어대사전》과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은 반대말로 ‘의기양양(意気揚揚)’을 든다.[2] 현대 중국어에서는 ‘意氣消沉’이라는 표현도 쓰이며, 성어로는 ‘수두상기(垂頭喪氣)’가 비슷한 자리에 쓰인다.[3]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글자 뜻 그대로 굳은 말이다. 고전 문헌에서는 드물게 보인다. 남송 말에서 원나라 초에 걸쳐 산 유훈(劉壎)은 태학의 시험에 붙은 뒤 운사 진이부(陳吏部)에게 올린 사례의 글에서, 그동안 낙방을 거듭한 자신을 두고 “사흘 걸리는 시험 문장에 정신이 지치고, 《시경》 공부에 의기가 꺾였다(精神疲敝於三日之文,意氣銷沈於四詩之學)”고 썼다.[4] 여러 번 시험에 떨어져 풀이 죽은 처지를 말한 것으로, 지금의 쓰임과 같다.
중국에서는 그 뒤로도 이 말이 흔하지 않다가 근대에 ‘意氣消沉’, ‘意氣銷沉’으로 다시 쓰였다. 위다푸(郁達夫)의 소설 〈위병(胃病)〉에는 “그 의기소침한 얼굴(他那意氣消沉的面貌)”이라는 구절이 보인다.[5]
《일본국어대사전》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1905~06) 제8장의 “그 완고한 사람이 의기소침해 있는 모습은(あの頑固なのが意気銷沈して居る所は)”을 첫 용례로 든다.[2]
- 첫 모의 해킹 평가에서 취약점을 하나도 찾지 못한 신입 연구원은 한동안 의기소침해 있었다.
- 결승에서 진 선수들에게 감독은 의기소침하지 말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자고 다독였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의기소침”,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D%98%EA%B8%B0%EC%86%8C%EC%B9%A8, 확인날짜=2026-10-01.
- ↑ 2.0 2.1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意気消沈”,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84%8F%E6%B0%97%E6%B6%88%E6%B2%88, 확인날짜=2026-10-01.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垂頭喪氣”,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07, 확인날짜=2026-10-01.
- ↑ 유훈(劉壎), 《수운촌고(水雲村稾)》 권10 〈혼보시중사운사진이부(混補試中謝運使陳吏部)〉.
- ↑ 위다푸(郁達夫), 〈위병(胃病)〉.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검색 “意氣銷沈”·“意氣消沈”(원문 0건), “의기소침”(국역 2건), https://sillok.history.go.kr/;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고전원문 검색 “意氣銷沈”(0건),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효종실록》 9권, 효종 3년 11월 21일 기축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kqa_10311021_004, 확인날짜=2026-10-01.
- ↑ 사조제(謝肇淛), 《오잡조(五雜俎)》 권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