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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지사(已往之事)는 이미 지나간 일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으니 따지지 말자는 뜻을 담아 쓰는 경우가 많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같은 뜻의 말로 ‘이과지사(已過之事)’, ‘이사(已事)’를 든다.[1] 거의 같은 뜻으로 ‘기왕지사(旣往之事)’도 쓰는데, 표준국어대사전은 이를 “이왕에 지나간 일”로 풀이한다.[2]

입말에서는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끝까지 해 보자”처럼 ‘이미 그렇게 된 바에야’라는 뜻의 부사처럼 쓰는 일이 많다. 이는 ‘이왕(已往)’이 명사로 ‘지금보다 이전’을, 부사로 ‘이미 정하여진 사실로서 그렇게 된 바에’를 뜻하는 것과 같은 쓰임이다.[3] ‘已’를 ‘以’로 쓴 ‘以往’은 ‘그동안’, ‘이제보다 전’을 뜻하는 다른 말이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已 이 이미, 그치다 이미
往 왕 가다 지나감
之 지 어조사(~의) ~한
事 사 일 일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한문에서 ‘이미 지나간 일’을 그대로 이르던 말이다. 동진 왕가(王嘉)의 《습유기(拾遺記)》 권3에는 춘추시대 송 경공에게 찾아온 은자가 “앞으로 올 조짐을 말하고, 이어 이미 지나간 일을 말하는데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語則及未來之兆,次及已往之事,萬不失一)”는 대목이 있다.[4]

‘지나간 일이니 다시 따질 것 없다’는 오늘날의 쓰임도 일찍부터 보인다. 《양서(梁書)》 〈심약전(沈約傳)〉에 따르면, 양 무제가 원한을 품었던 장직(張稷)이 죽은 뒤 이 일을 심약에게 말하자, 심약은 “상서좌복야를 변방 주의 자사로 내보낸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니 어찌 다시 논하겠습니까(已往之事,何足復論)”라고 답했다. 무제는 사돈끼리 감싼다며 크게 노해 자리를 떴고, 심약은 두려움에 병이 들었다고 한다.[5]

한국 문헌에서도 같은 쓰임이 일찍 보인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선덕왕 13년(644) 조에는 당 태종의 사신 상리현장(相里玄奬)이 신라 공격을 멈추라고 요구하자, 연개소문이 수나라 때 신라가 고구려 땅 5백 리를 빼앗았다며 거절하고, 현장이 “이미 지나간 일을 어찌 따질 수 있는가(已往之事,焉可追論)”라고 맞받은 장면이 있다.[6]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已往之事’가 150건 넘게 나오며, 1415년(태종 15년) 박은(朴訔)이 노비 소송을 반씩 나누어 판결하던 관행을 두고 “이미 지나간 일은 바로잡을 수 없지만 어찌 그 자취를 따라 다시 그런 일을 하겠습니까”라고 아뢴 대목이 이른 예이다.[7]

잘못 알려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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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목록 가운데에는 이 말의 출전으로 《성종실록》 64권 성종 7년(1476) 2월 19일 기사를 드는 경우가 있다(나무위키 등). 이 기사에 “已往之事,何更論之(지나간 일을 어찌 다시 논하겠느냐)”라는 성종의 말이 있는 것은 맞지만,[8] 실록 안에서도 그보다 이른 1415년 기사가 있고, 중국과 한국의 옛 문헌에는 훨씬 이른 용례가 있다.

  • 이왕지사 장애가 터졌으니 원인을 탓하기보다 복구부터 서두르자.
  • 이왕지사 늦어진 프로젝트, 이번에는 테스트를 충분히 하고 출시하기로 했다.
  • 이왕지사 헤어진 사람을 붙잡고 원망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나.
  • 1476년 성종의 말은 유자광(柳子光)이 영의정을 지낸 한명회(韓明澮)의 발언을 문제 삼아 처벌을 청하는 긴 상소를 올리자, 임금이 “지나간 일을 어찌 다시 논하겠느냐”는 한마디로 물리친 것이다.[8] 한명회는 성종의 장인이었다.
  • 《논어》 〈팔일(八佾)〉의 “이미 이루어진 일은 말하지 않고, 끝난 일은 간하지 않으며, 지나간 일은 탓하지 않는다(成事不說,遂事不諫,既往不咎)”는 같은 생각을 담은 말로 자주 함께 인용된다.[9]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기왕지사(旣往之事): 이왕에 지나간 일.[2]
  • 이과지사(已過之事): 이미 지나간 일.[1]
  • 기왕불구(旣往不咎): 지나간 일은 탓하지 않음.
  •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음.
  • 후회막급(後悔莫及): 이미 잘못된 뒤에 아무리 후회해도 어찌할 수가 없음.
  1. ↑ 1.0 1.1 1.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이왕지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D%B4%EC%99%95%EC%A7%80%EC%82%AC, 확인날짜=2026-10-12.
  2. ↑ 2.0 2.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기왕지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8%B0%EC%99%95%EC%A7%80%EC%82%AC, 확인날짜=2026-10-12.
  3. ↑ 3.0 3.1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이왕”,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C%9D%B4%EC%99%95, 확인날짜=2026-10-12. 이왕(已往) 「003」「004」.
  4. ↑ 왕가(王嘉), 《습유기(拾遺記)》 권3.
  5. ↑ 요사렴(姚思廉), 《양서(梁書)》 권13 〈심약전(沈約傳)〉.
  6. ↑ 김부식(金富軾), 《삼국사기(三國史記)》 권5 〈신라본기(新羅本紀)〉 선덕왕 13년.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태종실록》 30권, 태종 15년 11월 6일 기해 5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ca_11511006_005, 확인날짜=2026-10-12.
  8. ↑ 8.0 8.1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성종실록》 64권, 성종 7년 2월 19일 계사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ia_10702019_002, 확인날짜=2026-10-12.
  9. ↑ 《논어(論語)》 〈팔일(八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