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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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進退兩難)은 나아가기도 물러나기도 어렵다는 뜻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처지를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진퇴무로(進退無路)’라고도 한다.[1]
어느 쪽을 택해도 곤란한 상황, 곧 앞으로 밀고 나가자니 위험하고 물러서자니 잃는 것이 큰 처지를 가리킨다. “진퇴양난에 빠지다”, “진퇴양난의 처지”처럼 쓴다. 비슷한 말인 진퇴유곡(進退維谷)이 《시경》에서 나온 옛말이라면, 진퇴양난은 명나라 무렵부터 소설과 희곡에서 널리 쓰인 말이다. 우리말 관용구 “빼도 박도 못한다”와 뜻이 통한다.
중국어에서도 같은 한자로 쓴다.[2] 일본어에서는 ‘進退両難(しんたいりょうなん)’이라고 하며, 《일본국어대사전》은 고다 로한(幸田露伴)의 소설 《쓰유단단(露団々)》(1889)을 첫 용례로 든다.[3]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이 말을 풀이하면서 《삼국지연의》 제65회와 《서유기》 제21회를 용례로 든다.[2] 《삼국지연의》 제65회에서 제갈량은 한중의 장로와 틀어져 돌아갈 곳을 잃은 마초(馬超)를 두고 유비에게 이렇게 말한다.
孔明謂玄德曰:「今馬超正在進退兩難之際,亮憑三寸不爛之舌,親往超寨,說馬超來降。」
“지금 마초는 나아가지도 물러나지도 못하는 처지에 있으니, 제가 세 치 썩지 않는 혀로 직접 마초의 진영에 가서 항복하도록 설득하겠습니다.” 같은 책 제63회에서도 제갈량은 방통이 전사한 뒤 부관(涪關)에 머문 유비의 처지를 ‘진퇴양난’이라고 했다. 이처럼 명·청대 소설과 희곡에서는 등장인물이 궁지에 몰린 장면마다 이 말이 되풀이해 쓰였다.
같은 처지를 말한 더 오래된 표현은 《시경》 〈대아(大雅)·상유(桑柔)〉의 “사람들이 또 말하기를, 나아가도 물러나도 궁하다고 한다(人亦有言:進退維谷)”이다. 《성어전》은 이 구절을 ‘진퇴유곡(進退維谷)’의 출전으로 들고, ‘진퇴양난’을 그 가까운 말로 든다.[5]
나무위키 등에는 당나라 이정(李靖)의 《위공병법(衛公兵法)》에 나오는 “進退又難”을 진퇴양난의 출전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구절은 성을 공격하는 적병이 무거운 갑옷 때문에 “나아가고 물러나기가 또한 어렵다”는 전술 설명으로 네 글자 성어가 아니다. 오늘 전하는 문헌으로는 두우(杜佑)의 《통전(通典)》 권152 〈수거법(守拒法)〉에 실려 있으며, 원문도 “退則其帥逼迫(물러나면 장수가 다그친다)”이다.[6]
- 이황(李滉)은 정직재(鄭直哉)에게 보낸 답장에서 “내가 헛된 이름에 잘못 걸려 나아가도 물러나도 어려운 처지가 되어(僕爲虛名所誤。進退兩難), 거적을 깔고 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7]
-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進退兩難’이 나오지 않는다. 같은 뜻으로 ‘進退維谷’이 35건, ‘進退俱難’이 8건 보인다(원문 기준).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進 | 진 | 나아가다 | 앞으로 나아가다 |
| 退 | 퇴 | 물러나다 | 뒤로 물러나다 |
| 兩 | 양 | 둘 | 둘 다 |
| 難 | 난 | 어렵다 | 어렵다 |
- 보안 패치를 적용하면 핵심 서비스가 멈추고, 적용하지 않으면 공격에 노출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 원자재 값은 오르는데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떠나니 자영업자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양측 모두 진퇴양난의 처지가 되었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진퇴양난”,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A7%84%ED%87%B4%EC%96%91%EB%82%9C, 확인날짜=2026-09-27.
- ↑ 2.0 2.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進退兩難”,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012, 확인날짜=2026-09-27.
-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進退両難”,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80%B2%E9%80%80%E4%B8%A1%E9%9B%A3, 확인날짜=2026-09-27.
- ↑ 나관중,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제65회.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進退維谷”,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464, 확인날짜=2026-09-27.
- ↑ 두우(杜佑), 《통전(通典)》 권152 〈병전(兵典)·수거법(守拒法)〉.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이황, 《퇴계집(退溪集)》, 〈답정직재(答鄭直哉)〉, 자료ID ITKC_MO_0144A_0570_010_0280,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144A_0570_010_0280,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