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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운불우(密雲不雨)는 구름은 잔뜩 끼었으나 비는 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조건은 갖추어졌으나 아무런 일도 이루어지지 않아 답답함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주역》 소축괘(小畜卦)의 괘사에서 나온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고 우리말샘에 올라 있다.[1]

한국어에서는 일이 될 듯 될 듯하면서도 끝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을 말할 때 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일이 이미 무르익었으나 아직 터지지 않은 것”의 비유로 풀이해,[2] 중국어에서는 ‘곧 무슨 일이 터질 듯한 긴장’ 쪽에 무게가 있다. 한국어의 ‘답답함’과 중국어의 ‘폭발 직전’이 같은 그림의 서로 다른 면을 본 셈이다.

2006년 교수신문이 전국 교수들에게 물어 그해의 사자성어로 골라 널리 알려졌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密 밀 빽빽하다, 촘촘하다 짙게 낀
雲 운 구름 구름
不 불 아니다 아니다
雨 우 비, 비가 오다 비가 내리다(동사)

‘雨’는 여기서 명사 ‘비’가 아니라 ‘비가 내리다’라는 동사로 쓰였다.

《주역》 소축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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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축괘는 아래가 건(乾, 하늘), 위가 손(巽, 바람)으로 이루어진 괘이다. 괘사는 다음과 같다.[4]

小畜:亨。密雲不雨,自我西郊。

“소축은 형통하다. 빽빽한 구름이 끼었으나 비가 오지 않으니, 우리 서쪽 들에서부터 왔다.”[4]

단전(彖傳)은 이를 “‘밀운불우’는 (양이) 아직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요, ‘자아서교’는 베풂이 아직 행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密雲不雨,尚往也。自我西郊,施未行也)”라고 풀었다.[4]

위나라 왕필(王弼)의 주와 당나라 공영달(孔穎達)의 소에 따르면, 비는 아래의 양기가 올라가고 위의 음기가 이를 붙잡아 두 기운이 맞부딪칠 때 내린다. 소축괘는 음효가 하나뿐이라 아래에서 올라오는 양을 다 붙잡지 못하므로 구름만 짙게 모이고 비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왕필은 “음이 양을 붙잡기에 모자라면 아무리 성해도 구름이 서쪽 들에 머물 뿐이므로 비가 내리지 못한다.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은 곧 베풂이 행해지지 않은 것이다(陰苟不足以固陽,則雖復至盛,密雲自我西郊,故不能雨也。雨之未下,即施之未行也)”라고 했다.[5] 공영달은 구름이 도성이 아닌 먼 서쪽 들에 모여 있으니 은택이 두루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5]

같은 구절은 소과괘(小過卦) 육오(六五) 효사에도 “密雲不雨,自我西郊,公弋取彼在穴(빽빽한 구름에 비가 오지 않으니 우리 서쪽 들에서부터 왔다. 공이 주살로 굴에 있는 것을 잡는다)”로 다시 나온다.[6]

옛 문헌에서 밀운불우는 비유이기 전에 실제 가뭄을 말하는 표현이었다. 당나라 고종(高宗)은 재상 장행성(張行成)이 가뭄을 이유로 물러나기를 청하자 “빽빽한 구름에 비가 오지 않아 열흘 한 달을 넘긴 것은 짐의 덕이 모자란 탓이지 재상의 허물이 아니다(密雲不雨,遂淹旬月,此朕之寡德,非宰臣咎)”라며 사직을 물렸다.[7]

《조선왕조실록》 원문의 6건도 대부분 가뭄과 기우제 기사이다.[8]

  • 1549년(명종 4) 의정부 대신들은 “지금 농사철에 구름만 짙고 비가 오지 않아 씨앗이 땅에 들어가지 못하니(況今農月,密雲不雨,種不入土)” 자신들이 음양을 고르게 다스리지 못한 탓이라며 사직을 청했다.[9]
  • 1777년(정조 1) 정조는 기우제가 효험이 없자 “구름은 짙은데 비가 오지 않고 하늘은 아득하기만 하니(密雲不雨,視天夢夢)” 관례에만 매이지 말고 친히 기도하겠다고 했다.[10]

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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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해마다 교수들에게 물어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를 골라 왔는데, 2006년의 말로 밀운불우를 선정했다. 앞서 2005년에는 상화하택(上火下澤), 뒤이어 2007년에는 자기기인(自欺欺人)이 뽑혔다. 선정에 참여한 손혁재는 이 말이 “여건이 성숙되었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는 것”을 뜻한다고 소개하며, 답답했던 한 해를 함축적으로 담았다고 평했다.[3]

  • 차세대 시스템 전환은 예산과 인력이 다 확보되었는데도 결재가 나지 않아 몇 달째 밀운불우 상태이다.
  •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말만 무성할 뿐 밀운불우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 봄 가뭄에 구름만 끼었다 흩어지기를 되풀이하니 그야말로 밀운불우였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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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무중(五里霧中): 짙은 안개 속에 있어 갈피를 잡기 어려움.
  • 진퇴양난(進退兩難):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어려운 처지.
  • 지지부진(遲遲不進): 매우 더디어서 일 따위가 잘 진척되지 않음.
  1. ↑ 1.0 1.1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밀운불우”,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B%B0%80%EC%9A%B4%EB%B6%88%EC%9A%B0, 확인날짜=2026-10-11.
  2.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密雲不雨”,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390, 확인날짜=2026-10-11.
  3. ↑ 3.0 3.1 손혁재, “밀운불우 광풍제월(密雲不雨 光風霽月)”, 주간경향, 2007-01-02, https://weekly.khan.co.kr/article/13438, 확인날짜=2026-10-11.
  4. ↑ 4.0 4.1 4.2 《주역(周易)》 소축괘(小畜卦) 괘사·단전(彖傳).
  5. ↑ 5.0 5.1 왕필(王弼) 주, 공영달(孔穎達) 소, 《주역정의(周易正義)》 권2 소축괘.
  6. ↑ 《주역(周易)》 소과괘(小過卦) 육오(六五).
  7. ↑ 당 고종(李治), 〈답장행성인한청치사표수제(答張行成因旱請致仕表手制)〉, 《전당문(全唐文)》 권11.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密雲不雨”, https://sillok.history.go.kr/search/searchResultList.do?topSearchWord=%E5%AF%86%E9%9B%B2%E4%B8%8D%E9%9B%A8&sillokType=S&type=w, 확인날짜=2026-10-11.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명종실록》 9권, 명종 4년 3월 24일 갑오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ma_10403024_001, 확인날짜=2026-10-11.
  10.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3권, 정조 1년 5월 4일 무진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va_10105004_003, 확인날짜=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