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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정연(秩序整然)은 사물의 순서나 차례가 가지런하고 바름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흔히 ‘질서정연하다’, ‘질서정연하게’ 꼴로 쓴다.[1]

줄을 서거나 행진하는 사람들, 정리된 물건, 짜임새 있는 글이나 이론처럼 차례와 짜임이 흐트러짐 없이 갖추어진 모습을 묘사할 때 쓴다. “관중이 질서정연하게 퇴장했다”, “질서정연한 논리”처럼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네 글자 표제어가 없고, ‘정연하다(整然하다)’를 “가지런하고 질서가 있다”로 풀이한다.[2]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다는 뜻의 일사불란(一絲不亂)과 뜻이 가깝다.

같은 뜻을 중국어에서는 ‘秩序井然(질서정연)’이라고 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秩序井然을 “차례가 있고 조리가 분명한 모양”으로 풀이한다.[3] 일본어에서는 한국어와 같은 ‘秩序整然(ちつじょせいぜん)’을 쓴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秩 질 차례, 녹봉 차례
序 서 차례, 실마리 차례
整 정 가지런하다 가지런함
然 연 그러하다 ~한 모양(형용하는 말 뒤에 붙음)

‘질서(秩序)’는 차례를 뜻하는 두 글자가 겹친 말이고, ‘정연(整然)’은 ‘가지런한 모양’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같은 소리의 ‘정연하다(井然하다)’도 따로 있는데, 이쪽은 “짜임새와 조리가 있다”는 뜻이다.[2] ‘井然’은 우물 정(井) 자처럼 반듯하게 구획된 모양을 가리킨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질서’와 ‘정연’을 이어 붙인 말이다. 중국 고전 원문에서는 ‘秩序整然’이라는 네 글자를 찾을 수 없고, 20세기 문헌에서야 보인다. 《조선왕조실록》과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도 이 네 글자는 없다.[4] 실록 국역문에 보이는 ‘질서정연’은 모두 번역자가 쓴 말이다.

‘井然’과 ‘整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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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에서는 ‘가지런하다’는 뜻으로 주로 ‘井然’을 썼다. 《성어전》은 ‘井然有序(정연유서)’의 용례로 《금사(金史)》 권28 〈예지(禮志) 1〉의 “모든 사물의 이름과 수가 갈래갈래 나뉘고 구슬 꿰고 바둑돌 놓은 듯하여, 가지런히 차례가 있다(井然有序)”를 든다.[5] 오늘날 중국어의 ‘秩序井然’도 이 ‘井然’을 이어받은 꼴이다.

일본에서는 ‘井然’과 ‘整然’을 같은 말의 두 표기로 다룬다.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은 ‘せいぜん(整然・井然)’의 첫 용례로 1823년 《원서관상도설(遠西観象図説)》의 “條理井然”을 들고, 1901년 모리 오가이(森鷗外)의 번역 소설 《즉흥시인》의 “井然たる” 같은 예를 든다.[6] 네 글자 ‘秩序整然’은 메이지 시대 일본어에서 이미 쓰였다. 1888년에 나온 《교육시집(教育詩集)》에는 교실 관리를 두고 “질서가 정연하고 온 자리가 고요하다(秩序整然滿場靜肅)”는 구절이 있다.[7]

한국의 근대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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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1920년 《개벽》 창간호에 실린 박용회(朴庸淮)의 〈우주개벽설의 고금〉이 천체의 운행을 두고 “질서정연히 일호불란함은 다만 경이할 뿐(秩序整然히 一毫不亂함은 다못 驚異할 뿐)”이라고 쓴 예가 이르다.[8] 1920~30년대 《개벽》, 《동광》, 《삼천리》 등의 잡지에서 ‘秩序整然한’ 꼴로 자주 쓰였다. 이런 사정으로 보아 이 말은 근대에 일본어와 같은 표기로 들어와 굳은 한자어로 보인다.

잘못 알려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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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목록 가운데에는 질서정연의 출전을 《한서(漢書)》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나무위키 등). 그러나 《한서》를 비롯한 중국 고전 원문에서 ‘秩序整然’은 확인되지 않으며, 이 말은 근대 문헌부터 보인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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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秩序井然’, ‘井然有序’, ‘井井有條(정정유조)’를 쓴다.[3]
  • 일본어: ‘秩序整然’, ‘整然と(가지런히)’를 쓴다. 이야기의 조리가 바르다는 뜻으로는 ‘理路整然(이로정연)’을 쓴다.
  • 장애가 나자 당직자들은 미리 정해 둔 대응 절차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움직였고, 서비스는 30분 만에 정상화되었다.
  • 로그가 시간순으로 질서정연하게 남아 있었던 덕분에 침입 경로를 빠르게 추적할 수 있었다.
  • 화재 경보가 울리자 학생들은 질서정연하게 운동장으로 대피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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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사불란(一絲不亂): 한 오리의 실도 엉클어지지 아니함. 질서정연하여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음.
  • 정연하다(整然하다): 가지런하고 질서가 있다.[2]
  • 정정당당(正正堂堂): 태도나 수단이 정당하고 떳떳함. 본래는 대오가 정연하고 기세가 당당한 군대를 가리키던 말.
  • 오합지졸(烏合之卒): 갑자기 모인 훈련 없는 군사. 질서 없는 무리를 이를 때 반대쪽 말로 쓴다.
  1.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질서 정연하다”,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C%A7%88%EC%84%9C%20%EC%A0%95%EC%97%B0%ED%95%98%EB%8B%A4, 확인날짜=2026-10-12.
  2. ↑ 2.0 2.1 2.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정연하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A0%95%EC%97%B0%ED%95%98%EB%8B%A4, 확인날짜=2026-10-12.
  3. ↑ 3.0 3.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秩序井然”,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5812, 확인날짜=2026-10-12.
  4.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秩序整然”(0건), https://sillok.history.go.kr/;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고전원문 검색 “秩序整然”(0건),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2.
  5.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井然有序”,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693, 확인날짜=2026-10-12.
  6.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整然”,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5%B4%E7%84%B6, 확인날짜=2026-10-12.
  7. ↑ 渡辺嘉重, 《教育詩集》, 柳旦堂, 1888,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893558, 확인날짜=2026-10-12.
  8.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박용회(朴庸淮), “宇宙開闢說의 古今”, 《개벽》 제1호, 1920년 6월 25일, https://db.history.go.kr/id/ma_013_0010_0240, 확인날짜=202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