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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려일득(千慮一得)은 천 번을 생각하여 하나를 얻는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많은 생각을 하면 그 가운데 한 가지쯤은 좋은 것이 나올 수 있음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지혜로운 사람도 실수할 때가 있다는 천려일실(千慮一失)과 짝을 이루는 말이다.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옛글에서는 특히 자기 의견을 낮추어 말하는 겸사로 많이 썼다. 윗사람에게 의견을 올리거나 남의 글에 보탤 말이 있을 때 “천려일득의 어리석은 소견”이라고 앞세워 몸을 낮추는 식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도 이 말을 “어리석은 사람의 생각에도 늘 취할 만한 것이 있다”로 풀이하고, 뒤에는 흔히 자기의 작은 견해를 낮추어 이르는 겸사로 쓰였다고 설명한다. 같은 뜻으로 ‘일득(一得)’, ‘일득지견(一得之見)’, ‘일득지우(一得之愚)’라고도 한다.[2] 일본어에서는 ‘千慮の一得(せんりょのいっとく)’이라고 한다.[3]

《안자춘추》와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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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전》은 이 말의 근원을 《안자춘추(晏子春秋)》 〈내편 잡하(內篇雜下)〉로 본다.[2] 제나라 경공(景公)이 천금을 내리자 안자(晏子)는 끝내 받지 않았고, 경공이 옛날 관중(管仲)은 봉읍을 사양하지 않았다고 하자 이렇게 답했다.

嬰聞之,聖人千慮,必有一失;愚人千慮,必有一得。意者管仲之失,而嬰之得者耶?

“제가 듣기로 성인도 천 번 생각하면 반드시 한 번은 잃는 것이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반드시 한 번은 얻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 그것이 관중의 잃음이요, 저의 얻음이 아니겠습니까?”[4] 곧 안자는 스스로를 ‘어리석은 사람’에 두어 겸손을 보이면서도, 재물을 받지 않는 자기 판단이 옳다는 뜻을 에둘러 밝혔다.

《사기(史記)》 권92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서도 한신(韓信)에게 사로잡힌 광무군(廣武君) 이좌거(李左車)가 계책을 내기 전에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반드시 한 번은 잃는 것이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반드시 한 번은 얻는 것이 있다(智者千慮,必有一失;愚者千慮,必有一得)”고 말하며 몸을 낮추었다.[5] 자세한 이야기는 천려일실 문서에 있다.

네 글자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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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글자로 줄인 ‘千慮一得’은 당나라 이연수(李延壽)가 엮은 《남사(南史)》 권69 〈우려전(虞荔傳)〉에 딸린 아우 우기(虞寄)의 이야기에 보인다. 남조 진(陳)나라 초, 민중(閩中)의 진보응(陳寶應)이 딴마음을 품자 우기는 글을 보내 말리면서 “저는 병이 들고 늙어 말이 취할 것이 없지만, 천 번 생각에 하나는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니 어리석은 계책을 아뢰겠습니다(寄雖疾侵耄及,言無足采,千慮一得,請陳愚算)”라고 했다.[6][2] 오늘날과 같은 겸사의 쓰임이 이때 이미 자리 잡았음을 보여 준다.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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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항(崔恒)은 윤대(輪對) 제도를 청하는 글에서 “임금께서 온갖 일을 홀로 결단하시더라도, 천려일득이라 하니 좋은 계책을 빠뜨릴까 두렵다(千慮一得。恐良圖之或遺)”며 4품 이상 관원이 날을 바꾸어 돌아가며 임금을 뵙고 의견을 아뢰게 하자고 했다.[7] 신하들의 ‘일득’을 모아야 한다는 뜻으로 쓴 예이다.
  • 유희춘(柳希春)은 《주자문집》과 《주자어류》를 교정하면서 쓴 범례에서, 이황(李滉)의 교정본을 바탕으로 삼고 “어리석은 신의 천려일득의 소견(愚臣千慮一得之見)”을 보태어 3년 만에 교정을 마쳤다고 적었다.[8]
  • 《조선왕조실록》 효종 3년(1652) 11월 7일 기사에 실린 윤선도(尹善道)의 상소는 천재지변이 거듭되는 때에 “한가로이 지내며 깊이 생각하니 천려일득이 있어(宴居深念,千慮一得)” 감히 아뢴다며 원두표(元斗杓)를 외방으로 내칠 것을 청했다.[9]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千 천 일천 천 번, 매우 많음
慮 려 생각하다 헤아림, 생각
一 일 하나 한 가지
得 득 얻다 얻는 것, 쓸 만한 생각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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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어: ‘千慮の一得’. ‘愚者も千慮に一得あり’, ‘愚者にも一得’이라고도 한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첫 용례로 《겐페이 성쇠기(源平盛衰記)》(14세기 전반)의 “어리석은 자도 천 번 생각에 한 번 얻는 것이 있다고 하니(愚者千慮一徳有りと申事も侍ば)”를 든다.[3]
  • 신입 개발자의 제안이 천려일득이 되어, 몇 달째 풀리지 않던 성능 문제의 실마리를 찾았다.
  • 천려일득의 어리석은 소견이나마 몇 가지 덧붙여 올립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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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려일실(千慮一失): 슬기로운 사람도 많은 생각 가운데 한 번쯤 실수가 있음. 짝을 이루는 말.
  • 우자천려 필유일득(愚者千慮 必有一得): 천려일득의 원형.
  • 일득지견(一得之見), 일득지우(一得之愚): 자기의 보잘것없는 견해를 낮추어 이르는 말.[2]
  • 광부지언 성인택언(狂夫之言 聖人擇焉): 미친 사람의 말도 성인은 가려 듣는다. 이좌거가 앞의 말에 이어 인용했다.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천려일득”,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9C%EB%A0%A4%EC%9D%BC%EB%93%9D, 확인날짜=2026-09-26.
  2. ↑ 2.0 2.1 2.2 2.3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千慮一得”,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845, 확인날짜=2026-09-26.
  3. ↑ 3.0 3.1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속담을 아는 사전(ことわざを知る辞典)》, “千慮の一得”,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8D%83%E6%85%AE%E3%81%AE%E4%B8%80%E5%BE%97, 확인날짜=2026-09-26.
  4. ↑ 《안자춘추(晏子春秋)》 〈내편 잡하(內篇雜下)〉.
  5. ↑ 사마천, 《사기》 권92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
  6. ↑ 이연수(李延壽), 《남사(南史)》 권69 〈우려전(虞荔傳)〉.
  7.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최항, 《태허정집(太虛亭集)》 문집 권1,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54A_0050_030_0020, 확인날짜=2026-09-26.
  8.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유희춘, 《미암집(眉巖集)》 권3 〈주자문집어류교정범례(朱子文集語類校正凡例)〉,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157A_0050_100_0060, 확인날짜=2026-09-26.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효종실록》 9권, 효종 3년 11월 7일 을해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qa_10311007_001,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