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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동색(草綠同色)은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라는 뜻으로, 처지가 같은 사람들끼리 한패가 되거나 서로 편을 드는 것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우리말 속담 “초록은 동색”을 네 글자 한자어로 옮긴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네 글자 ‘초록동색’을 표제어로 올리지 않고, ‘초록(草綠)’ 항목 아래 속담 “초록은 동색”을 싣는다. 뜻은 두 가지로, 처지가 같은 사람들끼리 한패가 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거나, 명칭은 다르나 따져 보면 한가지임을 비유적으로 이른다.[1]

‘초록(草綠)’은 ‘풀 초(草)’와 ‘푸를 록(綠)’으로 이루어진 말이다. 풀의 빛깔과 녹색은 이름만 다를 뿐 결국 같은 색이라는 데서, 겉으로는 달라 보여도 한통속인 사람들이나 같은 처지끼리 감싸는 모습을 꼬집는 말이 되었다.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결국 자기편만 감싼다”처럼 흔히 비판적인 뜻으로 쓴다.

같은 뜻의 우리말 속담으로 “가재는 게 편”이 있고, 표준국어대사전은 “그 속옷이 그 속옷이다”를 비슷한 속담으로 든다.[1]

중국어나 일본어에는 이 말이 없다. 중국어에서는 비슷한 뜻으로 ‘물이유취(物以類聚)’, 일본어에서는 ‘類(るい)は友(とも)を呼(よ)ぶ’를 쓴다. 영어의 ‘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도 비슷한 뜻이다.

중국 고전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한국 속담에서 나온 말이다. 중국 한문 전적에서는 ‘草綠同色’이 확인되지 않으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에도 실려 있지 않다. 한문으로 적힌 예는 모두 조선 후기의 기록이다.

《영조실록》의 초록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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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에서 확인되는 가장 이른 기록은 《영조실록》 영조 7년(1731) 4월의 기사이다. 1728년 무신란(이인좌의 난) 관련자를 신문한 공초에 이런 말이 나온다.[2]

草綠大將鼠猫大將之說, 盛行於嶺南, 其意則俗云: ‘草綠同色也。’ 鼠猫, 以大小鼠共盛一甕, 則大者呑小, 故目大鼠以鼠猫, 草綠ㆍ鼠猫之稱, 蓋指出征人之多其黨名者而發也。

“‘초록 대장’, ‘서묘(鼠猫) 대장’이라는 말이 영남에 널리 퍼졌다. 그 뜻은 속담에 ‘초록은 동색’이라 하기 때문이다. 서묘란 크고 작은 쥐를 한 항아리에 넣어 두면 큰 놈이 작은 놈을 잡아먹으므로 큰 쥐를 서묘라 부른 것이다. 초록·서묘라는 이름은 대개 토벌에 나선 사람들 가운데 같은 당파 사람이 많은 것을 두고 나온 말이다.” 난을 진압하러 나선 쪽에도 반란 세력과 같은 당색의 사람이 많다는 뜻으로, 속담이 당파를 비꼬는 말로 쓰인 예이다.

정조의 ‘초록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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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같은 속담을 ‘초록일색(草綠一色)’이라는 형태로 두 번 썼다.

  • 정조 14년(1790) 11월, 한 참판이 청탁을 받고 송사를 처리한 일을 신하가 감싸려 하자 그를 파직하며 “참으로 이른바 초록일색이라(眞所謂草綠一色)”라고 했다.[3]
  • 정조 23년(1799) 충청도 암행어사 신현(申絢)에게 내린 봉서에서는 흉년 구휼 등급을 논하면서, 고을의 등급은 한 단계 낮더라도 그 안의 가장 어려운 집은 가장 어려운 고을의 가장 어려운 집과 다를 바 없다며 “참으로 속담에 이른바 초록일색이니, 소와 양 중에 무엇을 가리겠는가(眞箇諺所云草綠一色。則牛羊何擇焉)”라고 했다.[4] 여기서는 “이름은 달라도 따지고 보면 같다”는 둘째 뜻으로 쓰였다.

두 기록 모두 이 말을 ‘속담(俗云, 諺所云)’이라고 밝힌다. 네 글자 ‘초록동색’은 이 속담을 한자로 옮긴 말이며, 한국에서 만든 말이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草 초 풀 풀빛
綠 록 푸르다, 초록빛 녹색
同 동 한가지, 같다 같음
色 색 빛, 빛깔 빛깔
  • 감사를 맡은 부서가 감사 대상 부서와 같은 본부 소속이라면 초록동색이라는 말을 듣기 쉽다.
  • 보안 점검을 개발팀이 스스로 하게 두면 초록동색이 되기 쉬우니, 독립된 조직이 검토해야 한다.
  • 두 사람은 서로 다투는 듯하더니 정작 문제가 생기자 초록동색으로 한편이 되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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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재는 게 편: 모양이나 형편이 비슷한 것끼리 서로 편이 되어 어울린다는 속담.
  • 유유상종(類類相從): 같은 무리끼리 서로 사귐.
  • 물이유취(物以類聚): 물건은 같은 종류끼리 모임. 중국어에서 비슷한 뜻으로 쓰는 말.
  • 근묵자흑(近墨者黑):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 어울리는 사람에게 물든다는 뜻.
  • 동병상련(同病相憐): 같은 처지의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김.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초록”(草綠) 항목의 속담 “초록은 동색”,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4%88%EB%A1%9D, 확인날짜=2026-09-27.
  2.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영조실록》 29권, 영조 7년 4월 16일 무신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ua_10704016_002, 확인날짜=2026-09-27.
  3.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정조 14년 11월 20일 병신, https://sjw.history.go.kr/id/SJW-G14110200-02600, 확인날짜=2026-09-27.
  4. ↑ 정조(正祖), 〈충청도 암행어사 신현에게 내린 봉서(賜忠淸道暗行御史申絢封書) 기미〉, 《홍재전서(弘齋全書)》 권41,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84A_0410_010_0050,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