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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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同病相憐)은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기는 것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후한 조엽(趙曄)이 지은 《오월춘추(吳越春秋)》 〈합려내전(闔閭內傳)〉에서 오자서(伍子胥)가 인용한 옛 노래에서 나왔다.
춘추 시대 초(楚)나라 사람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이 초 평왕(平王)에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자 오(吳)나라로 달아나 오왕 합려(闔閭)의 신임을 얻었다. 얼마 뒤 역시 초나라에서 집안 어른이 간신 비무기(費無忌)의 참소로 죽임을 당한 백비(伯嚭)가 오나라로 도망쳐 왔다. 《오월춘추》에는 백비가 ‘백희(白喜)’로 적혀 있다. 합려가 그를 대부로 삼자, 오나라 대부 피리(被離)가 연회 자리에서 오자서에게 물었다.
吳大夫被離承宴問子胥曰:「何見而信喜?」子胥曰:「吾之怨與喜同。子不聞河上歌乎?『同病相憐,同憂相救。』驚翔之鳥,相隨而集;瀨下之水,因復俱流;胡馬望北風而立,越鷰向日而熙。誰不愛其所近,悲其所思者乎?」被離曰:「君之言外也,豈有內意以決疑乎?」子胥曰:「吾不見也。」被離曰:「吾觀喜之為人,鷹視虎步,專功擅殺之性,不可親也。」子胥不然其言,與之俱事吳王。
“무엇을 보고 백희를 믿습니까?” 오자서가 답했다. “나의 원한이 백희와 같습니다. 그대는 〈하상가(河上歌)〉를 듣지 못했습니까? ‘같은 병을 앓으면 서로 가엾게 여기고, 같은 근심이 있으면 서로 구한다.’ 놀라 날아오른 새들은 서로 따라 모여 앉고, 여울 아래 물은 휘돌아 함께 흐르며, 북쪽 오랑캐 땅의 말은 북풍을 바라보고 서 있고, 남쪽 월나라 제비는 해를 향해 즐거워합니다. 누가 자기와 가까운 것을 아끼지 않고, 그리워하는 것을 슬퍼하지 않겠습니까?” 피리는 “그대의 말은 겉만 본 것이니, 속마음을 알아 의심을 풀 수 있겠습니까?”라며 “내가 보기에 백희는 매처럼 노려보고 범처럼 걸으니, 공을 독차지하고 제멋대로 사람을 죽일 성품이라 가까이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경고했다. 오자서는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백비와 함께 오왕을 섬겼다. 판본에 따라 글자가 조금 다르다. 《성어전》이 인용한 본문은 ‘因復俱流’를 ‘回復俱流’로 적고, 새와 물의 구절까지 노래에 넣어 끊는다.[2]
오자서와 백비는 힘을 합쳐 초나라를 쳤지만, 뒷날 백비는 오왕 부차(夫差)에게 오자서를 헐뜯어 그를 자결하게 만들었다.[3] 같은 원한으로 맺어진 사이가 끝내 원수가 되었으니, 피리의 경고가 들어맞은 셈이다. 오늘날 이 성어는 이런 뒷이야기와 상관없이 ‘처지가 같은 사람끼리의 공감’이라는 좋은 뜻으로 쓴다.
《성어전》은 남조 양나라 유준(劉峻)의 〈광절교론(廣絕交論)〉에 “동병상련하여 〈하상〉의 슬픈 노래를 엮는다(同病相憐,綴〈河上〉之悲曲)”는 구절이 있음을 들고, 당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시 “그대와 나는 같은 병이라 가장 서로 가엾게 여긴다(與君同病最相憐)”, 《홍루몽》 제45회에서 설보채가 임대옥에게 “우리도 동병상련이라 할 만하다”고 한 대목 등을 용례로 든다.[2]
이황(李滉)은 편지를 받고 쓴 시에 “편지가 와서 같은 병을 서로 가엾게 여겨 주니 고맙다(書來同病荷相憐)”고 읊고, 스스로 “오나라 사람의 〈하상가〉에 ‘동병상련’이라 했다(吳人河上歌曰。同病相憐)”는 주를 달아 출전을 밝혔다.[5] 임진왜란 때 의병장 김천일(金千鎰)은 1593년의 상소에서 관군과 의병이 서로 시기하는 현실을 두고 “한배를 타면 호(胡)와 월(越)도 마음을 같이한다고 했으니, 이것이 동병상련이라 서로 시기할 겨를이 없다는 것(此謂同病相憐。不暇相猜也)”이라고 했다.[6] 이처럼 문집에는 널리 쓰였지만,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同病相憐’이 나오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1603~04년에 나온 《일포사전(日葡辞書)》에 이미 실려 있고, 근대 문학에서는 후타바테이 시메이의 《뜬구름(浮雲)》(1887~89)에 용례가 있다.[3]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同 | 동 | 같다 | 같은 |
| 病 | 병 | 병 | 병, 어려운 처지 |
| 相 | 상 | 서로 | 서로 |
| 憐 | 련 | 불쌍히 여기다 | 가엾게 여기다 |
- 같은 날 대규모 장애를 겪은 두 회사의 운영팀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장애 대응 경험을 공유했다.
- 랜섬웨어 피해를 입은 기업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는 모임을 만든 것도 일종의 동병상련이다.
- 같은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은 동병상련이라 금세 가까워졌다.
- 동우상구(同憂相救): 같은 근심이 있는 사람끼리 서로 돕는다. 〈하상가〉에서 동병상련과 짝을 이루는 구절이다.
- 토사호비(兎死狐悲), 물상기류(物傷其類): 같은 무리가 불행을 당하면 슬퍼한다. 《성어전》은 동병상련이 양쪽이 같은 처지에 있는 경우를 말하고, 물상기류는 자신은 불행을 당하지 않았지만 같은 부류의 불행에 마음 아파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구분한다.[2]
- 성성상석(惺惺相惜): 뛰어난 사람끼리 서로 아낌.
- 반대 의미: 동행필투(同行必妒): 같은 일을 하는 사람끼리는 반드시 시기한다.[2]
- 영어의 “Misery loves company(불행은 친구를 좋아한다)”도 흔히 비교된다.[3]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동병상련”,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F%99%EB%B3%91%EC%83%81%EB%A0%A8, 확인날짜=2026-09-27.
- ↑ 2.0 2.1 2.2 2.3 2.4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同病相憐”,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845, 확인날짜=2026-09-27.
- ↑ 3.0 3.1 3.2 3.3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 “同病相憐れむ”,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90%8C%E7%97%85%E7%9B%B8%E6%86%90%E3%82%8C%E3%82%80, 확인날짜=2026-09-27.
- ↑ 조엽(趙曄), 《오월춘추(吳越春秋)》 〈합려내전(闔閭內傳)〉.
- ↑ 이황(李滉), 《퇴계집(退溪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
- ↑ 김천일(金千鎰), 〈계사소(癸巳疏)〉, 《건재집(健齋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