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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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好事多魔)는 좋은 일에는 흔히 방해되는 일이 많음, 또는 그런 일이 많이 생김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일이 잘 풀려 가는 듯할 때 뜻밖의 탈이 생기거나, 경사를 앞두고 궂은일이 끼어들 때 쓴다. 결혼이나 합격, 계약 성사처럼 좋은 일을 앞둔 사람에게 “호사다마라니 끝까지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말로도 쓰고, 이미 생긴 불운을 두고 “호사다마라더니”라고 위로하거나 한탄하는 말로도 쓴다.
현대 중국어에서는 ‘마(魔)’ 대신 ‘갈 마(磨)’를 쓴 ‘호사다마(好事多磨)’가 표준 형태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은 이를 “좋은 일은 흔히 많은 곡절을 겪어야 뜻대로 된다. 흔히 남녀의 좋은 기약이 순조롭지 못함을 가리킨다”로 풀이하고, 뒤에 뜻이 넓어져 일이 순조롭지 않고 좌절을 자주 겪는 것을 두루 비유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2] 일본어에서는 ‘好事魔多し(こうじまおおし)’라고 하며, “好事、魔、多し”로 끊어 읽는다.[3]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송나라 이후 사(詞)와 희곡, 소설에서 굳어진 말이다.
《성어전》은 이 말의 근원을 북송의 사인(詞人) 조단례(晁端禮)의 사 〈안공자(安公子)〉에서 찾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괴로움을 읊은 이 사에는 “그렇다 해도, 예로부터 좋은 일에는 괴로움이 많았지(是即是、從來好事多磨難)”라는 구절이 있다.[2] 여기서 ‘磨’는 ‘갈다’에서 나아가 ‘시련, 고초’를 뜻한다.
금나라 동해원(董解元)의 《서상기제궁조(西廂記諸宮調)》 권1에도 장생(張生)과 앵앵(鶯鶯)의 만남이 방해를 받는 대목에서 “참으로 이른바 좋은 기약은 얻기 어렵고, 좋은 일에는 고초가 많다(真所謂佳期難得,好事多磨)”라는 말이 나온다.[4] 명나라 고명(高明)의 희곡 《비파기(琵琶記)》와 《성세항언》, 《홍루몽》 등에도 ‘好事多磨’가 두루 쓰였다.[2]
‘마귀 마(魔)’를 쓴 형태도 중국 문헌에 일찍부터 보인다. 명나라 구우(瞿佑)의 《전등신화(剪燈新話)》 권1 〈금봉채기(金鳳釵記)〉에서 경낭(慶娘)은 최흥가(崔興哥)에게 “좋은 일에는 마가 많고 좋은 기약은 막히기 쉬우니(誠恐好事多魔,佳期易阻)”, 일이 드러나기 전에 함께 달아나자고 말한다.[5] 《홍루몽(紅樓夢)》 제1회에서도 스님과 도사가 인간 세상에 가고 싶어 하는 돌에게 “게다가 ‘미중부족, 호사다마(美中不足、好事多魔)’ 여덟 글자가 바짝 붙어 있어, 순식간에 즐거움이 다하면 슬픔이 생긴다”며 말린다.[6] 《성어전》도 ‘好事多魔’를 ‘좋은 일에는 늘 악마가 가로막는다’는 뜻의 같은 말로 싣는다.[7]
일본의 《고사성어를 아는 사전》은 ‘磨’가 당시 중국어에서 곤란과 좌절을 가리키는 말이었고 일본에서 이것이 ‘魔’로 바뀌어 정착했다고 설명한다.[3] 다만 위와 같이 중국 소설에도 이미 ‘好事多魔’가 쓰였으므로, ‘魔’ 형태가 일본에서만 생긴 것은 아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魔’ 형태가, 현대 중국에서는 ‘磨’ 형태가 주로 쓰인다.
한국 문집에서는 16세기부터 ‘好事多魔’가 널리 쓰였다. 오수영(吳守盈)은 외조부의 차일암 시에 화답하며 가까이 살면서도 함께 놀러 가지 못한 일을 두고 “호사다마라는 말이 참으로 거짓이 아니다(好事多魔。信不誣矣)”라고 적었고,[8] 이덕홍(李德弘)은 경주 여행기에서 해돋이를 보러 가는 날 비가 오려 하자 “호사다마이니 다른 날엔 또 무슨 방해가 있을지 모른다”며 억지로 동쪽 고개를 올랐다고 했다.[9]
《조선왕조실록》 정조 12년(1788) 3월 10일 기사에서 정조는 자신이 믿고 일을 맡긴 신하들 사이에 뜻밖의 일이 벌어지자 규장각 신하 김종수(金鍾秀)에게 “속담에 이르는 호사다마라는 것이 오늘 일과 비슷하지 않은가(諺所云好事多魔,今日事,豈不類是)”라고 했다.[10] 이 무렵에는 이미 속담처럼 쓰였음을 알 수 있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好 | 호 | 좋다 | 좋은 |
| 事 | 사 | 일 | 일 |
| 多 | 다 | 많다 | 많다 |
| 魔 | 마 | 마귀 | 일을 방해하는 것, 탈 |
- 중국어: ‘好事多磨(hǎo shì duō mó)’. 《성어전》은 비슷한 말로 ‘好事難諧(좋은 일은 이루어지기 어렵다)’를, 반대말로 ‘一帆風順(순풍에 돛 단 듯함)’, ‘天從人願(하늘이 사람의 바람을 따름)’을 든다. 옛 문헌에는 ‘好事多妨’, ‘好事多慳’, ‘好事多阻’, ‘美事多磨’ 같은 형태도 있다.[2]
- 일본어: ‘好事魔多し’. 《일본국어대사전》은 첫 용례로 《통속적승기연(通俗赤縄奇縁)》(1761)의 “好事多磨” 표기를 들고, ‘魔’ 표기로는 쓰보우치 쇼요(坪内逍遙)의 1891년 글을 든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천 마리 학(千羽鶴)》에도 “好事魔多しですから”라는 대사가 있다.[3]
- 출시를 하루 앞두고 결제 모듈에서 장애가 터지자 팀장은 “호사다마라더니”라며 한숨을 쉬었다.
- 계약이 거의 성사되었지만 호사다마라 했으니 서명이 끝날 때까지는 긴장을 늦추지 말자.
- 결혼 날짜를 잡자마자 다리를 다쳤으니 호사다마가 따로 없다.
- 호사다마(好事多磨): 중국어의 표준 형태.
- 미중부족(美中不足): 훌륭한 가운데 조금 모자람이 있음. 《홍루몽》에서 호사다마와 짝을 지어 썼다.
- 새옹지마(塞翁之馬): 인생의 길흉화복은 늘 바뀌어 예측할 수 없음.
- 낙극생비(樂極生悲): 즐거움이 지나치면 슬픔이 생김.
- 반대 의미: 일범풍순(一帆風順), 만사형통(萬事亨通)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호사다마”,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B8%EC%82%AC%EB%8B%A4%EB%A7%88, 확인날짜=2026-09-26.
- ↑ 2.0 2.1 2.2 2.3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好事多磨”,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981, 확인날짜=2026-09-26.
- ↑ 3.0 3.1 3.2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 “好事魔多し”,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A5%BD%E4%BA%8B%E9%AD%94%E5%A4%9A%E3%81%97, 확인날짜=2026-09-26.
- ↑ 동해원(董解元), 《서상기제궁조(西廂記諸宮調)》 권1.
- ↑ 구우(瞿佑), 《전등신화(剪燈新話)》 권1 〈금봉채기(金鳳釵記)〉.
- ↑ 조설근(曹雪芹), 《홍루몽(紅樓夢)》 제1회.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好事多魔”,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4654, 확인날짜=2026-09-26.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오수영, 《춘당집(春塘集)》 권3 〈경차외왕부송재선생차일암시서(敬次外王父松齋先生遮日巖詩序)〉,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687A_0030_020_0010, 확인날짜=2026-09-26.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이덕홍, 《간재집(艮齋集)》 권7 〈동경유록(東京遊錄)〉,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220A_0080_010_0190, 확인날짜=2026-09-26.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25권, 정조 12년 3월 10일 임신 5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va_11203010_005,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