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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무계(荒唐無稽)는 말이나 행동이 참되지 않고 터무니없어 근거가 없음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주로 ‘황당무계하다’의 꼴로 쓴다.[1]

‘황당(荒唐)’은 터무니없다는 뜻이고, ‘무계(無稽)’는 근거가 없다는 뜻이다.[2][3] 비슷한 뜻의 두 말을 겹쳐 “전혀 믿을 수 없는 헛소리”라는 뜻을 세게 나타낸다. 근거 없는 소문이나 음모론,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 현실성이 없는 계획을 두고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황탄무계(荒誕無稽)하다’를 같은 뜻으로 올려 두었다.[1]

중국어에서도 ‘荒唐無稽(huāng táng wú jī)’라고 하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과장되고 전혀 근거가 없음”으로 풀이하고 ‘荒誕無稽’라고도 한다고 적는다.[4] 일본어에서는 ‘荒唐無稽(こうとうむけい)’로 매우 흔히 쓰는 사자숙어이며, 《디지털 대사천》은 비슷한 말로 ‘でたらめ(되는대로 지껄임)’, ‘嘘八百(새빨간 거짓말)’, ‘事実無根’ 등을 든다.[5]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荒 황 거칠다, 황폐하다 터무니없다, 허황하다
唐 당 당나라, 크다 허황하다, 근거 없이 크다
無 무 없다 없다
稽 계 상고하다, 헤아리다 따져 볼 근거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은 ‘荒’과 ‘唐’에 넓다, 크다, 나아가 속이 비었다는 뜻이 있고, ‘稽’는 헤아린다는 뜻이어서 ‘無稽’는 제대로 따져 보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고 풀이한다.[5] 성어 안의 ‘唐’은 나라 이름과 관계가 없다.

특정한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선진 시대 문헌에 따로 보이는 두 말을 이어 붙인 것이다.

두 말의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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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은 《장자(莊子)》 〈천하(天下)〉에서 장주(莊周)의 글쓰기를 평한 대목에 나온다.

以謬悠之說,荒唐之言,無端崖之辭,時恣縱而不儻,不以觭見之也。

“아득하고 먼 이야기, 넓고 끝없는 말, 가장자리를 알 수 없는 말로, 때로 거리낌 없이 풀어놓되 치우치지 않았고, 한쪽 끝만 가지고 드러내지 않았다.”[6] 여기서 ‘荒唐之言’은 틀린 말이라기보다 세속의 잣대로는 헤아릴 수 없이 크고 넓은 말이라는 뜻에 가까웠다. 뒤에 허황하다는 뜻으로 옮아갔다.

‘무계’는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에서 순임금이 우에게 한 당부 “근거 없는 말은 듣지 말고, 묻지 않고 세운 계책은 쓰지 말라(無稽之言勿聽,弗詢之謀勿庸)”에 나온다.[7] 여기서 나온 ‘무계지언(無稽之言)’, ‘무계지담(無稽之談)’은 지금 중국어에서도 근거 없는 말을 가리키는 성어로 쓰인다.[8]

네 글자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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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글자 ‘荒唐無稽’는 남송 무렵부터 보인다. 장구성(張九成, 1092~1159)은 《맹자전(孟子傳)》에서 상앙·소진·장의 같은 전국 시대 유세가들이 “권모와 속임수, 뒤엎고 합종연횡하는 설과 황당무계하고 기이한 설을 퍼뜨렸다(為權謀詭詐傾覆縱横之説,為荒唐無稽竒險卓異之説)”고 비판했다.[9] 비슷한 시기 진조(陳造)는 사주팔자로 길흉을 점치는 풍조를 꼬집은 시 〈명서(命書)〉에서 ‘荒唐無稽’를 썼고, 이묘영(李昴英)은 순임금이 광동의 소석(韶石)에서 음악을 연주했다는 전설을 두고 “그 설은 매우 황당무계하다(其説甚荒唐無稽)”고 했다.[10][11] 청나라의 《사고전서총목제요》도 건문제 때 순절한 신하들의 일을 적은 책을 평하면서, 전해 들은 이야기가 많아 “모두 황당무계한 말이어서 믿을 수 없다(皆荒唐無稽之言,不足取信)”고 했다.[12]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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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高麗史)》 권119 〈정도전전(鄭道傳傳)〉에 흥미로운 예가 있다. 고려 말 고성(固城)의 이금(伊金)이라는 자가 스스로 미륵이라 일컫고 “내 말을 믿지 않으면 삼월에 해와 달이 모두 빛을 잃을 것”이라며 사람들을 홀리자, 승려 찬영(粲英)이 정도전에게 이렇게 말했다.

伊金所言,皆荒唐無稽,其言日月無光,尤爲可笑。國人何信之如此?

“이금이 하는 말은 모두 황당무계하고, 해와 달이 빛을 잃는다는 말은 더욱 가소롭습니다. 나라 사람들이 어찌 이렇게 믿는단 말입니까?” 그러자 정도전은 “이금과 석가는 말하는 바가 다르지 않다. 다만 석가는 먼 다음 생의 일을 말하니 사람들이 그 거짓을 모르고, 이금은 가까운 삼월의 일을 말하니 거짓이 금세 드러날 뿐”이라고 받아쳤고, 승려는 말없이 일어났다.[13] 불교를 배척한 정도전의 면모를 보여 주는 일화로, 《삼봉집(三峯集)》의 사실(事實) 기록에도 실려 있다.[14]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荒唐無稽’가 나오지 않는다. 국역문에는 3건이 있으나 모두 번역자가 쓴 말이다.[15]

일본어에서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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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은 쓰보우치 쇼요(坪內逍遙)의 《소설신수(小説神髄)》(1885~86)에서 “로망스는 줄거리를 황당무계한 사물에서 취해 기괴함을 잔뜩 늘어놓아 글을 짓는다”고 한 대목을 첫 용례로 든다.[5] 서양의 romance와 novel을 구분하며 근대 소설론을 세운 책에서 이 말이 쓰인 것이다.

  • 출처도 없이 퍼진 황당무계한 음모론에 많은 사람이 속아 넘어갔다.
  • 생성형 AI가 실존하지 않는 논문을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경우가 있으니, 황당무계한 답을 걸러 내려면 원문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 그 소설은 황당무계한 설정인데도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 일본에서는 ‘荒唐無稽な話’를 ‘형체가 없는 이야기’로 잘못 알아 ‘無稽’를 ‘無形’으로 여기거나, ‘口頭無形’이라는 엉뚱한 글자로 적는 사람이 있다고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이 소개한다.[5]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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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탄무계(荒誕無稽): 같은 뜻이다.[1]
  • 무계지언(無稽之言), 무계지담(無稽之談): 근거 없는 말.
  • 황탄불경(荒誕不經): 황당하여 이치에 맞지 않음. 《성어전》에 실린 중국어 성어이다.[16]
  • 허무맹랑(虛無孟浪): 터무니없이 거짓되고 실속이 없음.
  • 어불성설(語不成說): 말이 조금도 사리에 맞지 않음.
  • 사실무근(事實無根): 근거가 없음. 또는 터무니없음.
  • 기상천외(奇想天外): 착상이나 생각이 쉽게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기발하고 엉뚱함.
  1. ↑ 1.0 1.1 1.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황당무계하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9%A9%EB%8B%B9%EB%AC%B4%EA%B3%84%ED%95%98%EB%8B%A4, 확인날짜=2026-09-28.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황당하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9%A9%EB%8B%B9%ED%95%98%EB%8B%A4, 확인날짜=2026-09-28.
  3.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무계하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AC%B4%EA%B3%84%ED%95%98%EB%8B%A4, 확인날짜=2026-09-28.
  4.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荒唐無稽”(참고어),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3181, 확인날짜=2026-09-28.
  5. ↑ 5.0 5.1 5.2 5.3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荒唐無稽”,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8D%92%E5%94%90%E7%84%A1%E7%A8%BD, 확인날짜=2026-09-28.
  6. ↑ 《장자(莊子)》 〈천하(天下)〉.
  7. ↑ 《서경(書經)》 〈우서(虞書)〉 〈대우모(大禹謨)〉.
  8.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無稽之談”,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584, 확인날짜=2026-09-28.
  9. ↑ 장구성(張九成), 《맹자전(孟子傳)》 권15.
  10. ↑ 진조(陳造), 〈명서(命書)〉, 《강호장옹집(江湖長翁集)》 권6.
  11. ↑ 이묘영(李昴英), 〈소석설송곡강조광문(韶石説送曲江趙廣文)〉, 《문계집(文溪集)》 권12.
  12. ↑ 《사고전서총목제요(四庫全書總目提要)》 권53 〈사부(史部)〉.
  13. ↑ 《고려사(高麗史)》 권119 〈열전(列傳) 32〉 정도전(鄭道傳).
  14. ↑ 정도전(鄭道傳), 《삼봉집(三峯集)》 권14 〈사실(事實)〉.
  15.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국역 검색 “荒唐無稽”,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8.
  16.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荒誕不經”,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367, 확인날짜=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