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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족상잔(同族相殘)은 같은 겨레끼리 서로 싸우고 죽임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한 민족이 둘로 갈라져 서로 전쟁을 벌이거나, 같은 무리 안에서 피를 흘리며 다투는 일을 가리킨다. 현대 한국어에서는 6·25 전쟁을 가리켜 “동족상잔의 비극”이라고 하는 표현으로 가장 널리 쓰인다. 넓게는 같은 조직이나 집단 안에서 서로를 해치는 다툼을 비유하기도 한다.

부모·형제 같은 혈육 사이의 다툼에는 골육상쟁(骨肉相爭)을 더 많이 쓰고, 동족상잔은 그보다 범위가 넓은 ‘겨레’ 사이의 싸움을 가리킨다. 같은 뜻의 옛말로는 형제가 담장 안에서 싸운다는 ‘형제혁장(兄弟鬩牆)’이 있는데, 표준국어대사전은 이 말을 “동족끼리 서로 다툼을 이르는 말”로 풀이한다.[2]

중국어에서는 같은 뜻으로 ‘자상잔살(自相殘殺)’, ‘동실조과(同室操戈)’, ‘골육상잔(骨肉相殘)’을 흔히 쓰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에는 ‘同族相殘’이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同 동 한가지, 같다 같은
族 족 겨레, 무리 겨레, 민족
相 상 서로 서로
殘 잔 해치다, 남다 해치고 죽이다

‘殘’은 흔히 ‘남다’의 뜻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 ‘해치다, 죽이다’라는 뜻이 있어 ‘잔인(殘忍)’, ‘잔학(殘虐)’ 같은 말에 쓰인다. ‘동족상잔’의 ‘잔’도 이 뜻이다.

특정한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조선왕조실록》과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에서는 ‘同族相殘’이 확인되지 않으며,[4] 불교 문헌 전산 자료(CBETA)에도 나오지 않는다. 중국 문헌에서도 확인되는 예는 20세기 초 민국 시기 이후의 글이다.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에서는 1918년에 나온 《대아세아주의론(大亞細亞主義論)》의 한문 번역본에 몽골 제국의 킵차크 칸국이 말기에 “동족상잔하여 점차 쇠약해졌다(同族相殘漸至衰弱)”는 구절이 있고,[5] 같은 해 일본에서 나온 중국 인물 사전에는 신해혁명 때의 내전을 두고 이 말을 쓴 대목이 있다.[6] 근대 이후에 굳은 말로 보인다.

같은 계열의 옛말은 훨씬 오래되었다.

  • 형제혁장(兄弟鬩牆): 《시경(詩經)》 〈소아(小雅)·상체(常棣)〉의 “형제는 담장 안에서 다투어도 밖으로는 함께 업신여김을 막는다(兄弟鬩于牆,外禦其務)”에서 나왔다. 집안끼리 다투더라도 바깥의 적 앞에서는 힘을 합한다는 뜻을 함께 담고 있다.[7]
  • 골육상잔(骨肉相殘): 가까운 혈육끼리 서로 해침. 《성어전》은 남조 송 유의경(劉義慶)의 《세설신어(世說新語)》 〈정사(政事)〉에 나오는 “도둑이 재물 주인을 죽인 것이 어찌 골육이 서로 해친 것만 하겠는가(盜殺財主,何如骨肉相殘)”를 든다.[8]
  • 자두연기(煮豆燃萁): 콩을 삶으려고 같은 뿌리에서 난 콩대를 태운다는 뜻으로, 형제끼리 서로 시기하고 다투는 것. 위나라 조비(曹丕)가 동생 조식(曹植)에게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지으라고 하자 조식이 “본디 한 뿌리에서 났건만 어찌 이리 급히 볶아 대는가(本自同根生,相煎何太急)”라고 읊었다는 〈칠보시(七步詩)〉에서 나왔다.[9][10]
  • 6·25 전쟁은 수많은 이산가족을 남긴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다.
  • 같은 회사의 두 개발팀이 서로의 서비스를 깎아내리며 고객을 뺏는 모습은 동족상잔에 가깝다.
  • 내전으로 동족상잔을 겪은 나라들은 화해에 오랜 세월이 걸렸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골육상쟁(骨肉相爭): 뼈와 살이 서로 다툰다는 뜻으로, 부모·형제처럼 가까운 혈족끼리 서로 싸움.[11]
  • 골육상잔(骨肉相殘), 형제혁장(兄弟鬩牆), 자두연기(煮豆燃萁): 위 ‘유래’ 참고.
  • 동실조과(同室操戈): 한집안 사람끼리 창을 든다는 뜻으로, 형제나 집단 내부의 다툼. 《성어전》은 ‘同室’은 《맹자》 〈이루 하〉, ‘操戈’는 《좌전》 소공 원년에서 나온 말로 설명한다.[12]
  • 이전투구(泥田鬪狗):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라는 뜻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체면도 돌보지 않고 비열하게 다툼.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동족상잔”,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F%99%EC%A1%B1%EC%83%81%EC%9E%94, 확인날짜=2026-09-28.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형제혁장”,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95%EC%A0%9C%ED%98%81%EC%9E%A5, 확인날짜=2026-09-28.
  3.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自相殘殺”,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9986, 확인날짜=2026-09-28.
  4.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번역문 검색 “同族相殘”·“동족상잔”, 확인날짜=2026-09-28.
  5. ↑ 小寺謙吉 著, 百城書舎 訳, 《大亜細亜主義論 : 漢訳》, 百城書舎, 1918,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954019, 확인날짜=2026-09-28.
  6. ↑ 支那研究会 編, 《最新支那官紳録》, 支那研究会, 1918,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1874492, 확인날짜=2026-09-28.
  7.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兄弟鬩牆”,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561, 확인날짜=2026-09-28.
  8.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骨肉相殘”,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3361, 확인날짜=2026-09-28.
  9.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자두연기”,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E%90%EB%91%90%EC%97%B0%EA%B8%B0, 확인날짜=2026-09-28.
  10.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煮豆燃萁”,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599, 확인날짜=2026-09-28.
  1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골육상쟁”,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3%A8%EC%9C%A1%EC%83%81%EC%9F%81, 확인날짜=2026-09-28.
  12.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同室操戈”,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233, 확인날짜=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