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약
더 많은 작업
백년가약(百年佳約)은 젊은 남녀가 부부가 되어 평생을 함께 지내기로 굳게 다짐하는 아름다운 언약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백년가기(百年佳期)’, ‘백년언약’, ‘백년지약(百年之約)’이라고도 한다.[1]
‘백 년(百年)’은 사람의 한평생을, ‘가약(佳約)’은 좋은 약속을 뜻한다. 주로 “백년가약을 맺다”라는 형태로 혼인을 점잖게 이르는 말로 쓰며, 청첩장이나 혼례 인사말, 결혼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자주 보인다. 비슷한 말인 백년해로(百年偕老)가 부부가 함께 늙어 가는 삶 자체를 말한다면, 백년가약은 그 삶을 약속하는 혼인의 언약에 초점이 있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에도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다. 중국어에서는 혼인을 축하하는 말로 ‘백년호합(百年好合)’을 쓰는데, 《성어전》은 이를 “부부의 정이 오래도록 변치 않음. 흔히 결혼을 축하하는 말로 쓴다”로 풀이한다.[2]
한문 원전에서 네 글자 ‘百年佳約’은 드물다. 한국 문집에서 확인되는 예로 유상운(柳尙運)의 시 〈이문보 익주 안악별(李文甫 翊周 安岳別)〉의 끝 구절 “백 년의 좋은 약속은 사립문에 있네(百年佳約在荊扉)”가 있는데, 이는 혼인이 아니라 벗과 훗날 함께 은거하자는 약속을 말한 것이다.[3]
부부의 언약은 옛글에서 주로 ‘백년지약(百年之約)’이라고 했다. 김종직(金宗直)은 아내 조씨의 제문에서 “백 년을 함께하자던 약속이 겨우 3분의 1에 이르렀는데, 서른 해의 부부가 하루아침에 이별하였다(百年之約。三分纔一。卅年伉儷。一朝而訣)”고 슬퍼했다.[4] 조선 문인들의 아내 제문에는 이처럼 ‘百年之約’이 중도에 끊긴 것을 슬퍼하는 구절이 자주 나온다. 중국 명나라 소설 《성세항언(醒世恆言)》 권32에도 “유양의 황손 수재와 일찍이 백년지약이 있었다(與維揚黃損秀才,曾有百年之約)”는 구절이 있어, 같은 말을 혼인의 약속으로 썼음을 알 수 있다.[5]
‘百年之約’이 늘 혼인의 약속만 가리킨 것은 아니다. 《조선왕조실록》 중종 17년(1522) 기사에서 중종은 일본 사신에게 “백 년의 약조는 하루아침에 풀 수 없다(百年之約,不可一朝而解)”고 전하게 했는데, 이는 1512년(임신년)에 맺은 조일 간 약조를 두고 한 말이다.[6]
혼서(婚書)에도 비슷한 표현이 쓰였다. 박지서(朴旨瑞)가 아들의 혼인 때 쓴 혼서는 “백 년의 좋은 인연은 오륜의 시작이 된다(百年佳緣。載爲五倫之始)”는 구절로 시작한다.[7]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百 | 백 | 일백 | 백 년, 곧 한평생 |
| 年 | 년 | 해 | 햇수 |
| 佳 | 가 | 아름답다, 좋다 | 좋은, 경사스러운 |
| 約 | 약 | 맺다, 약속 | 언약, 약속 |
- 두 사람은 7년의 연애 끝에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 사내 개발 동아리에서 처음 만난 두 엔지니어가 올봄 백년가약을 맺는다는 소식에 팀원들이 축하 영상을 만들었다.
-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백년가약”,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0%B1%EB%85%84%EA%B0%80%EC%95%BD, 확인날짜=2026-09-26.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百年好合”,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8697, 확인날짜=2026-09-26.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유상운, 《약재집(約齋集)》 책3 〈이문보 익주 안악별(李文甫 翊周 安岳別)〉,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918A_0030_050_0310, 확인날짜=2026-09-26.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김종직, 《점필재집(佔畢齋集)》 문집 권1 〈제망처숙인문(祭亡妻淑人文)〉,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66A_0240_000_0080, 확인날짜=2026-09-26.
- ↑ 풍몽룡(馮夢龍), 《성세항언(醒世恆言)》 권32.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45권, 중종 17년 6월 15일 경인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ka_11706015_003, 확인날짜=2026-09-26.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박지서, 《눌암집(訥菴集)》 권3 〈자사순혼서(子士淳婚書)〉,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1132A_0040_010_0870,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