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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충천(憤氣衝天)은 분한 마음이 하늘을 찌를 듯 격렬하게 북받쳐 오름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표준국어대사전은 이 말을 기본 표제어로 삼고 ‘분기탱천(憤氣撐天)’, ‘분기등천(憤氣騰天)’을 같은 말로 싣는다.[1][2]

‘분기(憤氣)’는 분한 기운, ‘충천(衝天)’은 하늘을 찌른다는 뜻이다. 분노가 하늘까지 치솟을 만큼 크다는 과장된 표현으로, “분기충천하다”처럼 동사로도 쓴다.[3] 부당한 일에 대한 의로운 분노를 말할 때 많이 쓰고, 단순히 크게 화가 난 모습에도 쓴다.

지금은 ‘분기탱천’이 더 자주 쓰이지만, 사전의 기본 표제어는 분기충천이다. ‘충천(衝天)’은 ‘사기충천(士氣衝天)’, ‘의기충천(意氣衝天)’처럼 기세가 대단히 높음을 나타낼 때 흔히 쓰는 말이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憤 분 분하다, 성내다 분한
氣 기 기운 기운, 마음
衝 충 찌르다, 부딪치다 찌르다
天 천 하늘 하늘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憤氣衝天’은 중국 고전에서 확인되지 않고,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원문에도 나오지 않는다.[4]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 확인되는 예는 17세기 초 심광세(沈光世, 1577~1624)가 만포진(滿浦鎭)의 수항정(受降亭)에 올라 지은 시 한 편이다.

兵塵滿地書生老,憤氣衝天壯士歌。

[5]

“전쟁의 먼지가 땅에 가득한데 서생은 늙어 가고, 분한 기운이 하늘을 찌르니 장사가 노래한다.” 압록강 가의 변방 진(鎭)을 돌아보며 지은 시이다. 다만 이 시 말고는 조선 문집 원문에서 같은 네 글자를 찾기 어려워, 옛 문헌에서 굳은 말이라기보다는 근대 이후 널리 쓰이게 된 말로 보인다.

근대 잡지에서는 이 말이 국한문 문장에 자주 보인다. 1907년 2월 《태극학보》 제7호의 〈역사담(歷史譚)〉에는 외교 교섭에서 영국 사절이 “憤氣衝天하야 猛然歸國코져” 했다는 대목이 있고,[6] 1931년 5월 《동광》 제21호에는 장제스에게 감금된 후한민(胡漢民)이 “憤氣衝天하야” 장제스를 꾸짖었다는 기사가 실렸다.[7]

다른 언어의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중국어: ‘노기충천(怒氣沖天·怒氣衝天)’을 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원나라 양현지(楊顯之)의 잡극 《소상우(瀟湘雨)》 제4절의 “괜히 성내고 이를 갈아 노기가 하늘을 찌를 뿐(只落的嗔嗔忿忿,傷心切齒,怒氣沖天)”을 용례로 든다.[8] 한국어처럼 ‘분기(憤氣)’를 쓰는 말로는 ‘분기전응(憤氣填膺, 분한 기운이 가슴에 가득 참)’이 있다.
  • 일본어: ‘怒髪天を衝く(どはつてんをつく)’, 곧 ‘성난 머리털이 하늘을 찌른다’를 쓴다. 《사기》 〈염파인상여열전〉의 인상여 고사에서 나온 노발충관(怒髮衝冠)을 바꾼 말이다.[9]
  • ‘분기(憤氣)’가 몸에 맺혀 병이 된다는 생각도 옛 기록에 보인다. 《중종실록》 1519년(중종 14) 11월 기사의 사관 논평은 기묘사화 때 사림을 혹독하게 몰아낸 대사간 이빈(李蘋)이 뒤에 등창으로 죽자 사람들이 “분기를 미처 풀지 못해 등에서 터진 것(憤氣未泄,乃發於其背)”이라 했다고 적었다.[10]
  • 개인정보 유출을 몇 달이나 숨겼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용자들은 분기충천했다.
  • 밤새 만든 코드가 남의 이름으로 발표된 것을 보고 그는 분기충천하여 항의 메일을 썼다.
  • 억울한 판결 소식에 마을 사람들이 분기충천하였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분기탱천(憤氣撐天), 분기등천(憤氣騰天): 분기충천과 같은 말.[1]
  • 노발대발(怒發大發): 몹시 노하여 펄펄 뛰며 성을 냄.
  • 노발충관(怒髮衝冠): 성난 머리털이 관을 찌를 듯함.
  • 절치부심(切齒腐心): 몹시 분하여 이를 갈며 속을 썩임.
  • 비분강개(悲憤慷慨): 슬프고 분하여 마음이 북받침.
  1. ↑ 1.0 1.1 1.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분기충천”,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6%84%EA%B8%B0%EC%B6%A9%EC%B2%9C, 확인날짜=2026-10-11.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분기탱천”,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6%84%EA%B8%B0%ED%83%B1%EC%B2%9C, 확인날짜=2026-10-11.
  3.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분기충천하다”,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B%B6%84%EA%B8%B0%EC%B6%A9%EC%B2%9C, 확인날짜=2026-10-11.
  4.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승정원일기 검색, “憤氣衝天”(0건), https://sillok.history.go.kr/ ; https://sjw.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11.
  5. ↑ 심광세(沈光世), 〈수항정 차북저운 재만포(受降亭 次北渚韻 在滿浦)〉, 《휴옹집(休翁集)》 권2,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319A_0030_010_020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319A_0030_010_0200, 확인날짜=2026-10-11.
  6. ↑ 朴容喜, “歷史譚 第五回”, 《태극학보》 제7호, 1907-02,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근현대잡지자료, https://db.history.go.kr/modern/level.do?levelId=ma_007_0070_0090, 확인날짜=2026-10-11.
  7. ↑ 申彦俊, “胡漢民氏監禁의 由來와 그 人物”, 《동광》 제21호, 1931-05,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근현대잡지자료, https://db.history.go.kr/modern/level.do?levelId=ma_014_0200_0050, 확인날짜=2026-10-11.
  8.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怒氣沖天”,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3496, 확인날짜=2026-10-11.
  9. ↑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 “怒髪天を衝く”,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80%92%E9%AB%AA%E5%A4%A9%E3%82%92%E8%A1%9D%E3%81%8F, 확인날짜=2026-10-11.
  10.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37권, 중종 14년 11월 25일 을묘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ka_11411025_001, 확인날짜=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