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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은 사람이 죽은 뒤에야 약을 지을 처방을 쓴다는 뜻으로, 때가 지나 일이 이미 틀어진 뒤에야 뒤늦게 대책을 세우는 것을 빗대어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우리 속담 “죽은 뒤에 약방문”을 한자로 옮긴 말이다. 사고가 난 뒤에야 안전 규정을 만들거나, 문제가 커진 뒤에야 허둥지둥 대책을 내놓는 일을 꼬집을 때 쓴다. 뜻이 같은 속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와 함께 자주 인용된다.

우리말샘은 이 말을 ‘사후 약방문’ 또는 ‘사후 청심환’이라는 속담으로 싣고, 비슷한 속담으로 ‘상여 뒤에 약방문’, ‘성복 뒤에 약방문’, ‘죽은 다음에 청심환’, ‘죽은 뒤에 약방문’ 등을 함께 든다.[1] ‘성복(成服)’은 초상이 나서 처음으로 상복을 입는 일이므로, 역시 사람이 이미 죽은 뒤라는 뜻이다.

다섯 글자로 된 말이어서 사자성어는 아니다. 한국 속담에서 나온 말이라 중국 한문 전적에서는 이 형태가 확인되지 않으며, 중국어와 일본어에는 각각 다른 표현이 있다(아래 다른 언어의 표현 참고).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死 사 죽다 사람이 죽다
後 후 뒤 그 뒤, 이미 늦은 때
藥 약 약 병을 고치는 약
方 방 모, 방법 약을 짓는 방법, 처방
文 문 글월 적은 글, 종이

‘약방문(藥方文)’은 약을 짓기 위하여 약 이름과 분량을 적은 종이로, ‘방문’, ‘약화제’라고도 한다.[2] 오늘날의 처방전에 해당한다. 사람이 이미 죽었는데 그제야 약을 지으라고 처방을 써 준들 쓸모가 없다는 데서 뜻이 나왔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우리 속담에서 나온 말이다. 흔히 조선 후기 홍만종(洪萬宗)이 지은 《순오지(旬五志)》의 속담 부분에 나오는 말로 소개되며, 《순오지》에 실린 속담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 꼽히곤 한다.[3][4] 《순오지》는 홍만종이 옛날에 들은 여러 이야기와 민간에 떠도는 속담 등을 모아 적은 잡록으로, 하권의 속언(俗諺) 부분에 130여 개의 속담이 실려 있다.[5]

이 말을 소개하는 글에서는 흔히 홍만종을 “인조 때 학자”라고 적지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순오지》는 홍만종이 36세이던 숙종 4년(1678)에 지은 책이다.[5]

《조선왕조실록》 원문과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는 ‘死後藥方’이라는 형태가 검색되지 않는다. 문헌에 한문으로 굳어 쓰였다기보다 입말 속담으로 전해지다가 한자 표기가 붙은 말로 보인다.

같은 뜻으로 흔히 함께 드는 망양보뢰(亡羊補牢)는 원래 뜻이 다르다. 《전국책》 〈초책 4〉에서 나온 이 말은 본래 “양을 잃은 뒤에라도 우리를 고치면 늦지 않다”는 격려의 뜻이었고, 중국어에서는 지금도 그 뜻으로 쓴다.[6] 표준국어대사전도 망양보뢰의 원래 뜻을 밝히면서, 현재는 주로 이미 실패한 뒤에 뉘우쳐도 소용없다는 뜻으로 쓴다고 풀이한다.[7] 사후약방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미 늦어 쓸모없다’는 뜻만 있으므로, 중국어 화자에게 망양보뢰를 같은 뜻으로 옮기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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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적거관문(賊去關門), 곧 도둑이 떠난 뒤에 문을 닫는다는 말을 쓴다. 《성어전》은 “일이 벌어진 뒤에야 막을 줄 안다”고 풀이하고 《수호전》 제5회의 용례를 든다.[8] 장기에서 온 말인 마후포(馬後炮)도 “일이나 때가 지난 뒤에야 움직인다”는 뜻으로 쓴다.[9]
  • 일본어: 아토노마쓰리(後の祭り), 곧 “축제가 끝난 뒤”라는 말을 쓴다. 축제가 끝난 뒤의 수레처럼 때를 놓쳐 쓸모없게 된 것을 이른다. 《일본국어대사전》이 드는 이 뜻의 첫 용례(1534)는 공교롭게도 “죽은 뒤에 지전(紙錢)을 태워 액을 막는다니 우스운 일이다. 쓸모없는 짓이다. 아토노마쓰리다”라는 문장이다.[10]
  • 영어: “close the stable door after the horse has bolted(말이 달아난 뒤에 마구간 문을 닫는다)”라고 한다.[11]
  • 랜섬웨어에 감염된 뒤에야 백업 체계를 만드는 것은 사후약방문이다.
  • 붕괴 사고가 나고 나서야 점검 기준을 고치겠다니,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 시험이 끝난 뒤에 교과서를 펴 봐야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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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 손을 써도 소용이 없음.
  • 망양보뢰(亡羊補牢): 양을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뜻. 본래 뜻은 ‘늦지 않았다’였다(위의 혼동 주의 참고).
  • 만시지탄(晩時之歎): 시기에 늦어 기회를 놓쳤음을 안타까워하는 탄식.
  • 반대 의미: 유비무환(有備無患):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음.
  1. ↑ 1.0 1.1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사후 약방문[청심환]”,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focus_name=query&query=%EC%82%AC%ED%9B%84%EC%95%BD%EB%B0%A9%EB%AC%B8&dicType=2, 확인날짜=2026-09-30.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약방문”,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5%BD%EB%B0%A9%EB%AC%B8, 확인날짜=2026-09-30.
  3. ↑ 참고: 신문수, “[고사성어] 死後藥方文(사후약방문)”, 시니어매일, 2023-07-31, http://www.senior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43856, 확인날짜=2026-09-30.
  4. ↑ 참고: 고경업,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제주일보, 2016-10-19, https://jej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98951, 확인날짜=2026-09-30.
  5. ↑ 5.0 5.1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순오지(旬五志)”,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1921, 확인날짜=2026-09-30.
  6.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亡羊補牢”,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482, 확인날짜=2026-09-30.
  7.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망양보뢰”,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A7%9D%EC%96%91%EB%B3%B4%EB%A2%B0, 확인날짜=2026-09-30.
  8.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賊去關門”,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826, 확인날짜=2026-09-30.
  9.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馬後炮”,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230, 확인날짜=2026-09-30.
  10.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後の祭”,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BE%8C%E3%81%AE%E7%A5%AD, 확인날짜=2026-09-30.
  11. ↑ Cambridge Dictionary, “shut/close the stable/barn door after the horse has bolted”, https://dictionary.cambridge.org/dictionary/english/shut-close-the-stable-barn-door-after-the-horse-has-bolted, 확인날짜=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