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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맥(菽麥)은 본래 콩과 보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며, 콩과 보리도 구별하지 못한다는 데서 사리 분별을 못 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표준국어대사전은 숙맥의 첫째 뜻을 “콩과 보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 둘째 뜻을 “사리 분별을 못 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으로 풀고, 둘째 뜻은 ‘숙맥불변(菽麥不辨)’에서 나온 말이라고 밝힌다.[1] 오늘날에는 거의 둘째 뜻으로만 쓴다. “세상 물정 모르는 숙맥”, “이 숙맥아”처럼 남을 낮잡거나 놀리는 말로 쓰고, 요즘에는 특히 이성 앞에서 숫기가 없고 연애에 서툰 사람을 ‘연애 숙맥’이라고 부르는 일이 많다.[2]

‘쑥맥’이라고 쓰거나 말하는 경우가 있으나 표준어는 ‘숙맥’이다. 우리말샘도 ‘쑥맥’의 규범 표기를 ‘숙맥’으로 안내한다.[3][4] 실제 발음은 받침 ㄱ이 뒤의 ㅁ 때문에 바뀌어 [숭맥]이 된다.[1]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菽 숙 콩 콩
麥 맥 보리 보리

菽은 콩 종류를 두루 이르는 글자이다. 《시경(詩經)》 〈노송(魯頌) 비궁(閟宮)〉에도 “기장과 피, 늦곡식과 올곡식, 일찍 심고 늦게 심는 콩과 보리(黍稷重穋,稙稺菽麥)”라는 구절이 있어, 菽麥은 일찍부터 대표적인 곡식을 함께 이르는 말로 쓰였다.[5]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성공(成公) 18년(기원전 573) 조에서 나왔다. 진(晉)나라 대부들이 여공(厲公)을 죽이고 나이 열네 살의 주자(周子)를 맞아 임금으로 세웠는데, 《좌전》은 그의 형을 세우지 않은 까닭을 이렇게 적었다.[6]

周子有兄而無慧,不能辨菽麥,故不可立。

“주자에게는 형이 있었으나 지혜가 없어 콩과 보리를 분간하지 못하였으므로 세울 수 없었다.”

여기서 ‘콩과 보리를 분간하지 못한다(不辨菽麥)’는 말이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이 되었고, 한국에서는 이를 ‘숙맥불변’이라는 네 글자로도 썼고, 다시 앞의 두 글자만 따서 ‘숙맥’이라고 하게 되었다.[1] 고사의 자세한 내용과 중국·조선 문헌의 용례는 숙맥불변 문서에 정리되어 있다.

이처럼 중국어에서는 菽麥 두 글자만으로는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뜻이 되지 않는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도 不辨菽麥을 표제어로 싣고, 菽麥은 그 안에서 ‘콩과 보리’로만 풀이한다.[7] ‘숙맥’ 두 글자가 그대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굳은 것은 한국어에서 두드러진 쓰임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숙맥’이 둘 실려 있다. ‘숙맥1(宿麥)’은 보리를 달리 이르는 말로, 보리는 가을에 심어 이듬해에 익기 때문에 묵을 숙(宿) 자를 붙였다.[8] 《한서(漢書)》 〈식화지(食貨志)〉에는 동중서(董仲舒)가 한 무제에게 “관중(關中)의 백성들로 하여금 숙맥을 더 심게 하소서(使關中民益種宿麥)”라고 건의한 대목이 있다.[9] 사람을 이르는 ‘숙맥’은 콩 숙(菽) 자를 쓰는 숙맥2이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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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표현 비고
한국어 숙맥(菽麥), 숙맥불변(菽麥不辨) 두 글자만으로 어리석은 사람을 뜻함
중국어 不辨菽麥(bù biàn shū mài), 菽麥不分 菽麥만으로는 ‘콩과 보리’
일본어 菽麦(しゅくばく) ‘콩과 보리’ 외에 고사에서 나온 ‘식견, 사물을 분별하는 눈’이라는 뜻이 있음

일본의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은 菽麦의 둘째 뜻을 “‘菽麦を弁ぜず’의 고사에서, 사물을 보는 눈, 식견, 사물의 차이와 구별”로 풀고, 900년 무렵 스가와라노 미치자네(菅原道真)의 《간케분소(菅家文草)》를 첫 용례로 든다.[10] 같은 고사에서 출발했지만 한국어는 ‘분별 못 하는 사람’ 쪽으로, 일본어는 ‘분별하는 힘’ 쪽으로 뜻이 굳은 셈이다.

  • 그는 코딩 실력은 뛰어나지만 회사 정치에는 영 숙맥이다.
  • 너 같은 숙맥더러 그런 말을 하는 내가 그르지. (현진건, 〈술 권하는 사회〉)[1]
  • 연애에는 숙맥이던 친구가 먼저 결혼 소식을 알려 왔다.
  • “숙맥이 상팔자”라는 속담이 있다. 콩인지 보리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팔자가 좋다는 뜻으로, 모르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하다는 말이다.[1]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숙맥불변(菽麥不辨): 콩인지 보리인지를 구별하지 못함. 숙맥의 본디 말.
  • 목불식정(目不識丁): 고무래를 보고도 정(丁) 자를 모를 정도로 무식함.
  • 어로불변(魚魯不辨): 魚 자와 魯 자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무식함.
  • 일자무식(一字無識): 글자를 한 자도 모를 정도로 무식함.
  • 오곡불분(五穀不分): 오곡을 분간하지 못함.
  1. ↑ 1.0 1.1 1.2 1.3 1.4 1.5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숙맥2”,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8%99%EB%A7%A5, 확인날짜=2026-10-03.
  2. ↑ “‘연애 숙맥’ 특징 11가지”, 위키트리, https://www.wikitree.co.kr/articles/277803, 확인날짜=2026-10-03.
  3.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쑥맥”,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C%91%A5%EB%A7%A5, 확인날짜=2026-10-03.
  4. ↑ “[우리말 바루기] 쑥맥→숙맥”, 미주중앙일보, 2019-01-21, https://www.koreadaily.com/article/6913996, 확인날짜=2026-10-03.
  5. ↑ 《시경(詩經)》 〈노송(魯頌) 비궁(閟宮)〉.
  6.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성공(成公) 18년.
  7.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不辨菽麥”,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68, 확인날짜=2026-10-03.
  8.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숙맥1”,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8%99%EB%A7%A5, 확인날짜=2026-10-03.
  9. ↑ 반고(班固), 《한서(漢書)》 권24 상 〈식화지(食貨志) 상〉.
  10.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菽麦”,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8F%BD%E9%BA%A6, 확인날짜=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