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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묘조장(揠苗助長)은 곡식의 싹을 뽑아 올려 성장을 돕는다는 뜻으로, 성공을 서두르다 도리어 해를 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 나오는 송나라 사람의 이야기에서 나왔다.[1]

자연스러운 과정과 순서를 무시하고 억지로 빨리 결과를 얻으려다 일을 망치는 경우를 가리킨다. 교육, 수양, 조직 운영처럼 시간이 걸려야 하는 일에서 자주 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부당한 수단으로 빨리 이루려다 이익은커녕 도리어 해를 입음”의 비유로 풀이하고, ‘揠’을 모양이 비슷한 ‘偃’으로 잘못 쓰지 말라고 짚는다.[2]

오늘날 중국어에서는 어려운 글자 ‘揠’ 대신 ‘拔’을 쓴 ‘拔苗助长(bá miáo zhù zhǎng)’이 더 흔하다. 《성어전》의 참고 자료도 拔苗助長을 같은 말로 싣는다.[3]

이 이야기의 뒤 두 글자에서 ‘조장(助長)’이라는 말이 나왔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조장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김”으로 풀이한다.[4]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揠 알 뽑다 잡아 뽑아 올리다
苗 묘 모, 싹 곡식의 싹
助 조 돕다 억지로 거들다
長 장 길다, 자라다 자라다

맹자가 제자 공손추(公孫丑)에게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법을 설명하는 대목에 나온다. 맹자는 호연지기가 의로움을 오래 쌓아서 생기는 것이므로 “반드시 일삼되 미리 기약하지 말며, 마음에 잊지도 말고 억지로 자라게 돕지도 말라(必有事焉而勿正,心勿忘,勿助長也)”고 한 뒤 이렇게 덧붙였다.[5]

無若宋人然。宋人有閔其苗之不長而揠之者,芒芒然歸,謂其人曰:「今日病矣!予助苗長矣!」其子趨而往視之,苗則槁矣。天下之不助苗長者寡矣。以為無益而舍之者,不耘苗者也;助之長者,揠苗者也。非徒無益,而又害之。

“송나라 사람처럼 해서는 안 된다. 송나라 사람 가운데 자기 싹이 자라지 않는 것을 걱정하여 싹을 뽑아 올린 자가 있었다. 그는 피곤한 모습으로 돌아와 집안사람들에게 ‘오늘은 몹시 피곤하다. 내가 싹이 자라도록 도와주었다’고 했다. 그 아들이 달려가 보니 싹은 이미 말라 있었다. 세상에 싹이 자라도록 억지로 돕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쓸모없다고 여겨 내버려 두는 자는 김을 매지 않는 사람이고, 자라도록 억지로 돕는 자는 싹을 뽑는 사람이다. 이는 한갓 이로움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해치는 것이다.”[5]

맹자는 호연지기를 기르는 일에서 두 가지 잘못을 함께 경계했다. 하나는 쓸모없다고 여겨 아예 손을 놓는 것(김매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급하게 억지로 키우려는 것(싹을 뽑는 것)이다. 《성어전》은 ‘芒芒然’을 피곤한 모양, ‘病’을 피곤하다는 뜻으로 풀이한다.[2]

나무위키 등에는 이 이야기를 모내기한 벼를 두고 농부가 하루 종일 순을 잡아 뺐고 이튿날 아들이 논에 가 보니 벼가 하얗게 말라 있었다는 식으로 소개하기도 하는데, 원문에는 ‘싹(苗)’이라고만 되어 있고 모내기나 ‘이튿날’이라는 말은 없으며, 아들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달려가(趨而往)’ 보았다.[5]

네 글자로 굳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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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전》은 네 글자 揠苗助長의 용례로 송나라 임지기(林之奇)의 〈군심론(君心論)〉 “한 번 햇볕에 쬐고 열흘 차게 하면 자라는 것이 없고, 싹을 뽑아 자라기를 도우면 말라 죽기를 재촉할 뿐이다(一暴十寒,物未有能生者;揠苗助長,無乃速其槁歟)”와 주희(朱熹)가 하숙경(何叔京)에게 보낸 편지 등을 든다.[2] 송대 성리학자들은 이 말을 마음을 억지로 다잡으려다 도리어 해치는 공부의 병통을 가리키는 말로 즐겨 썼다.

한국어의 ‘조장(助長)’은 알묘조장의 뜻을 이어받아 나쁜 일을 부추긴다는 부정적인 뜻으로만 쓴다.[4] 일본어의 ‘助長(じょちょう)’은 조금 다르다. 《디지털 다이지센》은 첫째 뜻으로 “힘을 보태어 어떤 일의 성장이나 발전을 돕는 것. 또 어떤 경향을 더 두드러지게 하는 것”을 들고, 둘째 뜻으로 《맹자》의 고사에서 나온 “불필요하게 힘을 보태어 도리어 해치는 것”을 든다.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은 고사의 뜻에서 “좋지 않은 경향을 더욱 강하게 함 → 바뀌어, 사물의 성장·발전에 밖에서 힘을 보탬”으로 뜻이 넓어졌다고 설명하며, 《야마가 어류(山鹿語類)》(1665)를 첫 용례로 든다.[6] 그래서 일본어에서는 “국제 교류를 助長する”처럼 좋은 뜻으로 쓰는 예도 있는데, 《고사성어를 아는 사전》은 고사의 핵심이 싹이 말라 죽은 데 있으므로 “성장을 도와 도리어 해를 끼친다”는 뜻으로 쓰는 편이 알맞다고 덧붙인다.[6]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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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원문에서 揠苗助長은 3건, ‘揠苗’는 6건 보인다.[7]

  • 1457년 세조는 여러 도의 관찰사에게 농사와 양잠을 권장하는 사목을 내리면서 “첫째는 사목에 따라 권과하되, 둘째로 빨리 하려고만 하면 결국 싹을 뽑는 꼴이 되니(若其欲速,竟歸揠苗) 경은 아울러 알라”고 당부했다. 백성을 괴롭히지 말고 “나무를 심고 뿌리를 북돋운 뒤 스스로 싹이 트기를 기다리듯” 하라는 뜻이었다.[8] 고사 속 ‘싹’이 실제 농사 행정의 경계로 쓰인 예이다.
  • 1518년 조광조(趙光祖)는 자신을 성균관 동지사로 삼자는 논의가 나오자 “임금이 사람을 쓸 때는 먼저 명망을 기른 뒤에 자리에 두어야 하는데, 어찌 곧바로 싹을 뽑아 자라기를 돕듯 할 수 있겠습니까(豈可徑爲揠苗助長乎)”라며 사양했다.[9] 같은 해 11월 석강에서는 “마음을 지니는 방법은 경(敬)보다 앞서는 것이 없지만, 경으로 안을 곧게 하려고만 하면 싹을 뽑아 자라기를 돕는 폐단을 면치 못한다”고 아뢰었다.[10]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에서는 48건이 검색되며, 이황(李滉)이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억지로 마음을 붙잡으려는 공부를 “맹자가 말한 알묘조장의 걱정”이라고 경계한 예처럼 대부분 마음 공부를 두고 한 말이다.[11]

  • 테스트 기간을 줄여 출시를 서두른 것은 알묘조장이었다. 결국 치명적인 결함 때문에 전량 회수해야 했다.
  • 기초 없이 선행 학습만 몰아붙이는 것은 아이에게 알묘조장이 될 수 있다.
  • 신입 보안 담당자에게 준비도 없이 전사 보안 책임을 맡기는 것은 알묘조장식 인사이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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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장(助長):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김.[4]
  • 욕속부달(欲速不達): 일을 빨리하려고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함. 《논어》 〈자로(子路)〉의 “欲速則不達”에서 나왔다.[12]
  • 교각살우(矯角殺牛): 작은 흠을 고치려다 도리어 큰일을 그르침.
  • 반대 의미: 순서점진(循序漸進), 영과후진(盈科後進): 차례를 따라 차근차근 나아감. 《성어전》이 드는 반대말이다.[2]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알묘조장”,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5%8C%EB%AC%98%EC%A1%B0%EC%9E%A5, 확인날짜=2026-09-28.
  2. ↑ 2.0 2.1 2.2 2.3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揠苗助長”,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56, 확인날짜=2026-09-28.
  3.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수정본 참고 자료 “拔苗助長”,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6347, 확인날짜=2026-09-28.
  4. ↑ 4.0 4.1 4.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조장”,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A1%B0%EC%9E%A5, 확인날짜=2026-09-28.
  5. ↑ 5.0 5.1 5.2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
  6. ↑ 6.0 6.1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 “助長”,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8A%A9%E9%95%B7, 확인날짜=2026-09-28.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揠苗助長”·“揠苗”,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8.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조실록》 6권, 세조 3년 1월 9일 갑술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ga_10301009_002, 확인날짜=2026-09-28.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34권, 중종 13년 7월 11일 무신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ka_11307011_001, 확인날짜=2026-09-28.
  10.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34권, 중종 13년 11월 4일 경자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ka_11311004_001, 확인날짜=2026-09-28.
  11. ↑ 이황(李滉), 〈답정자중(答鄭子中)〉, 《퇴계집(退溪集)》 권24,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8.
  1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욕속부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A%95%EC%86%8D%EB%B6%80%EB%8B%AC, 확인날짜=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