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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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天方地軸)은 못난 사람이 종작없이 덤벙이거나, 너무 급하여 허둥지둥 함부로 날뛰는 것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같은 뜻으로 천방지방(天方地方)이라고도 한다.[2]
철없이 이리저리 날뛰는 아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는 사람, 다급해서 허둥대는 모습을 두루 가리킨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이 말을 명사와 부사로 함께 싣는다.[1]
- 명사: 「1」 못난 사람이 종작없이 덤벙이는 일. 「2」 너무 급하여 허둥지둥 함부로 날뜀. “천방지축으로 행동하다”, “천방지축으로 도망하다”처럼 ‘-으로’를 붙여 쓴다.
- 부사: 「1」 못난 사람이 종작없이 덤벙이는 모양. 「2」 너무 급하여 허둥지둥 함부로 날뛰는 모양. “고갯길을 천방지축 달려 올라가다”처럼 쓴다.
일상에서는 “천방지축 개구쟁이”처럼 어린아이의 철없는 장난을 귀엽게 나무라는 말로도 자주 쓴다. 한자로 적기는 하지만 중국어나 일본어에서는 쓰지 않는 한국어 고유의 말이다. 중국과 한국의 한문 전적은 물론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한국고전종합DB의 원문에서도 天方地軸이라는 네 글자는 보이지 않는다.[3][4][5]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앞의 설명대로 한문 원전에는 용례가 없고, 한국어 문헌에서 쓰여 온 말이다.
18세기 가집인 진본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실린 것으로 알려진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 〈님이 오마 하거늘〉에 ‘천방지방’이 나온다. 임이 온다는 말에 저녁을 일찍 먹고 대문 밖에 나가 기다리다가, 건넛산에 거뭇한 것이 서 있자 임인 줄 알고 버선과 신을 벗어 들고 달려가는 대목이다.[6][7]
버선 벗어 품에 품고 신 벗어 손에 쥐고 곰븨님븨 님븨곰븨 천방지방 지방천방 진데 마른데 가리지 말고 워렁충창 건너가서
마음이 급해 진 데 마른 데를 가리지 않고 허둥지둥 뛰어가는 모습을 ‘천방지방 지방천방’이라는 말놀이로 그렸다. 가까이 가 보니 임이 아니라 지난해 껍질을 벗겨 세워 둔 삼대였다는 것이 이 시조의 웃음거리다. 오늘날 표준국어대사전도 ‘천방지방’을 천방지축과 같은 뜻의 부사로 싣는다.
‘천방지축’이라는 형태는 근대 소설에서 확인된다. 현진건(玄鎭健)의 단편 〈운수 좋은 날〉(《개벽》 1924년 6월호)에는 인력거꾼 김 첨지의 아내가 오랜만에 생긴 좁쌀로 서둘러 밥을 짓는 장면에 이 말이 한자와 함께 나온다.[8]
김 첨지의 말에 의지하면 그 오라질 년이 천방지축(天方地軸)으로 남비에 대고 끓였다.
마음이 급해 제대로 익히지도 않고 허겁지겁 끓였다는 뜻으로, 표준국어대사전의 명사 「2」 뜻과 같다. 18세기 가집에는 ‘천방지방’이, 20세기 초 소설에는 ‘천방지축’이 보이는 셈이다.
한국고전번역원의 문집 번역문에는 ‘천방지축’이 여러 번 보이지만, 모두 번역자가 고른 우리말이다. 예를 들어 정구(鄭逑)의 제문 번역에서 “천방지축 놀았는데”로 옮긴 부분의 원문은 “嬉戲疏狂(즐겁게 놀며 거리낌 없이 굴었다)”이다.[9] 번역문에 나온다고 해서 조선 시대에 이 말을 썼다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 천방지축 뛰어다니던 막내가 어느새 의젓한 어른이 되었다.
- 장애 알림이 뜨자 신입 운영자는 천방지축으로 서버를 재시작하기 시작했다. 원인을 확인하기 전에 손부터 대면 로그와 증거가 사라진다.
- 비 소식에 천방지축 빨래를 걷으러 나갔다.
- 1989년 KBS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달려라 하니》의 후속작 제목이 《천방지축 하니》이다.[10]
-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천방지축”,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9C%EB%B0%A9%EC%A7%80%EC%B6%95, 확인날짜=2026-09-30.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천방지방”,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9C%EB%B0%A9%EC%A7%80%EB%B0%A9, 확인날짜=2026-09-30.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天方地軸”,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30.
-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검색 “天方地軸”, https://sjw.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30.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고전원문 검색 “天方地軸”,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30.
- ↑ 참고: 한분옥, “[한분옥 시조시인의 시조 美學과 절제](33)님이 오마 하거늘-작자 미상”, 경상일보, 2024-08-30, http://www.ulsan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84791, 확인날짜=2026-09-30.
- ↑ 참고: “시조 ‘님이 오마 하거늘~’ (작자 미상)”, 메타국어, https://googeo.kr/entry/misang, 확인날짜=2026-09-30.
- ↑ 현진건, 〈운수 좋은 날〉, 《개벽》 제48호(1924년 6월). 원문 확인: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 “운수 좋은 날”, https://gongu.copyright.or.kr/gongu/wrt/wrt/view.do?wrtSn=9002094&menuNo=200019, 확인날짜=2026-09-30.
- ↑ 정구(鄭逑), 〈곽덕수 영희에 대한 제문〉, 《한강집(寒岡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번역문,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30.
- ↑ 참고: “천방지축 하니 (1989)”, The Movie Database, https://www.themoviedb.org/tv/127876?language=ko-KR, 확인날짜=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