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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만화(千變萬化)는 끝없이 변화함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만변(萬變)’, ‘만화(萬化)’라고도 한다.[1]

‘천 번 바뀌고 만 번 달라진다’는 말로, ‘천’과 ‘만’은 정확한 수가 아니라 셀 수 없이 많다는 뜻을 더한다. ‘천만(千萬)’과 ‘변화(變化)’를 엇갈려 끼워 넣은 짜임으로, 천차만별(千差萬別)·천태만상(千態萬象)과 같은 꼴이다. 날씨나 풍경, 정세, 사람의 재주처럼 모양과 형편이 잇달아 바뀌어 종잡을 수 없는 것을 묘사할 때 쓴다. 좋고 나쁜 뜻이 따로 붙지 않는 말이어서, 변화의 풍부함을 칭찬할 때도, 변덕스러움을 말할 때도 쓴다.

중국어(千變萬化, qiānbiàn wànhuà)와 일본어(千変万化, せんぺんばんか)에서도 같은 형태와 뜻으로 쓴다.[2][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千 천 일천, 많다 수없이 많이
變 변 변하다 바뀌다
萬 만 일만, 많다 수없이 많이
化 화 되다, 달라지다 모습이 달라지다

《열자》의 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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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전》은 《열자(列子)》 〈주목왕(周穆王)〉을 출전으로 든다.[2] 주나라 목왕 때 서쪽 끝 나라에서 ‘화인(化人)’, 곧 술법을 부리는 사람이 찾아왔다는 이야기의 첫머리이다.

周穆王時,西極之國有化人來,入水火,貫金石;反山川,移城邑;乘虛不墜,觸實不硋。千變萬化,不可窮極。既已變物之形,又且易人之慮。穆王敬之若神,事之若君。

[4]

“주 목왕 때 서쪽 끝 나라에서 화인이 왔다. 물과 불 속을 드나들고 쇠와 돌을 꿰뚫었으며, 산과 내를 뒤집고 성읍을 옮겼다. 허공을 타도 떨어지지 않고 단단한 것에 부딪혀도 걸리지 않았다. 천 번 변하고 만 번 달라져 그 끝을 헤아릴 수 없었다. 사물의 모양을 바꿀 뿐 아니라 사람의 생각까지 바꾸어 놓으니, 목왕은 그를 신처럼 공경하고 임금처럼 섬겼다.” 목왕은 화인을 위해 궁궐을 새로 짓고 좋은 음식과 음악을 바쳤지만 화인은 만족하지 않았고, 끝내 목왕을 이끌고 하늘 위 자기 궁전으로 데려갔다.

같은 책 〈탕문(湯問)〉에도 이 말이 나온다. 목왕이 서쪽을 순행하고 돌아오는 길에 언사(偃師)라는 장인이 자신이 만든 ‘노래하는 사람’을 바쳤다. 장인이 턱을 건드리면 가락에 맞추어 노래하고 손을 받쳐 주면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어, “천 번 변하고 만 번 달라지며 뜻하는 대로 움직였다(千變萬化,惟意所適)”. 목왕은 진짜 사람인 줄 알았다가, 그것이 시녀들에게 눈짓을 하자 노하여 장인을 죽이려 했다. 장인이 그것을 뜯어 보이니 가죽·나무·아교·옻칠과 물감으로 만든 인형이었고, 간과 쓸개, 뼈와 머리털까지 모두 갖추어져 있었다.[5]

한나라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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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가 분명한 이른 예로는 한나라 초 가의(賈誼)의 〈복조부(鵩鳥賦)〉가 있다. 장사왕의 태부로 좌천된 가의가 불길한 새로 여겨지던 복조(鵩鳥)가 방에 날아든 것을 보고 지은 글로, 만물의 변화와 생사를 노래한다.

且夫天地為鑪,造化為工;陰陽為炭,萬物為銅,合散消息,安有常則?千變萬化,未始有極。

[6]

“천지는 화로가 되고 조화는 대장장이가 되며, 음양은 숯이 되고 만물은 구리가 된다. 모이고 흩어지며 사라지고 자라나니 어찌 일정한 법칙이 있겠는가. 천 번 변하고 만 번 달라져 처음부터 끝이 없다.” 《회남자(淮南子)》 〈숙진훈(俶真訓)〉에도 “千變萬化而未始有極”이라는 비슷한 구절이 있고, 《장자(莊子)》 〈전자방(田子方)〉에는 글자 순서가 다른 “천 번 구르고 만 번 바뀌어도 막히지 않았다(千轉萬變而不窮)”는 표현이 있다.[2]

뒤로는 송나라 주희의 어록, 심괄(沈括)의 《몽계필담(夢溪筆談)》, 명청 소설 《서유기》·《홍루몽》 등에 두루 쓰였다.[2]

한국과 일본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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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정도전(鄭道傳)이 《불씨잡변(佛氏雜辨)》의 〈불씨진가지변(佛氏眞假之辨)〉에서 “태극이 양의를 낳고 양의가 사상을 낳으니, 천변만화가 모두 여기서 나온다(千變萬化,皆從此出)”고 썼다.[7]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17건이 있으며, 가장 이른 것은 연산군 1년(1495) 2월 부제학 성세명(成世明) 등이 즉위 초의 연산군에게 올린 상소이다. 상소는 “천하의 일은 천변만화하여 그 끝이 없지만 어느 하나도 임금의 마음에서 나오지 않는 것이 없다(天下之事,千變萬化,其端無窮,無一不出於人主之心)”며 임금이 마음을 바르게 하기를 청했다.[8]

일본에서는 《일본국어대사전》이 가네아키라 친왕(兼明親王)의 〈구부(裘賦)〉(《본조문수(本朝文粋)》, 1060년경)를 첫 용례로 들고, 14세기 《태평기(太平記)》의 용례를 함께 싣는다.[3]

  • 공격자들은 탐지를 피하려고 악성 코드의 모양을 천변만화로 바꾸므로, 시그니처만으로는 막기 어렵다.
  • 산 위의 구름은 하루에도 천변만화하여 같은 풍경을 두 번 보기 어렵다.
  • 천변만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장기 계획을 세우기란 쉽지 않다.
  • 금나라 말에서 원나라 초에 걸쳐 활동한 선승 만송 행수(萬松行秀)가 평창한 선종 공안집 《종용록(從容錄)》 제34칙의 시중(示衆)은 “빈손 맨주먹으로 천변만화한다(赤手空拳,千變萬化)”로 시작한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온갖 변화를 부린다는 뜻으로, 적수공권과 천변만화가 한 구절에 나란히 쓰인 예이다.[9]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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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변(萬變), 만화(萬化): 같은 뜻이다.
  • 변화무쌍(變化無雙): 비할 데 없이 변화가 심함.
  • 천태만상(千態萬象): 천 가지 모습과 만 가지 형상이라는 뜻으로, 세상 사물이 모두 다른 모양을 하고 있음.
  • 천차만별(千差萬別): 여러 가지 사물이 모두 차이가 있고 구별이 있음.
  • 순식만변(瞬息萬變): 눈 깜짝할 사이에 수없이 바뀜. 중국어에서 자주 쓰며, 《성어전》은 천변만화가 변화의 많음을, 순식만변이 변화의 빠름을 강조한다고 구별한다.[2]
  • 반대 의미: 천편일률(千篇一律). 중국어에서는 一成不變(한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음)도 반대말로 든다.[2]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천변만화”,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9C%EB%B3%80%EB%A7%8C%ED%99%94, 확인날짜=2026-10-03.
  2. ↑ 2.0 2.1 2.2 2.3 2.4 2.5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千變萬化”,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911, 확인날짜=2026-10-03.
  3. ↑ 3.0 3.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千変万化”,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8D%83%E5%A4%89%E4%B8%87%E5%8C%96, 확인날짜=2026-10-03.
  4. ↑ 《열자(列子)》 권3 〈주목왕(周穆王)〉.
  5. ↑ 《열자》 권5 〈탕문(湯問)〉.
  6. ↑ 가의, 〈복조부(鵩鳥賦)〉, 소통 편, 《문선(文選)》 권13. 사마천, 《사기》 권84 〈굴원·가생 열전〉에도 실려 있다.
  7.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정도전, 《삼봉집(三峯集)》 〈불씨잡변〉 ‘불씨진가지변(佛氏眞假之辨)’,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24A_0120_010_0090, 확인날짜=2026-10-03.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 3권, 연산 1년 2월 2일 병진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ja_10102002_003, 확인날짜=2026-10-03.
  9. ↑ 만송 행수 평창, 《만송노인평창천동각화상송고종용암록(萬松老人評唱天童覺和尚頌古從容庵錄)》 권3 제34칙(대정신수대장경 T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