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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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관오리(貪官汚吏)는 백성의 재물을 탐내어 빼앗는, 행실이 깨끗하지 못한 관리를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두 요소는 각각 오래된 말이다. ‘오리(汚吏)’는 《맹자(孟子)》 〈등문공 상(滕文公上)〉의 “포악한 임금과 더러운 관리는 반드시 토지의 경계를 소홀히 한다(暴君汚吏必慢其經界)”는 구절에 이미 보인다.[3]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貪官汙吏를 ‘재물을 탐하고 뇌물을 받는 관리’로 풀이하고, 명나라 풍몽룡(馮夢龍)이 엮은 《유세명언(喻世明言)》 권39 〈왕신지일사구전가(汪信之一死救全家)〉의 “이런 탐관오리를 몰아내어 위엄 있는 이름을 세상에 떨친다(驅除這些貪官汙吏,使威名蓋世)”와 청나라 소설 《아녀영웅전(兒女英雄傳)》 제8회를 용례로 든다.[4]
《조선왕조실록》에는 원문 기준으로 ‘貪官汚吏’가 82건 나온다. 가장 이른 것은 세종 6년(1424) 명나라 홍희제(洪熙帝)의 즉위 조서를 옮겨 적은 기사로, “무릇 탐관오리가 정사를 좀먹고 법을 무너뜨리며 폐단을 일으켜 백성을 해치다가, 조서가 도착한 뒤에도 고치지 않고 여전히 탐학하면(凡貪官汚吏蠹政壞法,作弊害民,詔書到後,不卽改悔,仍前貪虐者)” 순안감찰어사 등이 잡아들여 경사로 압송하게 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5] 조선 사람이 직접 쓴 예로는 명종 16년(1561) 사관의 논평이 있다. 사관은 나라에서 산림과 하천의 이용을 엄하게 막는 바람에 “탐관오리가 이를 빌미로 재물을 뜯어 제 이익으로 삼는 일이 이루 헤아릴 수 없다(貪官汚吏,因緣徵索,以爲己利者,不可勝計)”고 비판했다.[6]
- 조선 후기의 농민 봉기는 지방관의 수탈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경우가 많았다. 1862년 임술농민봉기(진주민란)의 발단이 된 경상우병사 백낙신(白樂莘), 1894년 동학농민운동의 발단이 된 고부 군수 조병갑(趙秉甲)이 대표적인 탐관오리로 흔히 거론된다. 백낙신은 경상우병사로 부임한 지 1년이 안 되어 불법 수탈로 쌀 1만 5천여 석을 챙기고 진주 농민들에게 5만 2천여 석을 한꺼번에 물리려 해 봉기를 불렀다.[7] 조병갑은 만석보(萬石洑)를 새로 쌓는 데 농민을 강제로 동원한 뒤 물세로 700여 석을 착복하는 등의 수탈로 고부 민란을 불렀고, 이 봉기가 전국적인 동학농민운동으로 번졌다.[8]
- 고전 소설과 설화에서 백성을 괴롭히는 사또는 전형적인 악역이다. 《춘향전》의 남원 부사 변학도가 가장 널리 알려진 예이며, 암행어사나 의적이 이들을 벌하는 이야기가 권선징악의 틀을 이룬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貪 | 탐 | 탐내다 | 재물을 탐내다 |
| 官 | 관 | 벼슬, 관리 | 벼슬아치 |
| 汚 | 오 | 더럽다 | 행실이 더럽다, 부정하다 |
| 吏 | 리 | 관리, 아전 | 관리 |
중국 대륙과 대만에서는 ‘汚’ 대신 이체자 ‘污’ 또는 ‘汙’를 써서 貪官污吏(tānguān wūlì), 貪官汙吏로 적는다.
- 중국어: 貪官污吏가 그대로 쓰인다. 20세기 전반의 격문·선언문에서는 ‘토호열신(土豪劣紳)’과 짝을 이루어 타도 대상을 가리키는 상투어로 자주 보인다.
- 일본어: 일본 국어사전에는 네 글자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고, ‘汚吏(おり)’와 ‘貪官(どんかん)’이 따로 실려 있다. 《일본국어대사전》은 汚吏의 첫 일본 용례로 나카에 도주(中江藤樹)의 《옹문답(翁問答)》(1650)의 “暴君汚吏”를 든다.[9] 한편 일본에서 탐관오리의 이미지로 흔히 떠올리는 것은 시대극의 단골 악역인 ‘악대관(悪代官, あくだいかん)’이다. 상인과 결탁해 뇌물을 받고 백성을 쥐어짜는 대관(代官, 막부 직할지 등을 다스린 지방관)으로 그려진다.[10] 다만 이는 《미토 고몬(水戸黄門)》 같은 텔레비전 시대극이 굳힌 인물상이고, 실제 에도 시대에는 박봉에도 주민을 위해 애쓴 대관이 많았다는 반론도 있다.[11]
- 영어: ‘corrupt official’에 해당한다.
- 인허가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공무원은 현대판 탐관오리라는 비판을 받았다.
- 조선 후기의 탐관오리들은 환곡을 빌미로 백성의 곡식을 가로챘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탐관오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83%90%EA%B4%80%EC%98%A4%EB%A6%AC, 확인날짜=2026-09-26.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청백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AD%EB%B0%B1%EB%A6%AC, 확인날짜=2026-09-26.
- ↑ 《맹자》 〈등문공 상(滕文公上)〉.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貪官汙吏”,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7059, 확인날짜=2026-09-26.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26권, 세종 6년 10월 15일 병진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0610015_001, 확인날짜=2026-09-26.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명종실록》 27권, 명종 16년 8월 4일 신유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ma_11608004_001, 확인날짜=2026-09-26.
-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백낙신(白樂莘)”,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2016, 확인날짜=2026-09-26.
-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조병갑(趙秉甲)”,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1789, 확인날짜=2026-09-26.
-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汚吏”,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B1%9A%E5%90%8F, 확인날짜=2026-09-26.
- ↑ 참고: 다카오카 도모노리(高岡智則), “悪代官・とは?悪役代官の意味と歴史をやさしく解説”, 日常の“とは?”をわかりやすく解説するブログ, https://toha3.fromation.co.jp/archives/12518, 확인날짜=2026-09-26.
- ↑ 후루카와 아이테쓰(古川愛哲), 《악대관은 사실 영웅이었다: 에도의 역사(悪代官は実はヒーローだった江戸の歴史)》, 고단샤(講談社)+α신서, 2010.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가렴주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0%80%EB%A0%B4%EC%A3%BC%EA%B5%AC,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