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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사표음(簞食瓢飮)은 대나무로 만든 밥그릇에 담은 밥과 표주박에 든 물이라는 뜻으로, 청빈하고 소박한 생활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단표(簞瓢)’, ‘일단사일표음(一簞食一瓢飮)’이라고도 한다.[1]

《논어》에서 공자가 제자 안회(顔回)의 가난한 삶을 칭찬한 말에서 나왔다. 그래서 단순히 ‘가난하다’는 뜻보다는, 가난 속에서도 뜻을 잃지 않고 즐겁게 사는 선비의 삶을 기리는 말로 쓰인다. 같은 대목에서 나온 ‘단표누항(簞瓢陋巷)’, 곧 ‘누추한 골목의 한 그릇 밥과 한 바가지 물’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2]

‘食’을 ‘사’로 읽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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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은 ‘먹다’라는 동사일 때는 ‘식’으로 읽지만, ‘밥’이라는 명사일 때는 ‘사’로 읽는 전통이 있다. 남송 주희(朱熹)는 《논어집주》에서 이 대목의 食에 “음은 사(嗣)이다. 食은 밥이다(食,音嗣……食,飯也)”라고 주를 달았다.[3] 표준국어대사전도 ‘단사-표음’으로 올렸고, 같은 글자가 들어간 ‘단사호장(簞食壺漿)’도 ‘단사’로 읽는다.[4] 중국어에서도 이 성어의 食은 ‘sì’로 읽는다.[5]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簞 단 대나무로 엮은 둥근 그릇 밥을 담는 대그릇
食 사 밥 (‘먹다’일 때는 ‘식’) 밥
瓢 표 표주박, 바가지 물을 뜨는 바가지
飮 음 마시다, 마실 것 마실 물

《논어(論語)》 〈옹야(雍也)〉에 나온다.[6]

子曰:「賢哉回也!一簞食,一瓢飮,在陋巷,人不堪其憂,回也不改其樂。賢哉回也!」

“공자가 말했다. ‘어질구나, 안회는! 한 대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로 누추한 골목에 사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는데, 안회는 그 즐거움을 바꾸지 않는구나. 어질구나, 안회는!’”

《맹자》 〈이루 하(離婁下)〉도 이 대목을 받아, 우(禹)와 직(稷)은 태평한 세상을 만나 세 번 제 집 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았고 안회는 어지러운 세상을 만나 “누추한 골목에서 한 그릇 밥과 한 바가지 물로(居於陋巷,一簞食,一瓢飲)” 살았지만, 처지를 바꾸면 모두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했다(易地則皆然).[7] 이 구절은 역지사지의 출전이기도 하다.

북송의 정이(程頤)는 “안회의 즐거움은 대그릇 밥과 바가지 물과 누추한 골목을 즐긴 것이 아니라, 가난이 그 마음을 얽매어 즐거움을 바꾸게 하지 못한 것”이라고 풀었고, 스승 주돈이(周敦頤)가 “공자와 안회가 즐거워한 곳이 어디이며 무엇을 즐거워했는지 찾아보라”고 했다고 전했다.[8]

네 글자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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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전》은 ‘一簞食,一瓢飲’이 줄어 ‘簞食瓢飲’이 되었다고 보고, 삼국 위나라 환범(桓範)의 〈천관녕표(薦管寧表)〉를 이른 서증으로 든다.[5] 그러나 이보다 앞서 후한 반고(班固)의 《한서(漢書)》 〈화식전(貨殖傳)〉에 이미 “공자의 일흔 제자 가운데 자공이 가장 넉넉했으나, 안연은 단사표음하며 누추한 골목에 살았다(七十子之徒,賜最為饒,而顏淵簞食瓢飲,在於陋巷)”는 문장이 있다.[9]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도 《한서》 〈화식전〉을 참고 문헌으로 든다.[10]

한국 문학 속의 단사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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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빈낙도를 노래한 조선 가사에 이 말이 자주 나온다. 정극인(丁克仁)의 〈상춘곡(賞春曲)〉 끝부분에서 “簞瓢陋巷에 흣튼 혜음 아니 …”라 하여, 누추한 골목의 가난한 살림에도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노래했다.[11] 박인로(朴仁老)가 1611년 이덕형(李德馨)에게 산골의 궁핍한 살림을 묻는 말에 답하여 지었다는 〈누항사(陋巷詞)〉는 제목부터 《논어》의 ‘누항’에서 따왔으며, 끝부분에서 “簞食瓢飮을 이도 足히 너기로라”, 곧 대그릇 밥과 바가지 물도 넉넉하다고 여기겠다고 했다.[12][13]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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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簞食瓢飲(dān sì piáo yǐn)’으로 쓰며, ‘一簞一瓢’라고도 한다. 《성어전》은 반대말로 ‘錦衣玉食’, ‘食前方丈’ 등을 든다.[5]
  • 일본어: ‘箪食瓢飲(たんしひょういん)’이라 하며, 食을 역시 ‘し’로 읽는다.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은 도쿠토미 소호(徳富蘇峰)의 《장래의 일본(将来之日本)》(1886)을 네 글자 형태의 첫 용례로 든다.[10] 《논어》 문장을 그대로 읽은 ‘一箪の食一瓢の飲’은 《오에이본 논어초(応永本論語抄)》(1420)에 첫 용례가 있다.[14]
  • 그는 벼슬을 마다하고 고향에 돌아가 단사표음의 삶을 택했다.
  • 화려한 사옥 대신 작은 사무실에서 단사표음하듯 버티며 핵심 기술 개발에만 매달렸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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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표누항(簞瓢陋巷): 누추한 골목의 한 그릇 밥과 한 바가지 물. 선비의 청빈한 생활.
  • 안빈낙도(安貧樂道):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도를 즐겨 지킴.
  • 청빈낙도(淸貧樂道):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옳게 여기고 즐김.
  • 삼순구식(三旬九食): 서른 날에 아홉 끼니를 먹을 만큼 몹시 가난함.
  • 안분지족(安分知足):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앎.
  • 반대 의미: 금의옥식(錦衣玉食), 호의호식(好衣好食)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단사표음”,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B%A8%EC%82%AC%ED%91%9C%EC%9D%8C, 확인날짜=2026-10-03.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단표누항”,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B%A8%ED%91%9C%EB%88%84%ED%95%AD, 확인날짜=2026-10-03.
  3. ↑ 주희(朱熹), 《논어집주(論語集注)》 권3 〈옹야(雍也)〉.
  4.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단사호장”,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B%A8%EC%82%AC%ED%98%B8%EC%9E%A5, 확인날짜=2026-10-03.
  5. ↑ 5.0 5.1 5.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簞食瓢飲”,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559, 확인날짜=2026-10-03.
  6. ↑ 《논어》 〈옹야(雍也)〉.
  7. ↑ 《맹자》 〈이루 하(離婁下)〉.
  8. ↑ 주희(朱熹), 《논어집주(論語集注)》 권3 〈옹야(雍也)〉에 인용된 정자(程子)의 말.
  9. ↑ 반고(班固), 《한서(漢書)》 권91 〈화식전(貨殖傳)〉.
  10. ↑ 10.0 10.1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箪食瓢飲”,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AE%AA%E9%A3%9F%E7%93%A2%E9%A3%B2, 확인날짜=2026-10-03.
  11. ↑ 정극인(丁克仁), 〈상춘곡(賞春曲)〉, 《불우헌집(不憂軒集)》 권2,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51A_0040_020_0030, 확인날짜=2026-10-03.
  12. ↑ 박인로(朴仁老), 〈누항사(陋巷詞)〉, 《노계집(蘆溪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270A_0050_010_0030, 확인날짜=2026-10-03.
  13.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누항사”,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3257, 확인날짜=2026-10-03.
  14.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一箪の食一瓢の飲”,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8%80%E7%AE%AA%E3%81%AE%E9%A3%9F%E4%B8%80%E7%93%A2%E3%81%AE%E9%A3%B2, 확인날짜=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