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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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乘勝長驅)는 싸움에 이긴 형세를 타고 계속 몰아침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원래는 싸움에서 이긴 군대가 그 기세를 타고 멀리까지 적을 몰아붙이며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지금은 전쟁뿐 아니라 운동 경기에서 연승을 이어 가거나, 사업·경력이 막힘없이 잘 풀려 나가는 모습을 두루 이른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승승장구의 기세”, “적군이 승승장구로 진격을 해 왔다” 같은 용례를 든다.[1]
‘이길 승(勝)’이 겹쳐서 ‘연달아 이긴다(勝勝)’는 뜻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첫 글자는 ‘탈 승(乘)’이다. ‘승승(乘勝)’은 이긴 기세를 탄다는 뜻이고, ‘장구(長驅)’는 말을 몰아 멀리까지 달려 나간다는 뜻이다.
중국 역사서에도 쓰인 말이지만, 지금 중국어에서는 같은 뜻으로 ‘乘胜追击’(이긴 기세를 타고 추격함)이나 ‘长驱直入’(거침없이 곧장 쳐들어감)을 더 흔히 쓴다.
특정한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군사 기록에서 ‘이긴 기세를 타고(乘勝) 멀리 몰아쳐 나아갔다(長驅)’는 표현이 굳은 말이다. 두 말은 각각 오래전부터 쓰였고, 네 글자를 이어 쓴 예도 남북조 시대의 역사서에 이미 보인다.
- 북제의 위수(魏收)가 편찬한 《위서(魏書)》 권23 〈유고인전(劉庫仁傳)〉에는, 384년 무렵 유고인의 처남 공손희(公孫希)가 후연의 장수 평규(平規)를 크게 깨뜨린 뒤 “이긴 기세를 타고 멀리 몰아쳐 당성을 점거했다(乘勝長驅,進據唐城)”는 기록이 있다.[2]
- 당나라 요사렴(姚思廉)이 편찬한 《진서(陳書)》 권35 〈주적전(周迪傳)〉에 실린 조서에도 “승전하고 돌아와 잔치를 마치면 이긴 기세를 타고 멀리 몰아쳐 흉악한 무리를 쓸어버리리니 털을 태우듯 쉬울 것이다(乘勝長驅,勦撲凶醜,如燎毛髮)”라는 구절이 있다.[3]
- 명나라 《태조실록》에는 원나라를 치는 북벌을 논할 때 상우춘(常遇春)이 “원나라 도성을 이기면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가 생기니, 이긴 기세를 타고 멀리 몰아치면 나머지는 지붕에서 물병을 쏟듯 내려갈 수 있다(乘勝長驅,餘可建瓴而下矣)”고 한 말이 실려 있다.[4]
나무위키 등에는 중국 고전 문헌에서 ‘乘勝’과 ‘長驅’가 따로 쓰인 예는 있어도 ‘乘勝長驅’로 붙여 쓴 예는 없으므로 한국에서 만든 사자성어로 보아야 한다는 설명이 있으나, 위와 같이 《위서》·《진서(陳書)》를 비롯한 중국 정사와 명·청 실록에 ‘乘勝長驅’가 여러 차례 나온다. 다만 한국에서 특히 즐겨 쓰여 일상어로 굳은 것은 사실이다.
고려 말 이색(李穡)은 우제(禹磾) 장군이 철주(鐵州)에서 이긴 소식을 전해 오자 지은 시에서 “이긴 기세를 타고 멀리 몰아칠 즈음(乘勝長驅際)”이라고 읊었다.[5]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22건이 있다.[6] 가장 이른 것은 1400년(정종 2) 요동 정료위에서 도망 온 사람들이 명나라 사정을 전하며 “왕실이 크게 어지럽고 연왕(燕王)이 이긴 기세를 타고 멀리 몰아치고 있다(王室大亂,燕王乘勝長驅)”고 한 기사이다. 뒷날 영락제가 되는 연왕 주체(朱棣)가 정난의 변을 일으켜 남쪽으로 진격하던 때의 일이다.[7]
임진왜란 때 가장 많이 쓰였다. 1593년 명나라 군대가 평양을 되찾자 비변사는 “천병(天兵)이 이긴 기세를 타고 멀리 몰아쳐 곧 경성으로 쳐들어가려 한다”고 아뢰었다.[8] 그러나 선조는 “천병이 지금은 비록 승승장구하지만 왜놈은 사납고 히데요시는 교활하다. 만약 여러 도의 적을 모두 모아 맞선다면 승부는 알 수 없는데, 한 번 이긴 것으로 얼굴빛을 바꾸며 서로 축하하니 걱정스럽지 않은가”라며 신하들을 경계했다고 선조의 행장(〈소경대왕 행장〉)은 전한다.[9] 그 뒤 명군은 벽제관 전투에서 크게 졌다.
- 창업 3년 만에 흑자를 낸 그 스타트업은 해외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했다.
- 예선을 전승으로 통과한 대표 팀은 본선에서도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올랐다.
- 승승장구하던 서비스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한 번으로 신뢰를 잃는 것은 순식간이다.
-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승승장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A%B9%EC%8A%B9%EC%9E%A5%EA%B5%AC, 확인날짜=2026-09-28.
- ↑ 위수(魏收), 《위서(魏書)》 권23 〈유고인전(劉庫仁傳)〉.
- ↑ 요사렴(姚思廉), 《진서(陳書)》 권35 〈주적전(周迪傳)〉.
- ↑ 《대명태조고황제실록(大明太祖高皇帝實錄)》 권26.
- ↑ 이색(李穡), 〈우제장군래보철주전(禹磾將軍來報鐵州戰)〉, 《목은시고(牧隱詩藁)》 권5,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20A_0120_010_0340, 확인날짜=2026-09-28.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乘勝長驅”,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8.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정종실록》 5권, 정종 2년 9월 19일 경진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ba_10209019_004, 확인날짜=2026-09-28.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34권, 선조 26년 1월 27일 임오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2601027_004, 확인날짜=2026-09-28.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정초본] 1권, 광해 즉위년 2월 21일 무인 9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ob_10002021_009, 확인날짜=2026-09-28.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136권, 선조 34년 4월 25일 임진 1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3404025_011, 확인날짜=2026-09-28.
- ↑ “3년 된 ‘김승우의 승승장구’ 폐지 유력”, 이데일리, https://edaily.co.kr/News/Read?mediaCodeNo=258&newsId=01193926599762456, 확인날짜=2026-09-28.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長驅直入”,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241, 확인날짜=2026-09-28.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수정본 참고 자료, “乘勝追擊”,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6206, 확인날짜=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