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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他山之石)은 다른 산의 나쁜 돌이라도 자기 산의 옥돌을 가는 데에 쓸모가 있다는 뜻으로, 남의 하찮은 말이나 행동도 자신을 수양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시경(詩經)》 〈소아(小雅)〉의 〈학명(鶴鳴)〉에서 나온 말이다.

옥은 옥보다 거친 돌에 갈아야 빛이 난다. 그 숫돌이 보잘것없는 남의 산에서 온 돌이라도 내 옥을 다듬는 데 쓸 수 있다는 비유다. 그래서 남의 실수나 잘못, 나와 상관없어 보이는 일에서도 교훈을 얻어 자기를 닦는다는 뜻으로 쓴다. “경쟁사의 정보 유출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처럼 주로 ‘타산지석으로 삼다’의 꼴로 쓴다.

중국어에서도 ‘他山之石’을 쓰며, 흔히 “他山之石,可以攻錯(다른 산의 돌로 내 잘못을 갈고닦을 수 있다)”처럼 이어 말한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은 “외부의 힘을 빌려 자기의 결점을 고침”으로 풀이한다.[2][3] 일본어에서는 ‘他山の石(たざんのいし)’라고 한다.[4]

《시경》 〈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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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은 《시경》 〈소아〉 〈홍안지십(鴻鴈之什)〉에 실린 두 장짜리 시로, 〈모시서(毛詩序)〉는 “주나라 선왕(宣王)을 가르친 시(誨宣王也)”라고 했다.[5]

鶴鳴于九皐,聲聞于野。魚潛在淵,或在于渚。
樂彼之園,爰有樹檀,其下維蘀。它山之石,可以為錯。

鶴鳴于九皐,聲聞于天。魚在于渚,或潛在淵。
樂彼之園,爰有樹檀,其下維穀。它山之石,可以攻玉。

“학이 깊은 못에서 우니 그 소리가 들판에 들린다. 물고기는 깊은 못에 숨기도 하고 물가에 나오기도 한다. 즐거운 저 동산에는 박달나무가 서 있고 그 아래에는 떨어진 잎이 있다. 다른 산의 돌도 숫돌로 삼을 수 있다. / 학이 깊은 못에서 우니 그 소리가 하늘에 들린다. 물고기는 물가에 나오기도 하고 깊은 못에 숨기도 한다. 즐거운 저 동산에는 박달나무가 서 있고 그 아래에는 닥나무가 있다. 다른 산의 돌로도 옥을 갈 수 있다.”

《시경》 원문은 ‘他’가 아니라 옛 글자 ‘它’로 되어 있다. 첫 장의 ‘錯’은 숫돌, 둘째 장의 ‘攻’은 ‘갈다, 다듬다’이다. 네 글자 ‘他山之石’은 이 두 구절에서 앞부분만 떼어 낸 것이다.

한나라 《모전(毛傳)》은 “錯은 돌로, 옥을 다듬을 수 있다. 묻혀 있는 어진 이를 들어 쓰면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錯,石也,可以琢玉。舉賢用滯,則可以治國)”고 했고, 정현(鄭玄)의 전(箋)은 “다른 산은 다른 나라를 비유한다(它山,喻異國)”고 했다.[6] 당나라 공영달(孔穎達)의 소(疏)는 “나라가 어진 이를 얻어 도움을 받아 다스림을 이루는 것은 보옥이 돌을 얻어 갈고 쪼아 그릇을 이루는 것과 같다”고 풀었다.[6] 곧 본래는 임금이 숨어 있는 인재, 다른 나라의 인재까지 찾아 써야 한다는 권고였다.

뒤에는 비유의 초점이 ‘하찮은 것도 쓸모가 있다’로 옮겨 갔다. 북송의 소옹(邵雍)은 《어초문대(漁樵問對)》에서 이 구절을 들고 “이는 소인의 재주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其小人之才乎)”라고 했다.[7] 소인이나 남의 잘못도 군자가 덕을 닦는 숫돌이 될 수 있다는 풀이로, 지금의 한국어 뜻도 이 흐름을 따른다.[1] 일본의 《속담을 아는 사전》도 이 말이 예전에는 주로 소인의 언행을 보고 덕을 높인다는 문맥에서 쓰였다고 설명한다.[4]

《시경》 첫 장의 ‘其下維蘀’에 대해, 나무위키 등에는 ‘蘀’을 개암나무를 뜻하는 ‘檡’의 오자라고 단정한 설명이 보인다. 그러나 《모전》은 “蘀은 떨어진 잎이다(蘀,落也)”라고 풀었고,[6] 여러 판본이 모두 ‘蘀’으로 되어 있다.

네 글자로 쓰인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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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전》은 당나라 양형(楊烱)의 〈당소무교위조군신도비(唐昭武校尉曹君神道碑)〉에 나오는 “다른 산의 돌을 찾아 동서로 만 리를 넘었다(訪他山之石,東西向踰萬里)”를 네 글자로 쓴 예로 든다.[2] 여기서는 비석으로 쓸 돌을 멀리서 구해 왔다는 글자 그대로의 뜻에 가깝다. 청나라 《요재지이(聊齋志異)》 〈사문랑(司文郎)〉에는 ‘他山之攻’이라는 형태도 보인다.[8]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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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말·조선 초의 권근(權近)은 〈성자옥설후(成自玉說後)〉에서 “다른 산의 돌로도 옥을 갈 수 있으니 나무꾼의 말도 때로 군자에게 보탬이 된다”며 자기 글을 덧붙이는 뜻을 밝혔다.[9]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他山之石’이 20건 나온다.[10] 1478년(성종 9년) 1월, 성종이 대간의 비판을 받고 성균관에서 삼로오경(三老五更)에게 절하는 의례를 멈추자, 좌승지 손순효(孫舜孝)는 야대(夜對)에서 “《시경》에 ‘다른 산의 돌로도 옥을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전하께서 이름을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시더라도, 그 말을 계기로 더욱 힘쓰신다면 어찌 작은 보탬이라 하겠습니까”라고 아뢰었다.[11] 지나친 비판이라도 임금에게는 숫돌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쓴 것이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他 타 다르다, 남 다른, 남의 (원문은 ‘它’)
山 산 산 산
之 지 가다, ~의 ~의
石 석 돌 돌, 숫돌

타산지석은 본래 남의 ‘하찮은’ 언행이나 잘못에서 얻는 교훈을 말한다. 그래서 남의 훌륭한 점이나 성공 사례를 본받자는 뜻으로 “경쟁사의 성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쓰는 것은 잘못된 쓰임으로 지적된다. 본받을 만한 모범에는 ‘귀감(龜鑑)’을 쓰는 것이 알맞다.[12][13]

일본에서도 같은 혼동이 있다. 일본 문화청의 2013년도(헤이세이 25년도) 〈국어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본래 뜻인 “남의 잘못된 언행도 자기 행실의 참고가 된다”로 쓴다는 사람은 30.8%, 본래 뜻이 아닌 “남의 좋은 언행은 자기 행실의 본보기가 된다”로 쓴다는 사람은 22.6%였다.[4]

비슷한 말인 ‘반면교사(反面敎師)’는 부정적인 면에서 깨달음을 주는 대상을 가리킨다.[14] 타산지석이 ‘나와 직접 관계없는 남의 일’에서 배운다는 데 무게가 있다면, 반면교사는 ‘저렇게 하면 안 된다’는 나쁜 본보기라는 데 무게가 있다.

  • 다른 회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접근 권한을 전면 점검했다.
  • 옆 팀의 배포 장애 사후 분석 보고서는 우리에게도 좋은 타산지석이 되었다.
  • 선배의 실패담을 타산지석으로 여기고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 애썼다.
  • 일본의 언론인 기류 유유(桐生悠々)는 1933년 〈간토 방공 대연습을 비웃다〉라는 논설로 군부의 반발을 사 신문사를 떠난 뒤, 1934년부터 개인 잡지 《他山の石》을 펴내며 세상을 떠날 때까지 군부와 전체주의를 비판했다.[15]
  • 일본 도쿄의 사립학교 고교쿠샤(攻玉社)는 이름을 이 구절에서 땄다. 학교 측은 ‘攻玉’이 《시경》의 “다른 산의 돌로 옥을 갈 수 있다”에서 나왔다고 밝히고 있다.[16] 창립자 곤도 마코토(近藤真琴)는 1863년 난학(蘭學) 사숙을 연 뒤, 처음에는 첫 장의 “它山之石,可以為錯”에서 딴 ‘이사쿠주쿠(為錯塾)’라는 이름을 썼다가 1869년 둘째 장의 “可以攻玉”에서 딴 ‘고교쿠주쿠(攻玉塾)’로 고쳤다고 전한다. 곤도는 이 뜻을 “먼 나라 깊은 산의 돌을 숫돌 삼아 일본의 옥을 닦으리라(とつ国のみやまの石を砥となしてやまとしまねの玉みがかなむ)”라는 와카로 읊었다고 한다.[17]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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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산지석 가이공옥(他山之石可以攻玉): 《시경》의 원래 구절.
  • 반면교사(反面敎師):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얻는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주는 대상.
  • 귀감(龜鑑): 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
  • 절차탁마(切磋琢磨): 옥이나 돌을 갈고닦듯 학문과 덕행을 닦음. 역시 《시경》에서 나온 말.
  •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며 서로 성장함.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타산지석”,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83%80%EC%82%B0%EC%A7%80%EC%84%9D, 확인날짜=2026-09-27.
  2. ↑ 2.0 2.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他山之石”,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383, 확인날짜=2026-09-27.
  3.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他山之石,可以攻錯”,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8542, 확인날짜=2026-09-27.
  4. ↑ 4.0 4.1 4.2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속담을 아는 사전(ことわざを知る辞典)》, “他山の石”,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B%96%E5%B1%B1%E3%81%AE%E7%9F%B3, 확인날짜=2026-09-27.
  5. ↑ 《시경(詩經)》 〈소아(小雅)·홍안지십(鴻鴈之什)·학명(鶴鳴)〉.
  6. ↑ 6.0 6.1 6.2 《모시정의(毛詩正義)》 권11 〈학명〉, 모전(毛傳)·정현 전(箋)·공영달 소(疏).
  7. ↑ 소옹(邵雍), 《어초문대(漁樵問對)》.
  8.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他山之攻”,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5579, 확인날짜=2026-09-27.
  9. ↑ 권근(權近), 〈성자옥설후(成自玉說後)〉, 《양촌집(陽村集)》 권2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036A_0240_010_007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036A_0240_010_0070, 확인날짜=2026-09-27.
  10.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他山之石”(20건),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7.
  11.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성종실록》 88권, 성종 9년 1월 24일 정해 10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ia_10901024_010, 확인날짜=2026-09-27.
  12. ↑ 홍성호,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반면교사, 타산지석 그리고 귀감”, 한국경제 생글생글, 2007-03-30, https://sgsg.hankyung.com/article/2007033055971, 확인날짜=2026-09-27.
  13.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귀감”,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7%80%EA%B0%90, 확인날짜=2026-09-27.
  14.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반면교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0%98%EB%A9%B4%EA%B5%90%EC%82%AC, 확인날짜=2026-09-27.
  15. ↑ 《세계대백과사전(世界大百科事典)》(구판) “桐生悠々”·“雑誌” 항목, “他山の石”,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B%96%E5%B1%B1%E3%81%AE%E7%9F%B3, 확인날짜=2026-09-27.
  16. ↑ 고교쿠샤(攻玉社) 중학교·고등학교, “攻玉社の歴史”, https://kogyokusha.ed.jp/introduction/history/, 확인날짜=2026-09-27.
  17. ↑ 참고: 《先覚の光芒 近藤真琴と攻玉社》 발췌 “近藤真琴の生涯”, 海を愛する会 블로그, https://blog.canpan.info/umiwoaisurukai/img/EFBC91E8BF91E897A4E79C9FE790B4E381AEE7949FE6B6AF.pdf,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