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심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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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심탄회(虛心坦懷)는 품은 생각을 터놓고 말할 만큼 아무 거리낌이 없고 솔직한 것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허심(虛心)’은 마음을 비워 사심이나 선입견이 없는 것이고, ‘탄회(坦懷)’는 마음을 평탄하게 탁 터놓는 것이다. 비슷한 뜻의 두 말을 겹쳐 “마음을 비우고 가슴을 연다”는 뜻이 된다. 오늘날에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다”, “허심탄회한 대화”처럼 말하기와 짝을 이루어,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는 뜻으로 가장 많이 쓴다. 노사 협상, 정상 회담, 간담회 같은 자리를 두고 흔히 쓰인다.
일본어에서도 ‘虚心坦懐(きょしんたんかい)’라고 하며,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담담하고 솔직한 마음으로 일에 임하는 것을 뜻한다.[2]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허심’은 《장자》 〈어부(漁父)〉와 《한비자》 〈양권(揚權)〉 등에 보이는 오래된 말이고,[3] 비슷한 뜻의 중국 성어로는 《노자》 제15장의 “텅 비어 골짜기 같다(曠兮其若谷)”에서 나온 ‘허회약곡(虛懷若谷)’이 있다.[4] 그러나 네 글자 ‘虛心坦懷’는 중국의 고전 문헌에서 확인되지 않으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에도 실려 있지 않다.
이른 용례는 조선 문헌에서 확인된다. 율곡 이이(李珥)는 선조 5년(1572, 임신년)에 올린 〈응교를 사직하며 품은 뜻을 아뢰는 상소(辭應敎兼陳所懷疏)〉에서 임금에게 이렇게 권했다.[5]
伏望殿下博鑑精採,務辨賢邪,知其爲君子,則任之勿貳;知其爲佞人,則斥之勿疑。虛心坦懷,正表率下,大官使行其道,小官使盡其才。
“엎드려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널리 살피고 정밀하게 가려 어진 이와 간사한 이를 힘써 분별하시어, 군자임을 아시면 두 마음 없이 맡기시고 아첨하는 자임을 아시면 의심 없이 물리치소서. 마음을 비우고 가슴을 열어 몸을 바르게 하여 아랫사람을 이끄시고, 큰 벼슬아치는 그 도를 행하게 하고 작은 벼슬아치는 그 재주를 다하게 하소서.”
이 밖에 이준(李埈)의 〈경연수기(經筵手記)〉(1624)에는 “옛 명철한 임금은 허심탄회하여 시기하고 막는 수고 없이도 반측(反側)하던 자들이 스스로 안정되었다”는 말이 있고, 신흠(申欽)과 장유(張維)는 인물의 너그러운 성품을 기리는 글에 이 말을 썼다.[6] 《승정원일기》에는 영조 18년(1742) 8월 7일 상소에서 “마음을 비우고 가슴을 열어 거침없는 직언도 받아들이소서(虛心坦懷,容受狂戇)”라고 한 1건이 있다.[7]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나오지 않는다.
한국고전종합DB에서 ‘虛心坦懷’가 원문에 나오는 곳은 이처럼 네 곳뿐이지만, 현대 국역문에는 ‘허심탄회’가 300곳 넘게 쓰였다.[8] 《조선왕조실록》 국역문에서도 여러 번 보인다. 번역자들이 원문의 다른 표현을 옮기는 말로 즐겨 쓴 것이다.
일본에서는 근대에 널리 쓰였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첫 용례로 사토미 돈(里見弴)의 소설 《기리바타케(桐畑)》(1920)를 든다.[2] 조선의 용례가 이보다 3세기 이상 앞선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虛 | 허 | 비다 | 비우다 |
| 心 | 심 | 마음 | 마음 |
| 坦 | 탄 | 평평하다, 너그럽다 | 평탄하게 터놓다 |
| 懷 | 회 | 품다, 가슴 | 품은 생각, 마음 |
- 중국어: 같은 뜻으로 ‘坦誠相見(탄청샹젠)’, ‘開誠布公(카이청부궁)’ 등을 쓴다. ‘虛懷若谷’은 겸허하게 남의 의견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 일본어: 虚心坦懐(きょしんたんかい). 한국어와 같은 한자를 쓰지만 ‘솔직하게 말한다’기보다 ‘선입견 없는 마음’이라는 뜻이 중심이다.
- 장애 회고 회의에서는 책임을 따지기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 두 사람은 오랜 오해를 풀기 위해 밤늦도록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다.
-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허심탄회”,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7%88%EC%8B%AC%ED%83%84%ED%9A%8C, 확인날짜=2026-09-27.
- ↑ 2.0 2.1 2.2 2.3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虚心坦懐”,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99%9A%E5%BF%83%E5%9D%A6%E6%87%90, 확인날짜=2026-09-27.
-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보급판 자통(普及版 字通)》, “虚心”,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99%9A%E5%BF%83, 확인날짜=2026-09-27.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虛懷若谷”,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80, 확인날짜=2026-09-27.
- ↑ 이이(李珥), 〈사응교겸진소회소(辭應敎兼陳所懷疏) 임신〉, 《율곡전서(栗谷全書)》 권4,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
- ↑ 이준(李埈), 〈경연수기(經筵手記) 갑자사월삼십일주강〉, 《창석집(蒼石集)》 권12; 신흠(申欽), 〈관찰사강공신도비명(觀察使姜公神道碑銘)〉, 《상촌고(象村稿)》 권27; 장유(張維), 〈우승상현헌신공육십일세수서(右丞相玄軒申公六十一歲壽序)〉, 《계곡집(谿谷集)》 권6.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
-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영조 18년 8월 7일 계사, https://sjw.history.go.kr/id/SJW-F18080070-02400, 확인날짜=2026-09-27.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고전원문 검색 “虛心坦懷”(4건), 고전번역서 검색 “허심탄회”,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