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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각지세(互角之勢)는 역량이 서로 비슷비슷한 위세를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두 편의 힘이 엇비슷해 어느 쪽이 우세한지 가리기 어려운 형세를 말한다. 운동 경기, 선거, 시장 점유율 경쟁처럼 맞수끼리 겨루는 장면에서 “호각지세를 이루다”, “호각지세의 접전”처럼 쓴다. 앞의 ‘호각(互角)’만으로도 “서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역량이 비슷한 것”을 뜻하며, 표준국어대사전은 이 말이 쇠뿔의 양쪽이 서로 길이나 크기가 같다는 데서 유래한다고 설명한다.[2] 뜻이 가까운 말로 ‘백중지세(伯仲之勢)’, ‘막상막하(莫上莫下)’, ‘난형난제(難兄難弟)’가 있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호각지세’ 네 글자는 중국 한문 전적, 《조선왕조실록》 원문,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에서 한 건도 확인되지 않으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에도 없다. ‘호각’이 ‘실력이 대등하다’는 뜻으로 쓰인 것은 일본어의 영향으로 보인다.

‘우각(牛角)’에서 ‘호각(互角)’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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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互角(ごかく)’은 본래 ‘牛角’으로 적었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소의 두 뿔이 길이와 크기에 차이가 없다는 데서 ‘우열의 차이가 없음’이라는 뜻이 나왔다고 설명하고, 13세기 전반의 《헤이케 모노가타리(平家物語)》에 나오는 “불법과 왕법은 우각이다(仏法王法牛角也)”와 14세기 《다이헤이키(太平記)》의 “우각의 싸움이 되었다(牛角の戦に成りにけり)”를 이른 용례로 든다.[3] 오늘날에는 소리가 같은 ‘互(ご, 서로)’를 써서 ‘互角’으로 적고, 사전은 ‘牛角’을 같은 말의 다른 표기로 함께 싣는다.[4]

《일본국어대사전》은 참고 문헌으로 당나라 담연(湛然)의 《지관보행전홍결(止觀輔行傳弘決)》 권1을 드는데, 여기서는 석가가 열반한 사라쌍수 숲을 《중아함경》이 ‘우각사라림(牛角娑羅林)’이라 부른 까닭을 “소뿔로 쌍을 나타낸 것(以牛角表雙)”이라고 풀이한다.[5] 소의 두 뿔을 ‘나란한 한 쌍’의 상징으로 보는 발상이 불교 문헌을 통해 일본에 전해졌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

한문의 ‘互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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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과 조선의 한문에서 ‘互角’은 ‘대등하다’가 아니라 ‘서로 뿔을 맞대고 다툰다’는 뜻으로 쓰였다. 명말청초의 소설 《초사통속연의(樵史通俗演義)》 제37회의 제목 “여러 진의 장수들이 어지러이 서로 다투다(各鎮將紛紜互角)”가 그런 예이다.[6] 조선에서도 박지원(朴趾源)은 관아가 이익을 따져 위세를 함부로 쓰면 백성이 반신반의하여 “관과 백성이 서로 맞서게 된다(官民互角)”고 했고,[7] 이익(李瀷)은 〈삼의론(三疑論)〉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옛 사례들을 두고 “여러 사람의 말이 서로 다툰다(羣舌互角)”고 썼다.[8] 오늘날 한국어의 ‘호각’이 ‘실력이 비슷함’을 뜻하는 것은 이런 옛 쓰임과 다르고, 일본어의 쓰임과 같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互 호 서로 서로
角 각 뿔, 겨루다 뿔. 쇠뿔 양쪽이 같음
之 지 ~의 앞말이 뒷말을 꾸미게 함
勢 세 형세, 기세 형세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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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어: ‘互角(ごかく)’을 형용동사처럼 써서 “互角の勝負(호각의 승부)”, “互角にわたりあう(대등하게 맞서다)”처럼 말한다.[3] ‘互角之勢’라는 네 글자 형태는 잘 쓰지 않는다.
  • 중국어: 같은 뜻으로 ‘기고상당(旗鼓相當)’, ‘세균역적(勢均力敵)’을 쓴다. 《성어전》은 旗鼓相當이 두 군대의 깃발과 북이 보여 주는 기세가 서로 비슷하다는 데서 나왔다고 풀고, 勢均力敵을 가까운 말로 든다.[9]
  • 두 클라우드 업체의 점유율이 몇 년째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다.
  • 결승전은 연장까지 가는 호각지세의 접전이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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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중지세(伯仲之勢):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형세.
  • 막상막하(莫上莫下): 더 낫고 더 못함의 차이가 거의 없음.[10]
  • 난형난제(難兄難弟): 누구를 형이라 하고 누구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두 사물이 비슷하여 낫고 못함을 정하기 어려움.[11]
  • 용호상박(龍虎相搏): 강자끼리 서로 싸움.
  • 반대 의미: 천양지차(天壤之差), 천차만별(千差萬別).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호각지세”,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B8%EA%B0%81%EC%A7%80%EC%84%B8, 확인날짜=2026-09-26.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호각”,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B8%EA%B0%81, 확인날짜=2026-09-26.
  3. ↑ 3.0 3.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互角”,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A%92%E8%A7%92, 확인날짜=2026-09-26.
  4. ↑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 “互角”,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A%92%E8%A7%92, 확인날짜=2026-09-26.
  5. ↑ 담연, 《지관보행전홍결(止觀輔行傳弘決)》 권1.
  6. ↑ 《초사통속연의(樵史通俗演義)》 제37회.
  7.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박지원, 《연암집(燕巖集)》 권2 〈답순사서(答巡使書)〉,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68A_0020_010_0260, 확인날짜=2026-09-26.
  8.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이익, 《성호전집(星湖全集)》 권47 〈삼의론(三疑論)〉,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489A_0470_010_0060, 확인날짜=2026-09-26.
  9.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旗鼓相當”,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367, 확인날짜=2026-09-26.
  10.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막상막하”,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A7%89%EC%83%81%EB%A7%89%ED%95%98, 확인날짜=2026-09-26.
  1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난형난제”,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2%9C%ED%98%95%EB%82%9C%EC%A0%9C,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