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지세
더 많은 작업
백중지세(伯仲之勢)는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형세를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백중세(伯仲勢)’, ‘백중지간(伯仲之間)’이라고도 한다.[1]
백중지세는 두 사람이나 두 세력의 실력이 엇비슷해 누가 낫다고 하기 어려운 상태를 가리킨다. 선거, 경기, 시장 점유율 경쟁처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을 말할 때 자주 쓰며, “백중지세를 이루다”, “백중세를 보이다”처럼 쓴다.
‘伯仲’은 원래 형제의 차례를 가리키는 말이다. 옛날에는 형제를 나이 순서대로 백(伯)·중(仲)·숙(叔)·계(季)로 불렀으므로, 백중은 맏이와 둘째를 뜻한다. 맏형과 둘째 형처럼 나이 차이가 크지 않다는 데서 ‘실력이 비슷하다’는 뜻이 나왔다.
표준국어대사전과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모두 이 말이 위(魏)나라 문제(文帝) 조비(曹丕)의 《전론(典論)》에서 나왔다고 본다.[2] 《전론》의 한 편인 〈논문(論文)〉은 《문선(文選)》 권52에 실려 전한다.
文人相輕,自古而然。傅毅之於班固,伯仲之間耳,而固小之,與弟超書曰:「武仲以能屬文為蘭臺令史,下筆不能自休。」
“문인들이 서로 깔보는 것은 예부터 그러했다. 부의(傅毅)와 반고(班固)는 형과 아우 사이 정도의 차이일 뿐인데도, 반고는 그를 얕보아 아우 반초(班超)에게 보낸 편지에서 ‘무중(부의의 자)은 글을 잘 지어 난대영사가 되었지만, 붓을 들면 멈출 줄을 모른다’고 했다.”[3]
조비는 사람마다 잘하는 글이 다른데도 자기 장점으로 남의 단점을 깎아내리는 문인들의 버릇을 비판하면서, 동한의 두 문장가 부의와 반고의 재주가 사실상 비슷하다는 뜻으로 ‘伯仲之間’이라고 했다.
이 표현은 뒤에도 인물을 견줄 때 자주 쓰였다. 두보(杜甫)는 〈영회고적(詠懷古跡)〉 다섯 수 가운데 다섯째 수에서 제갈량을 두고 “이윤·여상과 견주어 백중을 이루고, 흔들림 없는 지휘 앞에서는 소하·조참도 빛을 잃는다(伯仲之間見伊呂,指揮若定失蕭曹)”라고 읊었다.[4] 남송의 육유(陸游)는 〈서분(書憤)〉에서 제갈량의 〈출사표〉를 두고 “천 년 동안 누가 그와 백중을 다툴 수 있으랴(千載誰堪伯仲間)”라고 했다.[2]
중국 고전과 현대 중국어에서 쓰는 형태는 ‘伯仲之間’이다. ‘伯仲之勢’라는 네 글자는 중국 고전 원문 검색에서 용례가 나오지 않으며, 《조선왕조실록》에도 ‘伯仲之間’만 나온다. ‘백중지세’, ‘백중세’는 한국어에서 주로 쓰는 형태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伯仲之間’이 글자 그대로의 ‘형제 사이’와 비유적인 ‘엇비슷함’ 두 가지 뜻으로 모두 나온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伯 | 백 | 맏, 우두머리 | 맏형 |
| 仲 | 중 | 버금, 둘째 | 둘째 형 |
| 之 | 지 | ~의 | 앞말이 뒷말을 꾸미게 함 |
| 勢 | 세 | 기세, 형세 | 판세, 형세 |
음력 7월 15일의 명절 ‘백중(百中)’과 소리가 같지만 전혀 다른 말이다. 백중지세의 ‘백중’은 형제의 차례를 뜻하는 ‘伯仲’이다.
-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안에서 백중지세를 이루고 있다.
- 두 클라우드 사업자의 국내 점유율은 몇 년째 백중세이다.
- 결승에 오른 두 팀은 전력이 백중지세여서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백중지세”,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0%B1%EC%A4%91%EC%A7%80%EC%84%B8, 확인날짜=2026-09-26.
- ↑ 2.0 2.1 2.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伯仲之間”,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392, 확인날짜=2026-09-26.
- ↑ 조비, 《전론(典論)》 〈논문(論文)〉, 《문선(文選)》 권52.
- ↑ 두보, 〈영회고적(詠懷古跡)〉 제5수.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명종실록》 34권, 명종 22년 6월 28일 신해 6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ma_12206028_006, 확인날짜=2026-09-26.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110권, 선조 32년 3월 1일 경진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3203001_003, 확인날짜=2026-09-26.
-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伯仲の間”,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C%AF%E4%BB%B2%E3%81%AE%E9%96%93,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