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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백패(百戰百敗)는 싸울 때마다 다 짐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백전백승(百戰百勝)의 반대말이다.

백 번 싸워 백 번 진다는 말로, 싸움·경쟁·도전에서 번번이 지는 상태를 가리킨다. “백전백패하다”처럼 동사로도 쓴다.[2] 실력이나 준비가 모자라 질 수밖에 없는 처지를 말할 때가 많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을 뒤집은 “나도 모르고 적도 모르면 백전백패”라는 말로도 자주 쓰인다.

옛 문헌에서는 거듭 져도 뜻을 굽히지 않는다는 맥락에서 쓰인 예가 눈에 띈다(아래 유래).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百 백 일백 백 번. 수가 많음
戰 전 싸우다 싸움
百 백 일백 백 번
敗 패 지다, 무너지다 짐

《한서》 소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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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글자가 그대로 나오는 이른 예는 《한서(漢書)》 〈소하전(蕭何傳)〉이다. 항우가 유방을 험한 파촉·한중의 왕으로 봉하자 유방이 화가 나 항우를 치려 했고, 주발·관영·번쾌가 모두 부추겼다. 이때 소하(蕭何)가 말렸다.

何諫之曰:「雖王漢中之惡,不猶愈於死乎?」漢王曰:「何爲乃死也?」何曰:「今眾弗如,百戰百敗,不死何爲?……夫能詘於一人之下,而信於萬乘之上者,湯武是也。臣願大王王漢中,養其民以致賢人,收用巴蜀,還定三秦,天下可圖也。」

[3]

“한중의 왕이 되는 것이 나쁘다 해도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한왕이 “어째서 죽는다는 것인가?” 하고 묻자 소하가 말했다. “지금 우리 군사가 저들만 못하니 백 번 싸우면 백 번 질 것입니다. 죽지 않고 어찌하겠습니까? …… 한 사람 아래에서 몸을 굽혀 만승의 위에서 뜻을 펴는 것은 탕왕과 무왕이 그러했습니다. 대왕께서는 한중의 왕이 되어 백성을 기르고 어진 이를 모으며, 파촉을 거두어 쓰고 다시 삼진을 평정하시면 천하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한왕은 이 말을 따라 한중으로 가서 소하를 승상으로 삼았다.[3] 지금 맞서면 반드시 지니 힘을 길러 때를 기다리라는 말로, 백전백패를 피하는 길을 말한 셈이다. 이 간언은 《사기》 〈소상국세가(蕭相國世家)〉에는 없고 《한서》에 실려 있으며, 송나라 《태평어람》도 이를 인용했다.[4]

조선에서는 ‘백전백승’과 짝을 지어 쓴 예가 많다. 1528년(중종 23) 야대(夜對)에서 검토관 최홍제(崔弘濟)는 초한 쟁패 대목을 강하다가 “항적(항우)은 백전백승하고 유계(유방)는 백전백패했으나 끝의 성패가 달랐다(項籍則百戰百勝;劉季則百戰百敗,而其終成敗有異)”며, 그 까닭을 “굳세고 강하기만 한 자는 반드시 죽고 인의를 갖춘 자가 왕이 된다”는 옛말로 설명했다.[5]

임진왜란 때에는 거듭 져도 의병을 일으키자는 격문에 쓰였다. 1592년 김성일(金誠一)은 경상도 사민에게 보낸 초유문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古之忠臣烈士,不以成敗易志,强弱挫氣,義所當爲,則雖百戰百敗,猶張空拳冒白刃,萬死而不悔。

[6]

“옛 충신과 열사는 성패 때문에 뜻을 바꾸지 않고 강약 때문에 기가 꺾이지 않았다. 의리상 마땅히 할 일이면 백 번 싸워 백 번 지더라도 맨주먹을 휘두르며 흰 칼날을 무릅쓰고, 만 번 죽어도 뉘우치지 않았다.”

1597년(선조 30) 칠천량에서 수군이 무너진 뒤에는 비변사가 “예로부터 큰일을 이룬 사람은 백전백패해도 뜻과 기운이 꺾이지 않았다(古之能濟大業者,百戰百敗,而志氣不挫)”고 아뢰었다.[7] 이보다 앞서 1594년 겨울 유성룡(柳成龍)은 《손자》를 바꾸어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고, 나를 모르고 적을 모르면 백전백패(不知己不知彼,百戰百敗)”라고 인용했다.[8]

잘못 알려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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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 등에는 백전백패의 출전이 《손자병법》과 《사기》 〈회음후열전〉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으나, 두 책에는 ‘百戰百敗’가 나오지 않는다. 《손자》 〈모공(謀攻)〉의 해당 구절은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태롭다(不知彼,不知己,每戰必殆)”이다.[9] 네 글자의 출전은 위에서 본 《한서》 〈소하전〉이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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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누전누패(屢戰屢敗)’, 곧 ‘싸울 때마다 진다’를 주로 쓴다.[10] 《성어전》은 백전백승의 반대말로 ‘삼전삼배(三戰三北)’, ‘매전개배(每戰皆北)’, ‘누전누패’를 든다.[11]
  • 패치 관리 없이 버티는 서버로는 자동화된 공격 도구 앞에서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
  • 상대 팀 전력도 모르고 우리 약점도 모른 채 나갔으니 백전백패가 당연했다.
  • 그는 백전백패의 처지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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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백전백패”,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0%B1%EC%A0%84%EB%B0%B1%ED%8C%A8, 확인날짜=2026-10-11.
  2.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백전백패하다”,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B%B0%B1%EC%A0%84%EB%B0%B1%ED%8C%A8, 확인날짜=2026-10-11.
  3. ↑ 3.0 3.1 반고(班固), 《한서(漢書)》 권39 〈소하조참전(蕭何曹參傳)〉.
  4. ↑ 이방(李昉) 등, 《태평어람(太平御覽)》 권452 〈인사부(人事部)〉.
  5.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61권, 중종 23년 5월 11일 신사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ka_12305011_003, 확인날짜=2026-10-11.
  6. ↑ 김성일(金誠一), 〈초유일도사민문(招諭一道士民文) 임진〉, 《학봉집(鶴峯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210A_0040_040_001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210A_0040_040_0010, 확인날짜=2026-10-11.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90권, 선조 30년 7월 22일 신해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3007022_004, 확인날짜=2026-10-11.
  8. ↑ 유성룡(柳成龍), 〈전수기의십조(戰守機宜十條)〉, 《서애집(西厓集)》 권14,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224A_0140_010_001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224A_0140_010_0010, 확인날짜=2026-10-11.
  9. ↑ 《손자(孫子)》 〈모공(謀攻)〉.
  10.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屢戰屢敗”,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5874, 확인날짜=2026-10-11.
  11.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百戰百勝”,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548, 확인날짜=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