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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山戰水戰)은 산에서도 싸우고 물에서도 싸웠다는 뜻으로, 세상의 온갖 고생과 어려움을 다 겪었음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주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처럼 ‘다 겪다’와 함께 써서, 오랜 세월 갖은 어려움을 헤쳐 와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 노련함을 나타낸다. 고생을 많이 했다는 동정의 뜻과, 그만큼 경험이 많다는 인정의 뜻을 함께 담는다.

싸움터에 빗댄 말이라는 점에서 백전노장(百戰老將)과 가깝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백전노장을 “수많은 싸움을 치른 노련한 장수”로 풀이한다.[2]

이 네 글자는 중국어·일본어에서 성어로 쓰이지 않는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에도 표제어가 없고, 중국어에서는 같은 뜻으로 ‘신경백전(身經百戰)’, ‘포경풍상(飽經風霜)’ 같은 말을 쓴다(아래 ‘다른 언어의 표현’ 참고).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山 산 산 산, 산악 지대
戰 전 싸우다 싸움
水 수 물 강·바다 같은 물
戰 전 싸우다 싸움

특정한 고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산에서 벌이는 싸움(山戰)과 물에서 벌이는 싸움(水戰)은 병법서에서 따로 다루는 전투 유형이었고, 이 두 가지를 모두 치렀다는 데서 ‘온갖 어려움을 다 겪었다’는 비유가 나왔다.

병법서의 ‘산전’과 ‘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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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유기(劉基)가 지었다고 전하는 병법서 《백전기략(百戰奇略)》은 싸움을 백 가지로 나누어 각각 한 편씩 다루는데, 그 가운데 제35편이 〈산전(山戰)〉, 제65편이 〈수전(水戰)〉이다. 〈산전〉은 “적과 싸울 때 산림에 있든 평지에 있든 반드시 높은 언덕에 자리 잡아 그 형세에 기대야 이긴다”고 하고, 〈수전〉은 “강가에 진을 치거나 물 위에 배를 대고 싸우는 것을 모두 수전이라 한다”고 정의한 뒤 “적이 물을 건너오면 절반쯤 건넜을 때 치는 것이 이롭다”고 한다.[3] 흔히 이 책을 산전수전의 출전으로 소개하지만, 두 편은 따로 떨어져 있고 ‘山戰水戰’ 네 글자가 나오지는 않는다. 《손자》 〈모공(謀攻)〉을 출전으로 드는 글도 있으나, 〈모공〉에는 산이나 물에서의 싸움을 다룬 대목이 없다.[4]

네 글자가 붙어 나오는 예로는 명나라 당순지(唐順之)의 병서 《무편(武編)》이 있다. 방패를 쓰는 기술인 ‘무적신패(無敵神牌)’를 소개하면서 “한 사람이 백 명을 당하고 열 명이 천 명을 당할 수 있으며, 산전이든 수전이든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다(無拘山戰水戰可用)”고 했다.[5] 다만 여기서는 글자 그대로 산과 물에서의 전투를 말한 것이고 비유의 뜻은 없다.

한국에서 굳은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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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과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에서는 ‘山戰水戰’이 검색되지 않는다.[6] 한국고전종합DB 번역문에는 1건이 있는데, 김윤식(金允植)의 시 구절 “이미 만수천산의 괴로움을 지났다(已過萬水千山苦)”를 “산전수전의 고통 다 겪은 이 몸”으로 옮긴 것으로, 원문의 말이 아니라 번역자의 말이다.[7] ‘온갖 고생을 다 겪었다’는 뜻의 산전수전은 근대 이후 한국어에서 굳은 비유로 보인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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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신경백전(身經百戰)’은 수많은 싸움이나 어려움을 겪었다는 말로, 《성어전》은 당나라 낭사원(郎士元)의 〈새하곡(塞下曲)〉 “몸소 백 번 싸워 백 번 이겼다(身經百戰曾百勝)”를 용례로 든다.[8] ‘포경풍상(飽經風霜)’은 온갖 고초를 실컷 겪었다는 말이다.[9] 김윤식의 시에 쓰인 ‘만수천산(萬水千山)’은 중국어에서 길이 멀고 험함을 이르는 말로, 산전수전과 글자는 비슷하지만 뜻이 다르다.[10]
  • 일본어: ‘우미센야마센(海千山千)’이 모양은 비슷하지만 뜻이 다르다. 바다에서 천 년, 산에서 천 년을 산 뱀은 용이 된다는 속설에서 나온 말로, 세상 경험을 두루 쌓아 속사정에 밝고 약삭빠른 사람을 가리키며 흔히 교활하다는 부정적인 뜻을 띤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우노 고지(宇野浩二)의 소설(1921)을 첫 용례로 들고, 《속담을 아는 사전》은 에도에서 메이지 시기에는 ‘바다에 천 년 산에 천 년(海に千年山に千年)’이라는 형태가 많았고 지금의 네 글자는 그 줄임말이라고 설명한다.[11] 산전수전이 고생을 견뎌 낸 연륜을 좋게 이르는 데 비해, 우미센야마센은 닳고 닳은 사람을 낮추어 이르는 경우가 많다.
  • 그는 해킹 사고부터 데이터센터 화재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보안 책임자다.
  •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에게는 이 정도 장애는 일도 아니었다.
  • 할머니는 전쟁과 가난을 지나며 산전수전을 다 겪으셨다.
  • 1999년 구임서 감독, 김규리 주연의 코미디 영화 《산전수전》이 있다. 돈 세는 것이 취미인 은행원이 강도 사건 때 물속에 가라앉은 돈 가방을 찾으려다 수영과 암벽 등반까지 하게 되는 이야기로, 야구치 시노부(矢口史靖) 감독의 일본 영화 《비밀의 화원(秘密の花園)》을 한국판으로 옮긴 작품이다.[12][13]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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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전노장(百戰老將): 수많은 싸움을 치른 노련한 장수.
  • 천신만고(千辛萬苦): 천 가지 매운 것과 만 가지 쓴 것이라는 뜻으로, 온갖 어려운 고비를 다 겪음.
  • 구사일생(九死一生):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겨우 살아남.
  • 악전고투(惡戰苦鬪): 매우 어려운 조건 속에서 힘들게 싸움.
  • 칠전팔기(七顚八起): 여러 번 실패해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남.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산전수전”,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2%B0%EC%A0%84%EC%88%98%EC%A0%84, 확인날짜=2026-09-28.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백전노장”,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0%B1%EC%A0%84%EB%85%B8%EC%9E%A5, 확인날짜=2026-09-28.
  3. ↑ 《백전기략(百戰奇略)》 권4 〈산전(山戰) 제35〉, 권7 〈수전(水戰) 제65〉.
  4. ↑ 《손자(孫子)》 〈모공(謀攻)〉.
  5. ↑ 당순지(唐順之), 《무편(武編)》 전집 권5.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 검색 “山戰水戰”, 확인날짜=2026-09-28.
  7. ↑ 김윤식(金允植), 〈김석정자무주래방(金石貞自茂朱來訪)〉, 《운양집(雲養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번역문, https://db.itkc.or.kr/dir/item?itemId=BT#/dir/node?dataId=ITKC_BT_0650A_0070_060_0270, 확인날짜=2026-09-28.
  8.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身經百戰”,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2237, 확인날짜=2026-09-28.
  9.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飽經風霜”,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9196, 확인날짜=2026-09-28.
  10.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萬水千山”,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8649, 확인날짜=2026-09-28.
  11.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속담을 아는 사전(ことわざを知る辞典)》, “海千山千”,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B5%B7%E5%8D%83%E5%B1%B1%E5%8D%83, 확인날짜=2026-09-28.
  12. ↑ “산전수전”, 씨네21 영화 정보, https://cine21.com/movie/info/?movie_id=2828, 확인날짜=2026-09-28.
  13. ↑ 김영수, “새영화-산전수전”, 매일신문, 1999-02-27, https://www.imaeil.com/page/view/1999022714374575461, 확인날짜=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