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실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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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직고(以實直告)는 사실 그대로 고한다는 뜻의 한자성어이다.[1] 표준국어대사전은 같은 말로 ‘이실고지(以實告之)’, ‘종실직고(從實直告)’, ‘실진무휘’를 든다.
잘못이나 숨긴 일을 거짓 없이 털어놓으라고 다그치거나, 그렇게 털어놓는 것을 두고 쓴다. ‘이실직고를 하다’, ‘이실직고하다’처럼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유주현의 《대한 제국》에서 “이실직고를 않으니”, 염상섭의 《무화과》에서 “주부는 이실직고를 하고 말았으나”를 용례로 든다.[1] 발음은 [이ː실직꼬]이다.
한문 고전에서 널리 쓰인 표현은 ‘以實告之(사실로써 그에게 알리다)’이고, ‘以實直告’는 조선 문헌에서 굳은 형태이다(아래 ‘유래’). 중국어 성어 사전에는 없으며, 중국어에서 비슷한 뜻으로는 ‘실화실설(實話實說, 참말을 하여 속이지 않음)’ 같은 말을 쓴다.[2]
표준국어대사전은 ‘이실고지(以實告之)’를 “사실 그대로 고함”으로 풀고 ‘=이실직고’로 처리한다. 곧 두 말은 뜻이 같고, 이실직고를 대표 표제어로 삼는다.[3] ‘종실직고(從實直告)’와 ‘실진무휘(實陣無諱)’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모두 ‘=이실직고’로 처리한다.[4][5]
짜임으로 보면 이실고지는 ‘以實(사실로써)+告之(그에게 알리다)’로 된 한문 구절이고, 이실직고는 ‘之’ 대신 ‘直(곧이곧대로)’을 넣어 ‘以實+直告’로 만든 형태이다. 앞의 것은 중국 고전에서 흔히 쓰였고, 뒤의 것은 중국 고전 원문에서는 확인되지 않고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실록》, 《홍재전서》 등 조선 문헌에서만 보인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以實告之’는 이야기 속에서 숨기던 사정을 털어놓는 장면에 자주 나온다.
- 《후한서(後漢書)》 조기전(趙岐傳): 환관의 형 당현(唐玹)에게 가족을 잃은 조기(趙岐)는 이름을 감추고 북해의 저자에서 떡을 팔며 숨어 지냈다. 이를 알아본 손숭(孫嵩)이 수레에 태우고는 “떡 파는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무거운 원한이 있거나 망명한 사람이 아닌가”라고 묻자, “조기는 평소 손숭의 이름을 들었으므로 곧 사실대로 그에게 알렸고, 마침내 함께 돌아갔다(岐素聞嵩名,即以實告之,遂以俱歸)”. 손숭은 그를 겹벽 속에 몇 해 동안 숨겨 주었다.[6]
- 남조 송 유경숙(劉敬叔)의 《이원(異苑)》 권10에는 5월 5일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버려질 뻔한 전문(田文, 맹상군)을 어머니가 몰래 길렀는데, 자라자 “사실대로 그에게 알렸다(以實告之)”는 이야기가 있다.[7]
- 《삼국사기(三國史記)》 권48 효녀 지은(知恩) 조에도, 어머니가 밥맛이 예전 같지 않은 까닭을 묻자 남의 집 종이 된 딸이 “사실대로 알렸다(女子以實告之)”는 대목이 있다.[8]
《조선왕조실록》 원문에서 以實直告는 3건(광해군일기 중초본·정초본 중복 포함)이 검색된다.[9] 가장 이른 것은 1620년 조정의 논의로, 명나라 황후의 부고가 왔으나 애조(哀詔)가 아직 내려오지 않은 상황에서 진위사·진향사를 먼저 보내자고 하면서 “중국 조정에서 애조가 내리기 전에 먼저 사신을 보낸 까닭을 묻는다면 사실대로 곧게 아뢰면 된다(則以實直告)”고 했다.[10] 1630년 《승정원일기》에는 김류(金瑬)가 후금과의 교섭을 두고 “예로부터 적국에 사실대로 곧게 알린 자는 없다(自古無以實直告於敵國者也)”고 한 말이 실려 있다.[11]
조선 후기로 가면 이 말은 주로 추국과 형옥의 자리에서 죄인에게 사실대로 자백하라고 요구하는 말로 쓰였다. 정조는 살인 사건 판결문(판부)에서 “제가 저지른 일이 있다면 사실대로 곧게 아뢰고 죽고 사는 것은 처분에 맡기는 것이 사리에 당연한데, 거듭 엄히 물어도 이렇게 버티니 몹시 통탄스럽다(渠有所犯,則以實直告,其生其死,一聽處分,事理之所當然 …… 如是抵賴,極爲痛惡)”고 했다.[12] 지금 이 말이 주로 잘못을 털어놓으라고 다그치는 장면에서 쓰이는 것도 이런 쓰임과 이어진다. 같은 뜻의 ‘종실직고(從實直告)’도 《승정원일기》의 추국 기록에 자주 나온다.
- 사또는 죄인에게 “네 죄를 이실직고하라”고 호통을 쳤다.
- 사고 보고서에는 설정 실수를 숨기지 말고 이실직고해야 재발 방지책을 세울 수 있다.
- 아이는 꽃병을 깬 일을 엄마에게 이실직고했다.
- ↑ 1.0 1.1 1.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이실직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D%B4%EC%8B%A4%EC%A7%81%EA%B3%A0, 확인날짜=2026-09-28.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수정본 참고 자료, “實話實說”,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854, 확인날짜=2026-09-28.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이실고지”,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D%B4%EC%8B%A4%EA%B3%A0%EC%A7%80, 확인날짜=2026-09-28.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종실직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A2%85%EC%8B%A4%EC%A7%81%EA%B3%A0, 확인날짜=2026-09-28.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실진무휘”,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B%A4%EC%A7%84%EB%AC%B4%ED%9C%98, 확인날짜=2026-09-28.
- ↑ 범엽(范曄), 《후한서(後漢書)》 권64 〈오연사노조열전(吳延史盧趙列傳)〉 조기(趙岐).
- ↑ 유경숙(劉敬叔), 《이원(異苑)》 권10.
- ↑ 김부식(金富軾), 《삼국사기(三國史記)》 권48 〈열전〉 효녀 지은.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以實直告”,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8.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중초본] 53권, 광해 12년 6월 27일 계유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oa_11206027_001, 확인날짜=2026-09-28.
-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인조 8년 1월 18일, https://sjw.history.go.kr/id/SJW-A08010180-01100, 확인날짜=2026-09-28.
- ↑ 정조(正祖), 《홍재전서(弘齋全書)》 권150,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84A_1500_010_0570, 확인날짜=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