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메뉴 여닫기
환경 설정 메뉴 여닫기
개인 메뉴 여닫기
로그인하지 않음
지금 편집한다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염량세태(炎涼世態)는 세력이 있을 때는 아첨하여 따르고 세력이 없어지면 푸대접하는 세상인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앞뒤를 바꾸어 ‘세태염량(世態炎涼)’이라고도 한다.[2]

‘염량(炎涼)’은 더위와 서늘함, 곧 뜨거웠다 식었다 하는 것이고, ‘세태(世態)’는 세상의 형편과 인심이다. 권세나 재물이 있을 때는 뜨겁게 몰려들다가 그것이 사라지면 차갑게 돌아서는 세상인심을 날씨의 변화에 빗댄 말이다. 사람을 이해관계로만 대하는 풍조를 한탄하거나, 권력을 잃은 사람이 겪는 쓸쓸함을 말할 때 쓴다.

중국어에서는 ‘세태염량(世態炎涼)’이 표준 형태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世態炎涼’을 표제어로 올려 “세속의 인정이 이랬다저랬다 변덕스러움”을 비유한다고 풀이하고, ‘炎涼世態’는 같은 뜻의 말로 싣는다.[3][4] 한국에서는 ‘염량세태’가 더 흔히 쓰인다.

‘세태’와 ‘염량’

편집 원본 편집

염량세태는 특정한 이야기 하나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세태’와 ‘염량’이라는 두 말이 합쳐져 굳은 말이다. 《성어전》은 ‘세태’의 출처로 당나라 여종경(呂從慶)의 시 〈우흥(偶興)〉의 “세태는 구름처럼 헛것이 많고, 인정은 눈처럼 쉬이 녹는다(世態雲多幻,人情雪易消)”를, ‘염량’의 출처로 백거이(白居易)의 〈화답시 십 수(和答詩十首)〉 중 〈화송수(和松樹)〉를 든다.[3]

歲暮滿山雪,松色鬱青蒼。彼如君子心,秉操貫冰霜;此如小人面,變態隨炎涼。

“해 저물어 온 산에 눈이 덮여도 소나무 빛은 짙푸르다. 저것은 군자의 마음 같아 지조를 잡고 얼음과 서리를 꿰뚫는데, 이것(길가의 홰나무)은 소인의 얼굴 같아 더위와 추위를 따라 모습을 바꾼다.” 백거이는 겨울에도 푸른 산 위의 소나무와 가을이면 잎이 누렇게 지는 길가의 홰나무를 견주어, 소인을 ‘염량(더위와 서늘함)을 따라 변하는 얼굴’에 빗댔다. 세상인심의 변덕을 ‘염량’으로 말하는 쓰임이 여기서 보인다.

네 글자로 굳은 형태

편집 원본 편집

《성어전》은 ‘世態炎涼’의 용례로 남송 말 문천상(文天祥)의 시 〈두가각(杜架閣)〉의 “예전에는 위 공자를 따르더니 이제는 곽 장군을 섬기네. 세태의 염량이 심하니 사귐의 정이 귀천에 따라 갈린다(昔趨魏公子,今事霍將軍。世態炎涼甚,交情貴賤分)”를 가장 먼저 든다.[3] ‘炎涼世態’의 순서로는 남송 왕십붕(王十朋)의 시 〈호변회유겸중(湖邊懷劉謙仲)〉의 “염량세태는 제멋대로 변해도, 생사를 함께할 사귐의 정은 나만 안다(炎涼世態從他變,生死交情秪自諳)”가 있다.[4] 명나라 소설 《성세항언(醒世恆言)》에는 “세태염량은 예부터 이러했으니 이상하게 여길 것 없다(世態炎涼,自來如此,不足為異)”라는 말이 나온다.[3]

흔히 함께 소개되는 이야기

편집 원본 편집

염량세태를 보여 주는 이야기로 《사기》의 두 일화가 자주 인용된다.

  • 적공(翟公)의 대문: 적공이 정위(廷尉)로 있을 때는 손님이 문을 메웠으나 물러나자 문밖에 참새 그물을 칠 만했다. 다시 정위가 되어 손님들이 찾아오려 하자 적공은 대문에 “한 번 죽고 한 번 살아 보아야 사귐의 정을 알고, 한 번 가난하고 한 번 부유해 보아야 사귐의 태도를 알며, 한 번 귀하고 한 번 천해 보아야 사귐의 정이 드러난다”라고 써 붙였다.[5] 문전성시와 문전작라가 한 사람에게 차례로 일어난 셈이다.
  • 염파의 식객: 조나라 장수 염파(廉頗)가 장평(長平)에서 장수 자리를 잃자 식객들이 모두 떠났다가, 다시 기용되자 돌아왔다. 염파가 물러가라고 하자 한 식객은 “천하는 시장의 방식으로 사귑니다. 그대에게 권세가 있으면 따르고 권세가 없으면 떠나는 것이 본래 이치인데 무엇을 원망하십니까”라고 답했다.[6]

한국 문헌의 용례

편집 원본 편집
  • 서거정(徐居正)은 벗에게 보낸 시 〈기김동년(寄金同年)〉에서 “귀하게 여길 것은 사문(斯文)이 남아 있음이요, 염량세태는 없다(珍重斯文在。炎凉世態無)”고 읊었다.[7]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 ‘炎凉世態’로 검색되는 가장 이른 예이다.
  • 정약용(丁若鏞)은 《목민심서》에서 명나라 정선(鄭瑄)의 말 “뜨거운 마음으로 만물의 위태로움과 괴로움을 구하고, 차가운 눈으로 세태염량을 본다(熱腸。以救萬物危苦。冷眼。以觀世態炎涼)”를 옥에 갇힌 사람을 돌보는 수령의 자세로 인용했다.[8]
  •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炎涼世態’, ‘世態炎涼’이 나오지 않는다. 정조 15년(1791) 기사의 국역문에 ‘염량세태(炎凉世態)’라는 말이 있지만 번역자가 쓴 표현이다.[9]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炎 염 불꽃, 덥다 뜨거움, (권세 있을 때의) 뜨거운 대우
涼 량 서늘하다 차가움, (권세 잃었을 때의) 냉대
世 세 세상, 대 세상
態 태 모양, 태도 형편, 인심

‘涼’은 ‘凉’으로도 쓴다.

  • 회사가 어려워지자 그토록 연락하던 협력사들이 하나둘 등을 돌렸다. 염량세태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 장관직에서 물러나자 명절 선물이 뚝 끊겼다며 그는 염량세태를 씁쓸하게 웃어넘겼다.
  • 김정희(金正喜)의 〈세한도(歲寒圖)〉 발문은 권세와 이익으로 맺어진 사귐은 그것이 다하면 멀어진다는 사마천의 말을 들며, 유배 중인 스승을 변함없이 찾은 제자 이상적(李尙迪)을 기렸다.[10] 염량세태와 반대되는 사귐을 기린 그림으로 자주 이야기된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세태염량(世態炎涼): 염량세태와 같은 말.
  • 감탄고토(甘呑苦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 토사구팽(兔死狗烹):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 없을 때는 야박하게 버림.
  • 시도지교(市道之交): 시장과 길거리의 사귐. 이익만을 위한 교제.
  • 문전작라(門前雀羅): 권세를 잃은 뒤 찾는 사람이 끊겨 쓸쓸함.
  • 부염기한(附炎棄寒): 권세 있는 사람에게 붙고 권세 잃은 사람을 버림.
  • 반대 의미: 관포지교(管鮑之交), 문경지교(刎頸之交), 세한삼우(歲寒三友)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염량세태”,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7%BC%EB%9F%89%EC%84%B8%ED%83%9C, 확인날짜=2026-09-26.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세태염량”,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4%B8%ED%83%9C%EC%97%BC%EB%9F%89, 확인날짜=2026-09-26.
  3. ↑ 3.0 3.1 3.2 3.3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世態炎涼”,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61, 확인날짜=2026-09-26.
  4. ↑ 4.0 4.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炎涼世態”,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436, 확인날짜=2026-09-26.
  5. ↑ 사마천, 《사기》 권120 〈급정열전(汲鄭列傳)〉.
  6. ↑ 사마천, 《사기》 권81 〈염파인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
  7.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서거정, 《사가집》 시집 권12 〈기김동년(寄金同年)〉,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61A_0110_010_0230, 확인날짜=2026-09-26.
  8.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정약용, 《여유당전서》 제5집 정법집 권25 《목민심서》,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97A_1300_030_0040, 확인날짜=2026-09-26.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33권, 정조 15년 11월 13일 갑신 2번째 기사(국역), https://sillok.history.go.kr/id/kva_11511013_002, 확인날짜=2026-09-26.
  10. ↑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김정희 필 세한도”, https://contents.history.go.kr/mobile/kc/view.do?levelId=kc_r300670&code=kc_age_30,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