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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일퇴(一進一退)는 한 번 앞으로 나아갔다 한 번 뒤로 물러섰다 함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군대나 운동 경기에서 어느 한쪽이 확실히 앞서지 못하고 밀고 밀리는 상황, 협상이나 시장 지표처럼 나아졌다 나빠졌다를 되풀이하는 형세를 나타낼 때 쓴다. “일진일퇴의 공방”, “일진일퇴를 거듭하다”처럼 쓰며, 동사로 ‘일진일퇴하다’라고도 한다.[2]

중국어와 일본어에서도 같은 한자로 쓴다. 일본어(いっしんいったい)에서는 특히 병세나 정세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널리 쓰여, 《일본국어대사전》은 이 뜻을 따로 풀이한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一 일 하나 한 번
進 진 나아가다 앞으로 나아감
一 일 하나 한 번
退 퇴 물러나다 뒤로 물러섬

‘一A一B’ 꼴로 두 동작이 번갈아 일어남을 나타낸다. 같은 짜임의 말로 일희일비(一喜一悲), 일장일단(一長一短) 등이 있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며, 선진(先秦) 시대 문헌에 이미 네 글자 그대로 나온다.

《일본국어대사전》이 출전으로 드는 것은 《순자(荀子)》 〈수신(修身)〉이다.[3] 배움은 꾸준함에 달려 있다는 대목이다.

故蹞步而不休,跛鼈千里;累土而不輟,丘山崇成;厭其源,開其瀆,江河可竭;一進一退,一左一右,六驥不致。彼人之才性之相縣也,豈若跛鼈之與六驥足哉?然而跛鼈致之,六驥不致,是無它故焉,或爲之,或不爲爾。

[4]

“반걸음씩이라도 쉬지 않으면 절름발이 자라도 천 리를 가고, 흙을 쌓기를 멈추지 않으면 언덕과 산도 높이 이루어진다. 물의 근원을 막고 도랑을 터 버리면 장강과 황하도 마를 수 있고, 한 번 나아갔다 한 번 물러났다, 한 번 왼쪽으로 갔다 한 번 오른쪽으로 갔다 하면 여섯 필의 준마도 목적지에 이르지 못한다. 사람의 재주와 성품의 차이가 어찌 절름발이 자라와 여섯 준마의 차이만큼 크겠는가? 그런데도 절름발이 자라는 이르고 여섯 준마는 이르지 못하는 것은 다른 까닭이 아니라, 한쪽은 하고 한쪽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진일퇴는 갈팡질팡하며 한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꾸짖는 말이다.

《관자》와 《논형》

편집 원본 편집

《관자(管子)》 〈패언(霸言)〉은 강한 나라가 다투어야 할 세 가지로 꾀(謀)·형벌(刑)·권세(權)를 들면서 “군대를 한 번 나아가게 하고 한 번 물러나게 하는 것은 권세이다(令兵一進一退者,權也)”라고 했다.[5] 군사의 진퇴라는 오늘날의 쓰임과 가장 가깝다.

후한 왕충(王充)의 《논형(論衡)》 〈화허(禍虛)〉에는 “한 번 이루고 한 번 실패하며, 한 번 나아가고 한 번 물러나며, 한 번 막히고 한 번 통하는 것은 우연히 만난 때와 운명 때문이다(一成一敗,一進一退,一窮一通,一全一壞,遭遇適然,命時當也)”라는 구절이 있다.[6] 여기서는 벼슬길에 나아가고 물러나는 사람의 처지를 말한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一進一退’가 44건 나온다. 이른 예로 1443년(세종 25) 북방 여진에 맞서 수레를 이용한 전법(車戰)을 쓰자는 논의에 대한 반론이 있다. 소가 끄는 수레는 무거워 “앞서거나 뒤서는 것을 소가 마음대로 따르지 못하고, 한 번 나아갔다 한 번 물러나는 데에 수레가 미치지 못한다(或先或後,牛不如心;一進一退,車不能及)”며, 날랜 기병을 상대로는 쓸모가 없다고 했다.[7]

《순자》에서는 ‘한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지 못함’이라는 꾸짖는 뜻이었고, 《관자》에서는 군대의 진퇴, 《논형》에서는 사람의 영고성쇠를 가리켰다. 오늘날 한국어에서는 주로 양쪽이 엎치락뒤치락 맞서는 형세를 나타내며, 꾸짖는 뜻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일본어에서는 근대 이후 병세·정세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뜻이 두드러져, 《일본국어대사전》은 쓰보우치 쇼요(坪内逍遙)의 《당세서생기질(当世書生気質)》(1885~86)과 도쿠토미 소호(徳富蘇峰)의 《장래지일본(将来之日本)》(1886)을 일본어 용례로 든다.[3]

  • 침해 대응팀과 공격자는 사흘 동안 일진일퇴를 거듭했지만, 결국 공격 경로를 모두 막아 냈다.
  • 두 팀은 연장전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 협상은 일진일퇴하며 좀처럼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 송나라 시론에는 ‘진퇴운(進退韻)’이라는 압운 형식이 있었는데, 그 방식을 “一進一退”라는 말로 설명했다. 엄우(嚴羽)의 《창랑시화(滄浪詩話)》는 녹로운(轆轤韻)을 “두 번 나가고 두 번 들어온다(雙出雙入)”, 진퇴운을 “한 번 나아가고 한 번 물러난다(一進一退)”라고 주석했다.[8]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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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엎치락뒤치락: 서로 번갈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
  • 백중지세(伯仲之勢):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형세.
  • 막상막하(莫上莫下): 더 낫고 못함의 차이가 거의 없음.
  • 호각지세(互角之勢): 서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역량이 비슷한 형세.
  • 진퇴양난(進退兩難):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처지.
  • 일희일비(一喜一悲):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슬픔.
  • 반대 의미: 일취월장(日就月將), 승승장구(乘勝長驅): 막힘없이 계속 나아감.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일진일퇴”,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D%BC%EC%A7%84%EC%9D%BC%ED%87%B4, 확인날짜=2026-10-01.
  2.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일진일퇴”,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C%9D%BC%EC%A7%84%EC%9D%BC%ED%87%B4, 확인날짜=2026-10-01.
  3. ↑ 3.0 3.1 3.2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一進一退”,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8%80%E9%80%B2%E4%B8%80%E9%80%80, 확인날짜=2026-10-01.
  4. ↑ 《순자(荀子)》 〈수신(修身)〉.
  5. ↑ 《관자(管子)》 〈패언(霸言)〉.
  6. ↑ 왕충(王充), 《논형(論衡)》 〈화허(禍虛)〉.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99권, 세종 25년 1월 19일 을해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2501019_001, 확인날짜=2026-10-01.
  8. ↑ 엄우(嚴羽), 《창랑시화(滄浪詩話)》.